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소음의 시대다..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기계가 돌아가고..
길거리에는 무수히 많은 자동차들의 엔진 소리와 굴러가는 소리, 경적 소리
그리고 도로변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들..그리고 수많은 인파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와.. 그들이 현대 한국인의 필수품이라는 핸드폰을 통해
수많은 군중 속에 또다른 '자아'를 만들어 내고 있다.
부정할 수 없는 하나의 '현실'적인 '사실'이다. 그러나 소음이 인간에게 무해한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으며 그러한 공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머리를 식힌다며 자연 속으로 피서를 떠나고 휴가를 가는 게 현대인들의 생활이다.
옆에서 누가 소음이라도 내면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얼굴로 쳐다보는 모습들을 지하철,버스,도서관 등 공공 시설물에서 접할 수 있다.
극과 극의 세계에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속에서 나 역시도 얼굴이 찌그러질 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공공 장소에서 자신만의 소음을 은근히
만들고 있는 '이어폰족'들이다.
그들은 말한다. 소니의 '워크맨'이 나온 이후 정적 장소에서 벗어나 이동을 하며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고..
이제는 엠피쓰리, 핸드폰을 통해서도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포함한 각종 자기가 원하는 '음향'을 듣는다. 그러나 그들은 그 수위를 조절하는 데에 있어
너무나 자기 중심적이다.
자기가 크게 듣고 싶으면 옆의 사람에게 들리건 안 들리건 신경 쓰지 않는다. 안 그런 사람도 있지만, 한번의 작은 소음을 캐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잠을 잘 때 집 밖의 자동차 경적 소리보다는 윙윙 거리는 모기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는 사실을..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소리도 마찬가지다. 옆의 사람에게는 아주 작지만 너무너무 신경이 쓰여서.. 마치 왕파리 한 마리가 자기 귓속을 윙윙 맴도는 기분이다
일과를 마치고 혹은.. 힘든 여행 후에 지하철, 버스, 공원 등지의 엉덩이를 붙일 수 있는 의자는 너무너무 편하다. 그런데 그 휴식 공간을 차지했다는 기쁨을 느끼는 순간도 잠시.. 옆 자리에는.. 자기가 마치 영감을 받은 아티스트 인 양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양 귀의 이어폰이 만들어내는 왕파리 소리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리듬을 타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된다.
순간 짜증이 밀려 오지만,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난 두 번 정도 말을 건네본 적이 있지만, 겸손히 볼륨을 줄여줄 것을 요구한 나에게 도리어 큰 소리를 친다. 그리고 친구들이 옆에 있다면, 더욱 강력해져서 내 등 뒤에 혹은 귀에 대고 욕을 한다.
전에 어느 신문 기사에서 버스 기사분이 틀어 놓는.. 라디오 방송을 즐기는 승객-개인 음악 감상 승객-아무것도 듣기를 원치 않는 승객-버스 방송에 귀기울이는 승객 이렇게 입장이 나뉘어져서 지면 토론을 벌이는 것을 보았다.
그 때 나는.. 느꼈다. 토론을 하기에 앞서.. 저 개인 음악 감상 승객들이 얼마나
이기주의적인 사람이 많은 지를..
버스 뿐만이 아니다. 그들은 버스에 탈 때도 내릴 때도.. 자기 귀를 틀어막고 있으니.. 남에게 조심하라는 듯한 행동을 취한다. 누가 뒤에서 뭐라고 소리를 지르면 이어폰을 떼면서, 표정은 찌그러뜨리며 뭐라고 했냐고 반문한다.
그럴 때 상대는.. 고약한 노인뿐만 아니라.. 다른 상황에 놓였을 그 사람(이어폰 꽂은 사람)조차도 기분이 나쁠 것이다.
특히 시내 중심가에 붐비는 거리 -대학로,종로,광화문 앞거리,신촌, 삼성...
무수히 많은.. 곳에서.. 쏟아져 나오는..'이어폰족'들.. 지금은.. 이어폰보다 더 강력한 무선 해드셋이 나와서 더욱더 그들을 빠져 들게 한다.
거리에서, 공공장소에서 당신들은.. 음악을 당당히..누구도 신경쓰지 말고
들으라고..
모 핸드폰 광고에서조차 이런 모습들을 조장한다..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얌체들을 다 같이 인식하여 음악을 들을 때 정중히 옆사람에게 물어볼 것과.. 거리를 걸을 때는.. 일시 중지를 해 놓고
이어폰을 귀에서 완전히 뗄 것을 요구하길 당부한다.(소리만 줄여놓고.. 이어폰을 낀 채.. 다른 사람들 하는 말을 엿듣는..사람들도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