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고품격 커뮤니티  ‘스브스프리미엄’

이제 안희정씨는 정치에서 손을 떼라(펌글)

필자(김주영)의 양해 없이 글을 퍼온 점


이해를 구합니다.








안희정씨의 공식 직함은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은 안희정씨만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부소장은 안희정이다. 그를 제외한 사람들의 이름은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왜인가? 그것은 안희정씨가 노무현 대통령의 386핵심 측근 중의 측근이며, 그 스스로 밝히고 노무현 대통령도 확인했듯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동업자이기 때문이다. 즉, 그의 정치적 발언력은 공식적 위치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라는 비공식적 지위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 그가 월간중앙 8월호 인터뷰에서 "배지를 달든 안 달든 집권당의 사무총장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안희정씨가 생각하고 있는 정치개혁이 이런 것인가? 황당하다 못해 그에 대한 절망감이 엄습한다. 그의 발언어디에도 정치개혁에 대한 고민과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역겨운 정치공학, 또 다른 정치적 패권주의만이 음울하게 떠돌아다닌다.








<정치개혁은 집권당 사무총장을 없애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무엇이 정치개혁인가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정치개혁의 과제는 시대에 따라 그 내용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군사독재시대에는 민주화와 직선제 쟁취가 '87년 이후에는 정권교체가, 3김 시대에는 지역주의와 그에 터 잡은 1인보스정치 청산이 가장 중요한 정치개혁의 과제였다.





하지만 공천권을 독점하였던 1인보스정치는 민주당이 대선후보 국민경선을 채택하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순간 역사의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정치개혁의 주요한 과제는 지역패권주의 극복, 정치자금의 투명화, 정당 민주화가 되어버렸다. 정치권은 아니 적어도 민주당은 이를 위해, 정치개혁의 내용들을 담보하기 위해 많은 산고 속에도 일정한 합의를 당 개혁안으로 이루어내었다.





과거 1인보스에 의해 지배되었던 당을 당원과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대표의 권한을 제한하고, 모든 공직선거에 대한 상향식 공천을 제도화하고, 의원들의 자유투표와 원내총무의 권한을 보장하였다.





또한 과거 비대하고 거대했던 당의 자금줄을 독점하면서 보스의 뜻에 따라 당의 자원을 좌지우지했던 사무총장이라는 직위를 없애고 당료가 사무처장을 맡아 당의 행정적 처리만을 지원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천정배 의원은 이를 두고 '더 이상의 개혁안은 없다'라고 단언하기도 했었다. 신당논의에 휘말려 이와 같은 내용의 민주당 개혁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지만 합의가 있었고 처리만을 남겨두고 있었던 것이다.





신당은 더욱 더 이러한 개혁적 내용에서 결코 후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안희정씨는 뜬금없이 "배지를 달든 안 달든 집권당의 사무총장이 될 것이다"라고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나는 그의 이 발언에서 그가 진정으로 정치개혁에 천착하고, 조금이라도 우리가 나가야 할 정치개혁, 정당개혁의 방향을 고민해 보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안희정씨가 정당개혁을 위해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당의 일개 사무원이 되어 사무처장이 되고 싶다면 그러면 배지 운운해서는 안된다. 배지를 다는 순간 당의 사무처장이라는 자리조차도 그의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의 정치개혁, 정당개혁의 시작은 바로 집권당의 사무총장이라는 자리를 없애는 것이다.








<국민은 혁명이 아니라 선거로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했다>





더욱이 "신당이 뜨자 마자 사무총장을 하는 거냐"는 질문에 "서른 여덟의 나이에 JP는 공화당 당의장을 했다"라는 안희정씨의 답변은 경악이다.





왜 JP인가? 그가 쿠테타의 일원으로 이 땅의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중앙정보부를 만들고, 공화당 창당자금을 만들고, 그 힘으로 공화당 의장에 자리에 올랐던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 원죄에서 자유롭지 않다.





38세라는 나이가 중요했던가? 그렇다면 클린턴은 46세에 미국 대통령에, 블레어는 44세에 영국 수상에 올랐던 것을 기억하라. 쿠테타가 아니라 국민들의 선택으로. 아니 YS는 38세에 원내총무에, DJ는 45세에 야당의 대통령 후보에 올랐음을 기억하라.





"정치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두 가지 있다면 그것은 역사인식과 건강이다"라는 처칠의 말을 굳이 예로 들지 않아도 정치인의 말은 그의 역사인식의 반증이다. 386세대라면(나는 기본적으로 이 말이 지닌 대중적 함의에 동의하지 않는다), 아니 적어도 80년대에 이 사회의 모순과 역사에 분노했던 사람이라면 이런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





나 역시 이 땅의 정치가, 정치의 주체세력이 바뀌기를 갈망하는 사람 중 하나고, 나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세대간 역할의 변화"는 피할 수 없다는 안희정씨의 말에 동감한다.





그러나 그것은 안희정씨나 노무현 대통령 주위에 있는 386의 몫이 아니다. 그것은 국민들의 몫이다. 또한 이것은 민주주의가 지탱되고, 선거가 지속되는 한 결코 변할 수 없는 진실이다.





안희정씨가 노무현 대통령의 참모로서 아니 동업자로서 아무리 노무현의 승리에 일조했다고 하더라도 그 승리를 자신의 승리라고 오해해서는 안된다. 박정희의 쿠테타는 JP와 육사 8기의 합작품이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승리는 쿠테타나 혁명이 아니라 여전히 국민의 승리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제 안희정씨는 정치에서 손을 떼라. 안희정씨를 만나기 위해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앞에 줄을 서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노무현 대통령의 승리가 안희정씨의 승리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정치에서 손을 떼라. 그리고 집권당 사무총장이라는 욕망을 버려라.





그것이 안희정씨가 정치적 패권주의에서 벗어나, 지금 단 한 걸음이라도 정치개혁에 기여하는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