자신의 텐트에 몰래 들어와 배를 만졌다는 이유로
각목으로 때리고 하반신을 파묻은 여군 장교를 놓고
잘한 일이니, 못한 일이니 말들이 많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이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폭력으로 되갚는 일이 그리 온당한 건 아니다.
더구나 구덩이에 하반신까지 묻는 엽기적인
보복은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여군장교에 대한
여론은 대체로 싸늘한 편인 것 같다.
여군장교의 행위는 한마디로 경솔한 짓이다.
명령 체계가 경직된 군대안에서 이 문제를 공개
하고, 상부의 지시를 받기까지 과정이 아무리
치사했더라도, 자신이 병사들을 지도해야 하는
고급장교라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냉정하게 처신하는 것이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어떤 이유에서든 상급자에게 성적 모욕을
준 남자 병사의 파렴치한 행위는 옹호될 수 없다.
더욱이 그런 행위를 가능케한 군대 내 무너진 기
강에 대해선 더이상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싶지
않을 만큼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이번 기회에 군대 안에 비정상적인 문화가 제대로
바로잡히지 않는 한 이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들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음을 직시하고 대한민국의
어느 누구도 자식을 군대에 밀어넣는 일이 끔찍해
지지 않도록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