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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론의 의도하는 것!!

때 아닌 열린우리당 분당론이 이슈의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명계남 씨와 문성근 씨 두 사람이 등장해 열린우리당 안에 이른바 '흙 묻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잡탕정당'이 되어 버린 열린우리당을 일신하기 위해 당의 분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입니다.







일단 이들이 겉으로 내놓고 있는 논리를 보면 자못 그럴 듯 하다고 생각되기는 합니다. 열린우리당은 크게 3개의 파벌로 쪼개져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한 파벌은 정동영 의장을 중심으로 하는 당권파입니다. 다른 한 파벌은 재야파, 즉 김근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파벌입니다. 또 다른 한 파벌은 유시민, 문성근 등을 중심으로 하는 파벌입니다.







지금 분당론을 제기하면서 새로운 이슈를 만들고 있는 파벌은 유시민 의원 측 파벌로 보입니다. 사실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는 이런 저런 문제로 유시민 의원 파벌과 당권파의 거리가 다소 소원해진 감이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냥 단순히 이들의 '분당론'을 그냥 당 내부의 노선 차이로 인한 '분당'논의로 넘기고 넘어가야 할까요? 아직 그러기는 이르다고 봅니다. 이들의 뛰어난 두뇌로 볼 때 이들의 '분당론'이 총선을 불과 일 주일 남짓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것은 뭔가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열린우리당의 공통점 : '개혁'세력







열린우리당은 자신들이 개혁세력이라고 강조합니다. 여기에는 어떤 의도가 숨어있냐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세력 내지는 열린우리당 노선을 인정하지 않고 강경하게 반대하는 세력은 결국 수구세력이요, 반 개혁세력이라고 낙인찍을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사실 우리 사회의 많은 국민들이 우리 사회가 송두리째 바뀌길 소망합니다. 신문 정치면을 들여다보면 연일 벌어지는 끝없는 정쟁, 가난에 찌든 여중생이 동생들을 위해 밥을 지어놓고 자기 방에서 목 매달아 자살하는 비참한 현실, 작은 권력을 갖고 서민들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들......







이런 비참한 상황과 자본주의 체제가 어느 정도 고착화됨에 따라 신분상승도 어려워지고,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불만을 갖게 되는 국민들이 마땅히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뚜렷한 제도적 장치도 없는 상황에서 '개혁'이라고 하는, 우리 사회 소위 '기득권'세력과의 대결과 그 기득권세력의 뒤에 있는 것으로 지목 받고 있는 '미국'과의 적절한 '관계정립'이라고 하는 메시지가 숨어있는 '개혁'이라고 하는 단어는 전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열린우리당은 '개혁'이란 단어를 선점하고 체계적인 전략을 총동원해 대중들을 '참여'시켜 그들의 정적과 맞서게 하는, 즉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대결이 아니라 열린우리당 노선에 동조하거나 우호적인 여론과 한나라당을 맞서게 하는 구도로 정국을 유리하게 이끌어 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설령 열린우리당이 '분당'이 되더라도 이들의 목표가 '개혁'인 이상 사안별 연대 등의 방식을 통해 집요하게 한나라당과 그 주변세력들을 공격해 올 것입니다.





분당론의 이면







그렇다면 총선을 앞둔 지금 '분당론'의 불씨를 계속 지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몇 가지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정동영 의장의 발언파문에서 빚어진 노풍(老風)을 시급히 끄기 위해서,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것입니다. 분당론이란 새 이슈가 점화되면 그 이슈에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므로 노풍은 자연히 잊혀지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열린우리당의 유권자들의 표를 집중시키려는 술수입니다. 열린우리당이 총선 이후에 분당이 될 경우, 만일 열린우리당이 150석 밖에 못 얻는다고 할 때 분당이 된다면 원내 다수당의 자리를 이른바 '개혁세력'이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을 열린우리당에 우호적인 유권자들은 알게 될 것입니다.







총선을 불과 일주일 남짓 앞둔 시점에서 이런 상황이 된다면 열린우리당에 우호적인 유권자들은 모든 전력을 기울여 열린우리당을 위해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할 것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열성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은 한 사람이 100명씩 전화를 하는 강력한 힘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런 식의 열성지지자를 많이 갖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경우 분당론을 내세워 지지자들을 자극할 경우 엄청난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했을 것입니다.







열린우리당 열성 지지자들에게 있어 한나라당은 생각할 수도 없는 '악의 세력'입니다. 한국의 부정부패의 총 본산이고, 이 나라 경제의 발전을 가로막는, 즉 대통령의 행보를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늘어져 '경제개혁'을 방해하고 타인을 괴롭혀 자신의 이권을 지키려는 '수구 기득권세력'이 한나라당입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조직의 특성이란 것이 적지 않게 작용합니다. 전반적으로 열린우리당 열성 지지자들 가운데는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중심이 되었던 과거 시대의 한국 사회에서 피해를 받았거나 출세가 힘든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이들의 공통점은 전반적으로 고학력일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매우 착하고 반듯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노사모'와 같은 사람들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을 보지만 사실 대다수의 '노사모'들, 열성 '노사모'들도 알고 보면 대체로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마음 속에 불같은 앙심을 품고 있으며 한국 사회, 그리고 자기 자신이 힘들게 사는 원인이 모두 한나라당과 한나라당을 떠받치고 있는 세력들, 그리고 한나라당 뒤에서 한국을 '조종'하고 있는 미국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이 분당이 된다고 한다면 분당을 막으려 하거나, 분당이 될 경우를 감안해 열린우리당의 의석을 극대화하려는 행동을 보일 것입니다.







