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의 압박이 무척 심하지만,
이 글의 내용이 모두 진실은 아니지만,
참고로 읽어볼만한 괜찮은 글 같아서 퍼왔습니다.
시간 여유 있으신 분들, 혹은 다양한 글 읽고 싶으신 분들,
한번 읽어보세요. 구린내 나는 중앙일보지만 디지털 국회라는
코너에서 독자가 쓴 글은 괜찮네요.
---------------------이하 펌--------------------
부제 : 건전 보수를 꿈꾸는 분들께 드리는 글
지난 보름간 휘몰아쳤던 광란과도 같았던 폭풍이 이제 조금은 잦아 드는 듯합니다. 아,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이제 겨우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깜짝 놀랐습니다. 헌정사상 초유라고 하는 대통령탄핵안이 발의되고 야3당의 협조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시작된 일련의 변화들, 특히 정치권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혼돈스러움이 불과 보름 동안의 일이라는 게 믿기질 않았습니다.
마치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그저 멍~한 느낌이지만, 우리 스스로 그냥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충격에 가까운 대변혁을 맞고 있기에, 느끼는 감각이 무뎌지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일일까요, 나쁜 일일까요.. 살아오며 몇 번 커다란 일들을 겪었습니다. 유신이 그랬고, 박대통령의 서거와 80년의 봄이 그랬고, 광주항쟁과 12.12가 그랬으며, 6월항쟁과 6.29가 그랬습니다.
늘 짧은 시간에 커다란 광풍이 스쳐 지나가곤 했습니다. 마치, 남지나해에서 발달한 거대한 저기압이 세력을 키우며 서서히 다가와 폭우와 폭풍과 해일을 동반하며 한반도를 휩쓸고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는 타이푼(Typoon)처럼.. 그 뒤에 서서 우린 멍~하니 그 흔적을 뒤적이며 ‘아무 생각 없음’을 겪곤 하였었지요.. 지난 보름동안 우리 눈앞에 펼쳐진 일련의 정치적 변혁 또한 그에 못지않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사실 요즘 이곳 중앙일보 디지털국회에 예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방문하시고 글이 올라오는 속도를 보면서 정치적 관심과 참여가 무척 높아졌다는 것을 피부로 실감합니다. 오늘 글의 제목을 ‘건전 보수를 꿈꾸는 분들께..’라고 정한 것은, 이곳 디지털국회 행정마당을 방문하시고 글을 올리시는 많은 분들께서 갖고 계신 정치적 관심과 궁극적 지향점이 ‘건전 보수’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저는 중앙일보 디국에서 몇 되지 않는 ‘개혁적 보수 지향’ 그룹에 속하는 편이라, 이번에 우리가 겪은 일련의 일들에 대하여 우리가 함께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공통된 주제가 분명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결국 우리 모두가 추구하여야 할 가치가 무엇일까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부분적으로 편향된 시각일 수 있으나, 느낌에 대한 반향(에코)를 듣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지요.
우선은 나름대로 지금까지의 상황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에게 나타날 일들에 대하여 유추해 보려고 합니다. 어떤 방향이든 그것이 운명처럼 우리 곁에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일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어서, 그 향방에 따라 우리 모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대응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해 보고 싶습니다.
1. 민주당의 선택 ‘대통령탄핵’ 카드는 불가피 했는가.
민주당에서 ‘대통령탄핵’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지금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예견하지 못하였던 것도 아니며, 그것을 겁내지 않아서도 아니었습니다. 지금 다시 그때의 상황으로 돌아간다고 하여도 민주당의 선택은 마찬가지 였을 터입니다. 그 이유는 민주당으로서는 더 잃을 것이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렇습니다. 아울러, 일시에 만회할 수 있는 달콤한 가능성이 너무 크게 보였기 때문이었지요.
모든 자료와 데이터가 말해 주지만, 탄핵정국이 없었더라도 이번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의석을 확보하리라는 것과는 반대로 민주당이 원내교섭단체를 이룰 수 있는 20석의 확보가 어렵다는 분석이 명확하게 나타난 이상, 민주당의 선택은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입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세력은 상당부분 겹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다시 반전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오히려 간극이 벌어지는 추세였지요.
민주당의 올인(ALL-IN)을 야기한 가장 큰 유혹은 ‘야당의 개헌의석 확보’였습니다. 스스로 60여석 만으로는 이룰 것이 아무 것도 없지만, 한나라당의 협조만 구할 수 있다면 '과반수'뿐만 아니라 개헌선인 181석을 넘어서고도 20석이 남아도는 의석을 확보한다는 것은 절대로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앞으로 평생동안 두번 다시 볼 수 없는 ‘역사적인 데이터’이기에 그렇습니다. 그것은 분명 ‘역사적인 수치’입니다.
명분용? 사과용? 협상용? 협박용? .. 모두 아닙니다. 어떠한 논리가 나왔더라도, 어떠한 결과가 펼쳐졌더라도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만약에 성사가 되면 ‘대박’이요, 실패하거나 역풍을 받아도 ‘본전’인 모험일 수 밖에 없었으며, 평생 두번 다시 가져 볼 수 없는 ‘판돈’이 보였던 것입니다. 그것도 든든한 가방에 현금다발을 가득담은 우군이 '무한대출'을 해 줄 준비를 하고 있으니 겁날 것이 없었던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이 만약 사과를 했더라면..’ 하고 아쉬워 하는 분들의 생각은 참으로 순진한 생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이 국민뿐 아니라 야당에게도 정중하게 사과를 했더라면 아마 '탄핵정국'은 오지 않았을 터인데, 대통령이 고집을 부려서 탄핵정국이 초래되었다..'라는 생각을 아직도 갖고 계신다면, 더욱 주의깊게 제 글을 읽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과거 직접 눈으로 보셨던 데이타를 염두에 두시면서 말이지요..
