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시티 돈 언론계 유입
본지 내부문건 입수 …구독료 대납·기자촌지 등 드러나
▲ 공사가 중단된 서울 동대문 굿모닝시티 패션몰.이창길기자 photoeye@mediatoday.co.kr
월간중앙 인터뷰조건 구독료 대납
월간중앙의 김모 부장과 굿모닝시티의 전모 전 본부장, 김모 전 홍보실장은 지난해 2월 28일 만나 2002년 4월호에 윤창렬 대표의 경영철학, 사회관, 지역사회 및 경제공헌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싣는 조건으로 군, 관공서 등 100개 단체에 1년 구독료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사항은 월간중앙의 요청에 따라 연기됐으며, 월간중앙은 올해 1월호에서 <쇼핑몰 분양 ‘성공 신화’ 굿모닝시티 윤창렬 회장 “유통혁명 향한 새 도전 계속할 터”>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굿모닝시티 대외협력이사를 지낸 심모(지난 달 말 퇴사)씨는 “인터뷰한 뒤 (월간중앙이) 정기구독을 요구했다. 알아보니 오래 전에 인터뷰 조건으로 돼 있던 것이어서 경리부가 인터뷰한 1개월 뒤 처리했다”며 “액수가 그다지 많은 것도 아니어서 광고개념으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월간중앙측은 “기획판매팀으로부터 제의가 들어와 책 판매를 약속 받고 기사를 쓴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측에서 군부대에도 월간중앙을 넣었으면 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굿모닝시티 윤창렬 대표의 돈이 언론계에도 뿌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최근 입수한 굿모닝시티 내부문건 ‘월간중앙 특별인터뷰 관련보고’(지난해 3월 작성)에 따르면 굿모닝시티는 월간중앙이 윤창렬 회장의 인터뷰 기사를 싣는 조건으로 군과 관공서 100군데에 월간중앙을 납품하고 1년치 구독료를 대납키로 했다. 확인결과 구독료는 지난 2월에 지급됐다. 굿모닝시티와 월간중앙이 합의한 1년치 구독료는 1100만원이다.
7~8개 중앙지 기자들에 촌지 뿌려
굿모닝시티는 이외에도 상당수 기자들에게 촌지를 제공했다. 지난 1월에 기자들에게 촌지를 직접 전달한 심 전 이사는 “그동안 회장 인터뷰를 해준 기자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상품권 10만원짜리 몇 장 넣어서 전해줬다. 7∼8군데 중앙언론사 기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20만원에서 50만원 정도 선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기자들은 모두 촌지를 제공받은 사실을 부인했다. 한 기자는 “심 이사가 회사 근처 카페에서 만나자고 해서 나갔더니, 10만원권 상품권 2∼3장이 든 봉투를 주길래 되돌려줬다”고 말했다. 다른 한 기자는 “인터뷰 기사가 나가기 전에 호텔 중식당에서 심 전 이사를 만나 점심식사를 하며 기사문제로 다른 기자를 소개시켜 준 적은 있지만, 촌지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들은 취재목적 이외에 굿모닝 시티 관계자들과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방지 기자에도 촌지제공 시도
굿모닝시티는 또 지방지 기자들에게 촌지를 제공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굿모닝시티 양모 홍보팀장 수첩의 메모에는 “(2003년) 3월21∼24일 기자간담회. 촌지 25∼30명×30(만원)=900(만원). 식대(한정식) 30(명)×4만(원)=120만(원). 출장경비 100만원. (모두) 1120만원. 이전에 10명×50만원 심 이사”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이에 대해 양 팀장은 “촌지를 건네주려는 계획은 있었지만 본사에서 돈을 지원해주지 않아 한정식집에서 식사 정도만 하고 촌지는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일간지의 한 목포 주재기자도 “지역주간지·일간지·방송사 기자들과 굿모닝시티 관계자들과 식사를 했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회장 조양상)는 지난 18일 언론인 문모 씨가 포함돼 있는 ‘굿모닝 리스트’를 검찰에 넘겨 수사를 의뢰했으며 지난 21일엔 청와대 유인태 정무수석을 만나 이를 전달했다. 조 회장은 지난 19일 “이 명단은 A4 용지 두 장 분량의 문건에 들어있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했다”며 “여야 정치인, 검·경찰 및 언론인 문모 씨 등 40∼50명의 명단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조현호·김성완 기자 chh@mediatoday.co.kr
기사입력 : 2003.07.23 06:03:01
미디어오늘 media@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