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룡천역에서는 실패했다. 하지만 김정일은 암살된다.
북조선 평북 룡천역 일대에서 발생한 의문의 폭발사고 성격을 두고
엇갈린 주장들이 제기되고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일단 단순사고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북조선 정보당국은 "계획된 사고" 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간접확인됐다.
특히 김정일은 당초 4월22일 오후 1시쯤 룡천역을 통과할 예정이었으나
실제로는 8시간 전에 통과해 의심이 높아지고있다.
이번 사고가 김정일을 노린 테러라는 관측은 북조선 당국만이 아니다.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에 대한 암살기도설이 지난 4월21일
단둥 일대에 퍼져있었다.
중국 단둥의 한 소식통은 북조선 지도원에 따르면 특별열차는 원래
오후 1시쯤 통과할 예정이었지만 오전 4시30분에 통과했다고 전했다.
이것은 김정일 일행이 폭발사고 첩보를 미리입수, 갑자기 시간을
변경했을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북조선 당국은 당초 예정시간에 맞추어 룡천역에 700여명의
인민학교 및 중학교 학생들을 귀환 환영 인파로 배치했으며,
통과시간 변경을 극비에 부친 것으로 보인다.
위성사진 등을 통해 이번사고를 분석한 미국쪽 정보 소식통도
룡천역 주변이 인구밀집지역이라하지만 대다수 주민들이 집을 비운
낮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문제을 제기했다.
그런데도 수천명이 죽거나 다쳤다면 역에서 무언가 특별한 행사가
있었고 이 행사에 동원됐다는 가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룡천 주민들이 사고지점에 특별열차가 통과하는 것으로 알고
환영행사에 참석했다가 참변을 당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 룡천 역 폭발사고 진상 오락가락 >
연합뉴스 2004/04/23 22:59 송고
(베이징.단둥=연합뉴스) 조성대.이우탁 특파원 = 북한 신의주에 인접한 룡천역 폭발사고는 발생 이틀째인 23일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사상자 수가 엄청나다는 사실 이외에는 사망자 수, 사고 원인, 자연 또는 고의설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분명한 윤곽이 잡히지 않고 안개 속에 가려져 추정과 설만 무성하다.
사망자 수는 적게는 54명으로 발표됐고, 많게는 2천~3천명까지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원인은 최소 4개설이 나돌고 있고 암살 기도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오는 25일께 첫 피해 조사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베일에 감춰진 북한에서 발생한 대폭발사고여서 어쩌면 정확한 진상은 영원히 미궁으로 남을지도 모른다는 시각도 있다.
◆사망자 수 =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베이징(北京) 사무소는 이날 `최소한'과 `훨씬 늘어 날 것', 그리고 `초기 보고'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54명이 숨지고 1천24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측의 요구로 현장에 급파된 적십자사 관계자가 북한측의 설명을 듣고 작성한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아일랜드 구호단체 `컨선(Concern)' 대표인 앤 오 마호니는 아일랜드 RTE 라디오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 당국자들은 이번 폭발로 학생을 포함해 150명이 숨졌고 1천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RTE 뉴스 인터넷 판이 보도했다.
반면 신의주에 인접한 중국 국경도시 단둥(丹東)의 소식통들은 사망자 2천~3천명에 부상자 7천~8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대폭발로 역 주변 반경 500m 이내의 4~5층 짜리 아파트와 관공서, 상가, 학교가 완파되고 폭발 영향권이 반경 4㎞까지 미쳐 사상자 수가 이같이 엄청날 것이란 추정이다.
더구나 방중을 마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태운 특별 열차가 이미 지난간 줄도 모르고 역에 700여명의 학생이 환영을 나왔고, 부근에서 4개 중대 병력이 공사 중이어서 인명 피해가 컸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다.
◆사고원인 = 기차 충돌설과 질산암모늄 폭발설, 정유시설 또는 유류저장탱크 폭발설에 다이너마이트 폭발설까지 추가돼 네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충돌 =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룡천역을 통과할 무렵 경호 차원에서 운행을 차단했던 일반 열차를 운행재개시키는 과정에서 신호 체계에 이상이 생겨 LP가스 운반열차와 석유 운반 열차가 충돌해 폭발이 발생했다는 설이다.
▲화학약품 폭발 = 사고 하루 뒤인 23일 오후 중국 신화통신이 "열차에 실려 있던 질산암모늄이 유출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평양 주재 중국 대사관의 말을 인용, "이번 사고는 여러 대의 열차 중 한대에 실려 있던 질산 암모늄이 유출되면서 일어났다"고 전했다.
▲유류탱크 폭발 = 기차 역 구내에 있는 유류 저장소가 기차의 탈선이나 충돌 또는 화재 등에 의해 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폭발 = 아일랜드 구호 단체 대표 앤 오 마호니는 "다이너마이트 폭발이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면서 "한 열차가 2량의 화차에 다이너마이트를 싣고 이동하다가 화차들을 분리해 다른 열차에 연결하려던 중 공중의 전선에 부딪쳤다고 북한측은 밝혔다"고 말했다.
BBC 인터넷판도 평양주재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두 열차간 충돌로 초기에 알려졌던 폭발 사고의 원인은 다이너마이트를 싣고 가던 화차 2량 위로 전선이 단락돼 떨어지면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타르 타스 통신도 북한 외무성이 룡천역 사고는 "화약 폭발" 때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자연사고 또는 암살 기도설 =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존 울프스탈 부국장은 "김정일의 룡천역 통과와 폭발 간 시간차가 9시간이라는 점에서 암살 시도 추정엔 무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을 태운 열차가 이미 9시간 전 지나간줄 모르고 700여명의 환영 인파가 모여 있는 시점에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사고를 일으켰다는 말을 북한 정보 요원으로 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베이징을 출발하기 전 신의주에서 테러가 준비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일정을 조정했다는 설도 있다.
로버트 뮐러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은 23일 주일 미국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폭발 사고가 테러 행위로 인한 것인지 여부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 움직임= 북한은 사고 발생 하루가 넘어서도 아직 언론을 통해 사고 발생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평양 주재 서방 외교관들은 평양 주민들은 전혀 이번 사고 발생에 대해 전혀 정보를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중국 단둥(丹東)에 파견된 BBC특파원은 현재 모든 것이 극히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중국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열차들도 예정대로 떠나고 있다면서 이는 주요 간선은 이번 폭발로 손상을 입지 않은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 철도 당국자들은 평양과 베이징을 연결하는 철로는 여전히 정상 운영되고 있으며 따라서 룡천역 폭발사고로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는 거짓이라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평양-베이징간 열차는 남신의주 역에서 사고지점인 용천역이 아닉 피현군 백마노동자지구로 방향을 바꿔 운행하고 있다고 한 여행객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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