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 '싱글즈'가 한창 뜨기 시작하더니
매스컴마다 '싱글족'타령에 불이 붙었다.
독신하고는 다른 정서를 가졌다느니,
결혼은 선택일 뿐 스스로에게 강요하지 않는
족속들이라느니, 탄탄한 경제력과 뛰어난 인터넷
활용력을 가졌다느니 등등 싱글족들의 좌담이며
글들이 곳곳에서 눈에 띤다.
결혼이 주는 구속과 중압감도 없고,
돈없는 백수의 서글픔도 없는
그야말로 자유롭고 유연한 삶을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이는 '싱글족'들의 노래에 누구나
어쩔 수 없는 부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왜 갑자기 이렇게 '싱글족'이 현대사회의
새로운 라이프 코드로 떠오르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차디찬 현실에서 한발짝 벗어나
있는 듯 보이는 그들의 일상을 호기심만으로
미화하는 게 그리 편안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가족관계와 결혼에 대한 변화된 인식이니,
개방의 증거니 하는 용어로 우아하게
포장된 글들을 보며, 우리 사회의 또다른
경박성을 확인하는 건 너무 가혹한 시선일까.
어떤 것도-글쎄,사랑조차도-책임지지 않으려는,
개인주의, 아니 이기주의가 어느새 우리사회
의 작은 화두가 되었다는 사실에 웬지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