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한미군을 내년 말까지 12,500면을 감축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사실상 지상군의 전부를 철수하겠다는 말이다.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미군재배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주한 미군의 감축은 다분히 감정적인 것 같다. 한마디로 한국 길들이기의 시작인 것 같다. 지상군 감축에 뒤이어 공군까지 감축한다는 이야기가 꼭 나올 것이다. 그리고 다음은 경제제재가 수순이 될 것 같다. 쌀, 자동차 등 시장 개방압력이 거세질것으로 예상된다. 혹시 올 11월 미국대선에서 존 케리후보가 당선되면 반전 되리라는 기대를 가질지 모른다. 그러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국가에서 아무리 전쟁의 정당성이 모자란다 해도 미군이 죽어가는데 보고만 있느냐는 앙금은 여전할 것이다. 초기에는 대화로 이라크 파병을 요청할 것이다. 우리가 계속 거부하면 부시정권 이상의 압력을 가해올 것이다. 만약 존 케리가 집권하면 이라크에서 철군할 것인가? 단연컨대 이라크에서의 미군의 철수는 석유수급의 안정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 테러세력이 사우디 석유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광분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승리한 테러세력이 이라크를 기반으로 중동 전 석유시설에 테러를 시도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세계에서 중동 다음으로 반미감정이 가장 강한 것이 한국이라 한다. 주한 미군이 주둔 안보에 직접적인 도움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쉽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미군 병사들의 행패 때문에 반미감정이 거세다는 설명 외에는 달리 이유가 없어보인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언론의 반미보도를 보면 사병들의 행패보다는 국제적인 문제가 반미의 주 이슈이다. 과연 우리의 반미가 미국과 미군에게 감동을 주고 있을까? 유감스럽지만 반한 감정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 우리의 반미도 상당히 방법이 잘못 되었음을 반증한다. 오늘날 한미관계가 이렇게 꼬이게 된 원인인 반미감정의 근원과 그 대책은 무엇인지 검토해 보자.
우리의 반미는 80년대 부산 미 문화원 방화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유는? 미국이 독재정권을 지원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군 작전 지휘권을 가졌으면서도 5.18광주항쟁을 묵인했다는 비난이었다. 사실 미군이 법상 군 지휘권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군의 독자행동을 뚜렷이 제지할 방법은 없고, 내용상으로는 독립된 것과 마찬가지인 듯 싶다. 5.16쿠데타나 5.18 신군부들은 미군의 승인을 받고 거사를 일으킨 것은 아니다. 다만 뒤에 묵인 되었을 뿐이다. 미군이 군을 동원 진압했다면 지금 와서는 더 큰 내정 간섭이었다는 비판에 시달렸을 것이다. 마치 필리핀에서 아키노 정권 때 쿠데타를 미군이 진압한 것이 국가 자존심 문제로까지 번져 필리핀에서 미군이 철수 당하기에 이르렀다. 이 모든 사태는 우리내부가 분열한 잘못이지 구차히 외부에 책임을 돌릴 일은 못되었다.
그 뒤 반미는 재야운동권과 학생들의 반미주장으로 국민들에게 나도 모르게 세뇌 되어갔다. 그러다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가 미국의 오노 선수의 교묘한 트릭에 속아 실격 당해 금메달을 놓쳤다. 우리는 이것도 반미로 몰아갔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실격을 선언한 뉴질랜드 심판에게 더 문제가 있었다. 미국이 사전에 이런 사건이 일어날줄 알고 심판에게 압력을 가했을 리 만무하고, 홈 이점에 좌우된 심판에게 먼저 책임을 물어야 했다. 이 문제를 반미로 몰아갔으니 미국인이 느끼기에는 생리적인 반미로 착각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또 차세대 전투기 선정문제로 반미감정이 심각했다. 미국으로부터 성능이 떨어지는 F-15기의 선정을 강요 받은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국익을 위해서는 F-15기 선정을 반대할 필요는 있었다. 왜냐하면 이를 지렛대로 다른 부분에서 더 많은 이익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본인의 예상으로는 자동차, 농산물 등 시장개방 문제에서 양해를 받은 것이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한편으로는 미국을 이해할 필요도 있었다.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해있고, 매년 80억$이상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니 전투기만은 우리 것을 사용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김동성 사건이나 F-15기 선정에서 보여준 반미는 문제점이 있다. 우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이해하지는 못했다.
차라리 보험 가입거부로 미군차량에 의한 인사 사고로 고통 받는 사람, 이와 비슷한 유형의 사건들을 중점 부각 했더라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요즘도 미군들의 범죄가 심심찬게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인은 범죄가 전혀 없고 미군만이 범죄를 저지른 다는 인상을 주고있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향상 범죄가 따르기 마련이다. 하물며 수만명이 주둔하고 있는데 범죄가 없을 수는 없다. 한국과 미군의 범죄율을 비교 미군의 법죄율이 높다면 SOFA를 개정해야 할 논리가 생기고 미군 당국에 처별 강화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단순히 미군범죄가 몇 건이고 숫자보도에만 치우쳐 반미감정만 부추기는 실정이고, 범죄율을 제시 SOFA를 개정해야 할 논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미군에 대한 처벌이 약해 범죄율이 증가하고 있다면 한국의 형벌과 비교 근거를 제시한다면 얼마든지 SOFA를 개정할 수 있다.
또 반미하면 매향리 사격장이 떠오른다. 미군 전투기의 사격훈련으로 소음, 오발로 주민들의 피해가 많이 보도 되었다. 그런데 미군이 필요해서 주둔한다면 이 좁은 국토에서 어딘가엔 훈련장을 제공해야 된다.
우리의 반미의 극치는 여중생 압사사건의 무죄평결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언론의 자극적 보도도 한몫 했다. 어떤 언론은 “이제 미군 마음대로” 라는 대문짝 만한 제목을 달았다. 사실 민.형사상 중대 사건은 우리가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 다만 공무여부 문제인데 이번 사건은 훈련 중 발생 한 명확한 공무이다. 여중생 압사 사건 같은 경우가 무죄평결이 이들의 재판문화라면 우리는 이해해 줄 필요가 있었다. 한 카튜사에게 성 추행을 가한 미군에게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 못할 30년형이 선고됐다. 즉 실수에 의한 범죄는 관대하고 의도된 범죄는 엄벌하는 것이 이들의 재판 문화이다.
최근 이라크 파병 문제로 반미감정이 거세다. 지금은 전쟁의 정당성은 뒤로하고 과연 우리에게 미군이 필요한지 먼저 검토가 이루어 져야 할 것 같다. 미군이 필요하다면 명분이 조금 못마땅해도 이라크 파병이 원칙이다. 아니면 파병반대보다 주한 미군철수를 먼저 요구하는 것이 순서이다.
결과적으로 반미로 얻은 결과는 무엇인가? 미 국민들을 감동시키기는커녕 반한 감정만 불러왔다. 미군 철수, 무역보복으로 이어져 경제침체로 국민의 고통만 우려된다. 현재 미국을 오만하다고 배척한다면 세계 어느 나라와도 우리가 기댈 국가는 아무 곳도 없다.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기억해 두겠다”는 압력을 가하는 중국을 보라! 모든 책임은 정치인과 언론에 있다. 모든 정치인과 언론은 무엇이 국익을 위하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