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는
노숙인을 매개로 시청률을 끌어올리려는 선정적인 보도를 즉각 중단하라



한 언론
관련 전문가는 언론에 대한 감시항목으로 세 가지를 들고 있다. 1)뉴스의 편파성
2)언론의 선정성 3)정보의 부재가 그것이다.

본인이 파악한 것만해도 4월
한달동안 SBS는 노숙인에 대해 3건의 방송을 보도하였다. 그러나 모든 방송분에 있어
공통적인 것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거나 해결 방향·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선정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최근의(4월 24일분, 8시뉴스) 공원노숙인
관련 보도는 모든 노숙인에 대한 낙인화와 배제를 조성할 우려가 다분하며 사실을
곡해한 보도였다. 각 방송분별 보도의 문제를 살펴보면,


왜곡 보도 : "서울 시내의 노숙자는 2천7백명 수준, 대부분 공원이나 지하철
역을 배회..."(4월 24일분)


8시뉴스는 공원을
현장취재하여, 몰래카메라로 노숙당사자들이 술에 취해 싸우는 모습을 집중 취재하고
방송하였다. 시종일관 방송에 담긴 노숙인의 모습은 부정적인 모습 일색이었다. 방송의
주제가 '노숙인의 무질서한 노숙행위로 인한 공원기능 상실'인 점을 감안할 때 이를
뒷받침할 영상이 필요하다하는 점과 일부 노숙인에게 있어 무질서한 노숙 행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인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런 노숙인의 수는 일부에
불과하다. 기자의 눈에 자주 뜨이는 만취·무질서한 노숙인은 그들의 생활습성상
행인들의 왕래가 잦은 곳, 즉 역사나 공원을 찾게 된다. 물론 이럴 때 그들이 폭력
등 범죄행위를 저지른다면, 실정법에 따라 처리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SBS는 이런
무질서행위를 벌이는 노숙인들을 취재하면서 이들의 행위를 전체 노숙인으로 확대시키는
조작을 저질렀다. 다음의 리포터의 멘트가 이를 증명한다.
"서울 시내의
노숙자는 2천7백명 수준, 대부분 공원이나 지하철 역을 배회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4월 22일 현재 서울시내 노숙인쉼터 입소 노숙인의 수는
2040명, 거리노숙인 수는 543명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2천 7백명이 공원이나 지하철
역을 배회한다는 SBS의 보도는 뭘 말하는 건가? 쉼터 입소 노숙인도 낮에는 다 공원이나
지하철로 밀려나와 술먹고 쓰레기 버리고, 행인에게 행패를 부린다는 것인가? 앵커
멘트의 단순 실수라고? 천만에, 이는 노숙인 전체에 대한 낙인적의식의 발로다.



양시·양비론과 정보의 부재 : "당장 어쩔 수도 없는 현상이라지만
공원을 찾은 다른 시민들이 받는 피해가 너무 커서 문제입니다"(4월 24일분)


이는 언론의 인기영합적 보도의 표본적 작태다.
SBS는 선정적 실태 보도에 매몰되 문제의 본질에서 완전히 비켜섰다. 그럼, 무엇이
본질인가? SBS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SBS는 4월 6일 방송분 8시 뉴스에서
노숙인 인신매매의 심각성을 보도하였다. 실제 기자가 노숙인으로 위장하고 청량리역에
10분 앉아있자 브로커가 접근하는 모습이 보도되었다. 이렇듯, 노숙인을 이용한 범죄가
극성이며 이런 현실은 노숙인의 재기의지를 꺾고 있다. 이는 노숙인 자립의 발목을
잡는 사회기제중 최근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노숙인 문제해결의 본질 하나 :
노숙인 대상 범죄 예방'
또 본인은 작년 SBS 김 모기자와 동행, 한 거리 노숙인의
인터뷰를 통해 '노숙할 수밖에 없는 노숙인, 그 이유'를 제공한 바 있다. 알텐데
왜 보도하지 않았을까?
언론은 매체의 공공적 성격으로 인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SBS는 방송 전반부 멘트를 통해 "어쩔 수 없지만...문제"라는
식으로 그 의무를 던져 버렸다. 이는 또 4월 20일 방송분에서도 드러나는데, "지하철
화장실서 폭발소동"이란 제목의 청량리역 화장실 부탄 가스 폭발 보도를 전하며
다음과 같은 경찰의 말을 인용하였다. "경찰

