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전문가 켈리 박사의 자살로 인해 영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아시아를 순방중인 블레어총리도 맘이 편치
만은 않을 듯 싶다. 순방 이후 영국에 돌아가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정치적 고립과 낙마에 대한 생각으로
몸은 아시아에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있을 터.
블레어와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기자 회견 뒷 얘기가
가십처럼 들려온다.
영국측 첫 질문자로 선정된 기자는 블레어에게
"켈리박사의 죽음"에 관해 질문하는가 하면,
한국기자들도 정상회담 주제와 상관없는 질문을
던지거나 관례를 깨고 영어로 말하는 튀는 행동
을 보여줘 기자회견장이 썰렁했다는 얘기다.
더욱이, 블레어에게 "바람직한 노사관계 모델"이
어떤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불레어는 "미국식도
유럽식도 아닌, 한국식이 바람직하다"는 하나마나한
답변을 전반적으로 영양가없는 기자회견이었다고
한다.
형식과 내용 면에서 최대의 긴장감을 유지해야할
정상회담 기자회견이 이렇게 편협한 시각과 무지의
그늘에 갇힌 기자들의 우문으로 채워졌다니 답답할
노릇이다.
부시와 이라크전을 진두지휘한 블레어에게
묻고 싶은 것이 참 많을 듯 싶은데.
"대량살상무기 관련 정보 조작의 부도덕성"같은
민감한 사안은 아니더라도, "북핵" 문제에 대한
시각과 경제 관련 이슈 등 다양한 질문을 사전에
충분히 준비, 체계화되는 과정이 부족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기자들이여, 분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