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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슬퍼 위안이 되는 허수경의 시 `정든 병`

문득 발견한 '허수경'시인의 '정든 병'이란 시 한 편을


적습니다. 세상의 비극을 비극으로, 슬픔을 슬픔으로,


그리고 사랑을 사랑으로 단순하고 생생하게 감지하는


것이, 그 복잡한 사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음을 확인하게


해주는 노래입니다.


참 어둡고 쓸쓸한 시지만,


삶의 한계상황이 아프게 느껴지는 시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더 힘을 주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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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병


 





이 세상 정들 것 없어 병에 정듭니다.


 


가엾은 등불 마음의 살들은 저리도 여려 나 그 살을 세상의 정면에 대고 몸이 상합니다.


 


몸이 상할 때 마음은 저 혼자 버려지고 버려진 마음이 너무 많아 이 세상 모든 길들은 위독합니다 위독한 길을 따라 속수무책의 몸이여 버려진 마음들이 켜놓은 세상의 등불은 아프고 대책없습니다. 정든 병이 켜놓은 등불의 세상은 어둑어둑 대책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