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금일 예비군 훈련을 받기 위해서
부산에서 서울 서초 예비군 훈련장까지 새벽 기차를 타고 올라온
사람입니다.
올라오던 도중 기차의 지연 도착과 출근 길 교통 정체 때문에
불가피하게 8시 35분에 해당 서초 예비군 훈련장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늦게 도착한 이 후 처음 만난 분은 예비군 중대의 중대장이라는
00천 대위님 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단호한 표정과 군인 다운 절제된 목소리로 다시 돌아가
달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부산에서 장장 5시간이 넘게 올라온 점과 이번 교육을 받지
않으면 신고 대상이 되기 때문에 벌금을 물게 된다는 점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을드렸고, 5분 늦었으니 한시간 교육을 더 받겠다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00천 대위님은 군인 다운 우직함으로 돌아가 달라고 명령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무척이나 화가 났지만 군인이기에, 원리 원칙을 지켜야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으며, 몇 일전 뉴스에서 본 군 장성 비리나 군 납품
비리를 생각해 봤을 때 저런 00천 대위 같은 사람이 많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앞서 저는 이 5분이라는 시간에 대해서 한번 말해 보고
싶습니다.
저는 이 교육을 받기 위해 5시간을 기차를 타고 또 교정까지 택시를 타고
온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5분이라는 숫자로 귀가 조치를 시켰다는 것은 예비군
행정에 문제를 나타낸 극단적인 예였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저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저와 같이 지각을 한 어떤 분은 일년을 백수로 지내다가 몇 일전 취직을
하고 예비군 훈련이라고 훈련을 받으러 왔는데, 그만 실수로 지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분은 무단 결근처리가 되었겠지요.
여기서 상식이 있는 사람은 인턴으로 들어온 직원이 무단 결근을 하면 어떻게
처리 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바로 권고 사직이지요.
이처럼 단 5분이 한 사람의 장래를 그리고 미래를 바꾸어 놓을 수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주장하는 것은 군장성의 비리 문제도, 예비군 교육 과정의
허술한 운영도 아닙니다.
바로 예외 규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예비군 관리의 문제입니다.
예비군은 전쟁을 대비한 군병력이지만 군이 지켜야 할 국민이고 민간인 입니다.
그 민간인의 미래를 한 짓밟아야 할만큼 그 5분이 큰 것입니까!
옛말에 하찮은 짐승도 먼 길을 달려오면 냉수라도 떠 주는 것이
예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 예비군 중대의 행정 원리는 민간인이 받아 드리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것이었습니다.
하루 빨리 예외 규정을 만들어 이런 불상사를 없애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