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희의 민심기행 (3) 강원 홍천 평창
이른아침 6시쯤 돼서 홍천읍에 있는 홍천 중앙시장에 들렀다.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시장상인들이나 손님들이 뜸했다.시장안에 있는 순대국집(88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며 집안행사때문에 쓴다고 머릿고개를 사러온 근처 상인 엄익현53세(남) 와 자연스럽게 정치와 선거얘기를 하게 됐다. 엄씨는 대뜸 한다는 소리가 테레비 뉴스에 나오는거 보슈? 대통령 비리특검으로 26억 몇천 들어갔다고 하지 않소. 그게 다 뭐겠수 모두 우리서민들의 혈세를 낭비한 거요.밝혀낸것도 없으면서...
검찰에다 맡겼으면 공연히 그런돈 낭비하지 않아도 됐다고 했다.엄씨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얘기도 하면서 옮겨심는 나무에 비유를 했다. 나무를 옮겨 심으면 처음에는 몸살을 하게 된단다.정치를 새로 바꾸는 시대적 변화과정에서 나타나는 몸살을 가지고 탄핵으로 대통령을 몰아 붙이는것은 국회가 좀 오버(지나쳤다) 한것이라고 했다.그리고 불법대선자금문제도 조금은 시끄러워도 검은돈이 이제 더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그러기 위해서는 ㅇ쩔수 없이 진통은 감수해야한다고 했다. 곪고 곪아터져 이제 더이상 덮고갈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엄씨는 재래시장에 대한 정책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얼마전부터 이곳 재래시장에도 상인들 스스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나 중앙정부차원 에서 이러한 재래시장의 자발적 변화 움직임에 능동적인 정책추진을 통해 적절하게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재래시장을 찾고 있으나 재래시장 정책은 아직 재래시장까지 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천을 떠나 평창읍에 오전 9시 좀 넘어 도착했다.읍내에 있는 D약국에 들러 선거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자 73세의 윤모(남) 약사는 정치얘기는 매력이 없다고 했다.그러나 재차 투표하실겁니까? 라고 묻자 투표는 해야지. 라고 대답했다. 재차 투표선택기준은 어떻게 정하셨습니까?라고 도발적으로 묻자 윤씨는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옆에서 부인이 말문을 막으며 그만 하라고 했다. 그러나 약사 윤씨의 열린 말문은 계속 이어졌다.인물투표를 할것이라고 했다.정당은 모두가 다 똑같다고 한마디로 강한 불신을 표명했다.
약사 윤씨는 총선과 정책에 대해서 연계해 생각해 보았냐는 질문에 정책은 고려사항이 아니라고 일갈했다. 후보들이 선거를 통해 정책을 발표해도 당선되면 국민의 뜻이 아닌 당론에 따라 약속한 정책이나 공약이 무시되기 때문에 정책은 안중에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탄핵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빠뜨리지 않았다. 투표할때 탄핵문제는 고려사항이 아니지만 1차적으로 노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했다. 국회가 아닌 대국민 사과를 적시에 해다면 탄핵은 막을수 있었고 2차적으로 국회가 국민들의 반대를 거슬러 가면서 자신들의 정치일정에 따라 탄핵을 강행한 것 또한 비판 받아야 한다고 했다. 약사 윤씨의 주장은 탄핵을 유발시킨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더 무게가 실려 있었다.
평창읍에 있는 중학교옆에서 40대중반의 권모여인(문방구 운영) 을 만났다. 가게에서 잠시 선거와 정치얘기를 꺼내자 처음에는 정치를 잘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 총선을 앞두고 신문과 방송에는 정당과 유명정치인들의 얘기만 거의 일방적으로 전달돼 가장 중요한 일반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바램같은 것은 거의 찾기 힘들어 일반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여과없이 전달하기 위해 몇말씀 부탁 한다고 하자 겨우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투표를 할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직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권여인은 탄핵얘기를 꺼내며 국민들이 원해서 뽑은 대통령을 국민들의 뜻을 알아보지도 않고 국회의원 자기들 마음대로 내치면(대통령을)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그런 정치인들을 뽑는 투표를 해야하만 하는지에 대해서 회의을 품고 있다고 했다.권여인은 지난번까지는 인물을 보고 찍었는데 이제는 투표하게 되면 철저하게 당을 보고 찍는다고 했다.자신의 이러한 변화가 어디에서 비롯됐냐는 질문에 최근 대통령을 탄핵시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와 서민생활에 더큰 주름살을 안겨준 것을 보면서 앞으로는 인물이 아닌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고 주장했다. 권여인은 주장하기를 자신이 잘은 모르지만 막연하게 나마 살기가 어렵고 경제가 어려운 것하고 잘못된 정치는 서로 연결이 된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평창읍에 있는 평창 버스 터미널을 찾았다.택시기사들이 관광안내를 하는 조그만 부스안을 찾아갔다. 서너명의 택시기사들이 있었다. 선거와 정치얘기를 하자 대뜸 화 부터 내기 시작했다. 30대중반의 택시기사 한분은 자신이 관광사업을 하다가 수억을 날리고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과 같은 택시운전을 하는 기사들 가운데 경기가 안좋아 사업에 실패하고 택시운전대를 잡고 있는 분들이 부지기수 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사업시패와 잘못된 정치 썩을대로 썩은 정치는 깊은 연관이 있다고 분노섞인 목소리로 화를 내듯이 얘기했다. 그리고 요츰 평창지역의 택시손님도 예전만 못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요즘 총선을 앞두고 관광버스에 대한 단속이 매우 심하다고 주장했다.택시기사들은 선거때마다 의원들은 바뀌어도 평창군은 변한것이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