역 주변 노숙자나 청소년들이 화장실에서 부탄가스를 마신 뒤 버리고 간 휴지통 안에
누군가 담배꽁초를 버리는 바람에 가스통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탄가스를 마실 만한 사람은 비행청소년이거나 노숙자란 말인가? 뉴스는 사실보도가
일차적인 것 아닌가? 경찰의 추정이 그렇다면 어떤 근거에 바탕한 추정인가를 보도했어야
하지 않는가? 본인은 2002년 중반기부터 거리상담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탄가스를
흡입한다는 노숙인은 한명도 만나보지 못했다.
  


폭로성 보도 - 보도 자료 선점 경쟁
:
“봄을 기다렸다…” 노숙자 ‘공원 점령’(인터넷 조선일보 4월 21일자) - "공원은
노숙자 천국?"(SBS 4월 24일분)


조선일보와
SBS의 보도내용을 보면 전달 매체가 다를 뿐 그 보도 내용에선 형제지간이나 다름없다.
간단히 구조화하면 '노숙인의 공원점거 사례+시민의 불평 인터뷰'가 그것이다. 차라리
조선일보는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문제해결의 방향을 짧게나마(그 방향의 동의여부를
떠나)소개하였으나 SBS는 방송의 대부분을 노숙인이 싸우는 장면, 취사 등 위험 노숙행태등을
몰래 취재하여 선정적으로 보도하였다.
이는 SBS가 거리노숙인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하고 제작한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 등 기존 언론매체로부터 소스를 얻어 '그림
될 만한 것'으로 급조한 것이라 보여진다. 소설을 바탕으로한 영화처럼...


소수자에 대한 우회적 폭력 : 몰래 카메라 & 모자이크


며칠 낮 볕이 제법 따가웠는데, 공원에서 그 볕 받아가며 술먹고 싸우는 노숙인을
취재하느라 수고한 기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몰래카메라로
어렵사리 찍은 화면이다.
한 가지 짚어보자. 몰래 카메라 사용의 기준은 무엇인가?
취재 기자의 안전을 보호한다는 미명으로 아무데다 카메라를 휘두르는 폭력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은가?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데 찍어 놓고 모자이크로 초상권만 살짝 보호하면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차라리 모자이크를 벗겨라. 모자이크를 씌움으로해서 술먹고
싸우던, 쓰레기를 갖다 버리는 노숙인 몇몇은 전체 노숙인으로 탈바꿈되었다. 소수자인
노숙인에 대한 강제 취재, 모자이크 작업을 통해 이제 노숙인은 명실공히 범죄자
혹은 범죄예비군이 되어 버렸다. 단연컨데, 앞으로 SBS의 노숙인에 대한 인식개선
방송이 10번 나온다 할지라도 낙인화된 인식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다. 물론 그럴
리도 없거니와....그림이 안되니까!

노숙인에 대해 낙인적 시각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노숙 당사자에게 유용한 복지 제도를 갖추기 위한 기본 작업은 노숙인에
대한 바른 인식, 정확한 인식을 갖게 하는 일이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정부의 제도가 홀로 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기에 이번 일련의 SBS 보도는
노숙인 복지에 대한 퇴행적 요인을 제공하였으며, 언론으로서의 공공성을 스스로
포기한 일로 기록될 것이다.

노숙인 낙인화를 부추기는 언론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만 할 것이고, 언론 소비자의 권리 찾기 운동 차원에서도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다.


4월 노숙인관련 SBS보도


공원은
노숙자 천국

지하철
화장실서 폭발 소동

일자리
미끼

조선일보
공원 노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