이미 열린우리당 수뇌부에서는 더 이상 노년 계층, 그리고 TK에 공들여봐야 효과없다는 사실을 직감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열린우리당의 기존 지지 타겟인 40대 이하 유권자들을 결집하는 것이며 5060세대가 지지하는 한나라당과의 각을 확실히 세우는 방향으로 선거전략을 전환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나라당은 대단히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2030세대 가운데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이들은 불과 10% 남짓입니다. 이런 상황이 다음 대선때, 다음 총선때까지 계속 이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한나라당과 우리 사회의 이른바 보수 내지는 자유주의 시장경제 세력은 세력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열린우리당에 우호적인 세력들을 한나라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금 여기서 다룰 내용이 아니므로 다른 원고에서 이 내용은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한나라당의 '거여 견제론'의 허를 찌르는 발상으로 대담한 '분당론'을 주창하고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들리는 바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공격 무기 가운데 가장 유권자들에게 먹히고 있는 것이 '거여 견제론'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열린우리당도 파악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분당을 한다고 유권자들에게 광고를 하면, 유권자들은 열린우리당을 선택해도 어차피 당 내부의 노선 차이로 인해 분당이 될 것이므로 '거여 견제론'은 의미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네 번째는 이들의 교묘한 전략에서 '분당론'이 나왔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노 대통령은 보수언론이 강자이고 자신은 약자라고 항상 주장을 합니다. 물론 그 말이 옳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들의 '약자'론이 실은 고도의 정치적 책략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열린우리당을 떠받치는 열성 지지자들과 우호적 지지자 계층은 우리 사회의 서민들입니다. 여기서 서민이란 최대로 잡아도 일을 하지 않고 한 두 달 놀게 되면 먹고살게 없는 중류, 중 하류 계층의 국민들을 의미합니다.







이들에게 있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희망'의 상징인 동시에 언제나 사악한 강자에게 핍박받는 정직하고 똑똑한 세력들입니다. 다시 말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동정하게 하고, 자신들은 또다시 이벤트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좀 부정적으로 말하면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써서 대중들을 '감동'시킵니다.







이런 식으로 이들은 우리 사회를 차츰 장악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연장선 상에서 이들은 '분당론'을 끄집어냈을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최다 200석을 장악하더라도 어차피 분당이 될 것이고 상호 견제가 이뤄질 것이므로 마음놓고 열린우리당을 선택하고, 분당이 되어버리면 다시 개혁세력들은 약자가 될 것이므로 우리 사회의 '개혁'을 위해 반드시 열린우리당을 선택해 달라는 식의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해야 할 일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분당론의 본질은 앞서 밝혔던 대로 열린우리당 세력들의 정치적 책략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열린우리당이나 분당이 되어 탄생할 또 다른 세력이나 결국 친노 세력이며 이른바 '개혁'세력입니다. 다시 말해 유사한 이념적 정체성을 갖고 있는 세력들끼리 여당과 야당 노릇을 다 하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 200석을 쓸어간다고 했을 때 우리 사회는 결국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려가게 될 것이란 것입니다.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지금의 '분당론'이 총선을 앞 둔 일회성 여론돌리기 수작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분당을 하려면 엄청난 열린우리당 내 혼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신당 창당 비용도 문제이거니와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열린우리당 내 계파들의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열린우리당 당원들이 과연 '분당'을 어떻게 바라볼지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열린우리당이 쪼개진다고 해도 결국은 '열린우리당'은 '열린우리당'입니다. 특정 이념에 공명하는 거대 세력이 우리 사회의 여당과 야당을 도맡아 하게 되면 우리 사회는 경쟁과 견제라는 과정 없이 생산적이지 못한 방향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한나라당이 해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저들의 분당론에 이러이러한 정치적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밝히고 정치혁신 비전과 한국 사회 혁신비전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2030세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열린우리당 노선의 차이와 한나라당 노선의 차이를 잘 정리해 유권자들로 하여금, 특히 2030세대 유권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노선에 맞게 지지정당을 찾아가도록 해야 하며 젊은 유권자들의 참여와 이로 인한 당 개혁을 위해 당의 문턱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 한나라당에는 젊은 피 수혈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한나라당에 들어올 '젊은 피'는 아주 가치있는 우리 사회의 여론을 이끌어 가는 젊은 엘리트들이어야 합니다. 지금 열린우리당이 강한 이유는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젊은 엘리트들의 상당 부분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총선 구도는 마치 세대 갈등의 구도로 전개되어 가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열린우리당을, 50대 이상은 한나라당을 선택하는 구도로 가고 있는데 이런 식의 구도는 당의 발전을 위해서 생각할 때나, 나라의 발전을 위해 볼 때나 좋지 못한 구도입니다.







바람직한 정당 대결 구도가 정책과 이념에 따른 대결구도라면 한나라당은 보다 자유시장경제적인, 친 시장적인 정당으로, 열린우리당은 보다 정부의 간섭이 크고 규제가 많은 반 시장적인 정당으로, 이런 식의 노선 차이에 따라 지지자들이 몰리는 형태로 총선 구도를 전환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글을 정리하면서 '분당론'을 제기한 명계남 씨와 문성근 씨에게 묻고자 합니다. 지금의 열린우리당이 흙 묻은 사람까지 다 받아들이는 '잡탕정당'으로 전락해 있어서 분당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후보와 손잡고 지금의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지 않았습니까?







어찌보면 지금의 '잡탕화'는 그때 이미 예견되었던 것이 아닐까요?



그때 명계남 씨와 문성근 씨는 뭘 하고 계셨는지 저는 궁금하게 생각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