만약 대통령이 사과를 했더라면.. 사실 야당 입장에서는 그것을 간절히 바랬던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무리하게 탄핵발의까지 밀어붙여 국민적 반발과 역풍을 맞을 필요도 없었을 터이고, 대통령이 사과하는 순간 대통령은 ‘이빨 빠진 호랑이’신세로 전락하기 때문에 흔들면 흔드는 대로 휘청거릴 수 밖에 없고 그것은 야당의 대승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입으로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였기에 ‘탄핵카드’는 언제든 쓸 수 있는 현찰카드가 되는 셈이지요..
그 상황으로 총선까지 몰고 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사과의 내용이 미흡하다.. 구체적으로 사과하라.. 위법임을 확실히 인정하라..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당신 스스로 위법을 시인했으므로, 합법적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스스로 알아서 하야하라.. 등등 무궁무진한 카드가 널려 있는데, ‘대통령이 사과를 하였으니 모든 것을 덮어두고 국정과 경제살리기에 전념하라.’하고 깔끔하게 마무리 하였을까요?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힘든 민주당이?
2. 한나라당에서는 왜 탄핵발의에 공조를 했을까..
사실 한나라당의 선택에 있어서는 민주당 보다는 사정이 복잡하였을 터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 결과가 요즈음 처럼 비참한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에서 충분히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여러가지 시나리오중 최악의 시나리오 하나로 흘러버린 것을 안타깝게 확인하였을 뿐, 결과를 전혀 모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면 최고의 시나리오는 무엇이었을까요 ?
그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막연히, 대통령이 사과를 하지 않으니 탄핵한다.. 하는 시각으로 바라보면 아무 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이 땅에서 40년 여당을 한 저력을 가진 분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거나 주먹구구로 대충 거사를 치르지는 않습니다.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그렇게 대책없이 일을 벌이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가능성과 시나리오를 면밀히 분석하고 계산하고 행동에 돌입합니다. 예측불가능이란 사전에 없다는 것이지요.
대통령의 사과와 관계없이 민주당은 탄핵을 추진하지만, 한나라당은 어땠을까요.. 만약 대통령이 사과를 정중하게 하였다면 한나라당은 그것을 받아들였을까요? 바로 거기에 고민이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시나리오 중,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이러니하게도 대통령이 매우 정중하게 사과를 하는 경우였습니다. 대통령이 담백하게 전부 잘못했다 하고 인정하는 경우입니다. 그게 제일 난감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시나리오에 없는 내용이거든요..
그 점에 있어서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입장이 같을 수 없습니다. 민주당은 탄핵을 주도한 입장이라 어떤 트집을 잡아도 됩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원내 다수당이므로 명분을 생각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이 만약 잘못했다하고 사과를 했는데도 대통령을 물고 늘어져 괴롭힌다면 민주당은 잃을 것 보다 얻는 게 많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괴롭히는 만큼 잃는 것도 비례적으로 늘어나게 마련이어서 그것은 고민입니다.
그리고 사과를 받아들이고 없었던 것으로 하든, 사과를 받았지만 계속 괴롭힘을 가하든, 그 어느 것도 ‘두번다시 올 수 없는 찬스! 그 커다란 목표에 대한 유혹’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기에 보통 고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결국, 한나라당의 바람대로 대통령이 야당에 대하여 사과를 하지 않고 버팀으로 하여 그 고민은 더 할 필요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곧 두번째 고민에 빠져야 하는 게 한나라당의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한나라당의 두번째 고민이라는 것은, 대통령이 야당에 대하여 사과를 하지 않는 상황인데도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탄핵발의를 포기해주는 결단입니다. 사람들은 그 가능성을 전혀 고려치 않치만, 한나라당의 최대 고민은 바로 그 점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적당한 승리’를 확보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강경파의 목소리에 묻혀버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소장파 일부와 지략가들의 논리는 그것이었습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는 사과를 하였지만, 야당에게는 사과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탄핵을 접어 넣는 것이 가능할까.. 한나라당이 최악의 선택만을 반복한 결과를 보면 그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심각하게 고려하였습니다. 비록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그방법이 한나라당이 총선을 앞두고 어느 정도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을 정도의 이득을 보장하는 ‘짭짤한 승리’이기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나라당이 그 방법을 선택했다면, 그것은 대통령을, 국민에게는 사과를 하였지만, 야당에게는 사과를 하지 못하는 ‘쪼잔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받아들여 주는 한나라당을 ‘대인의 정치를 하는 정당’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그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총선을 앞두고 분명 힛트작이 될 수 있었습니다. ‘비록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아 괴씸하지만,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일이므로 우리가 접겠다.’
그 다음에, 그것을 덮어버리고 총선을 향하여 정정당당하게 나아가든, 필요할 때마다 탄핵카드를 좀 더 흔들어 괴롭히든, 그것은 한나라당의 꽃놀이 패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한나라당이 그것을 몰랐을까요? 천만에요.. 우리나라 정치인들을 돌대가리, 닭대가리라고 손가락질 하지만, 그 정도 계산도 못하는 사람이 수십년 그 마당을 들어쥐고 앉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닭머리 같은 판단이지요. 그들은 영악합니다.
그러나 왜 한나라당이 그 ‘조그만 승리’의 기회를 코앞에 두고 그것을 외면해야 했을까요.. 손에 쥔 카드와, 바닥 패를 읽었기 때문에 대세를 그르친 것입니다. 내 손에 에이스 두장(과반수)을 쥐고 있는 상태인데, 바닥패 에이스(민주당) 한장이 내손에 들어올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에이스트리플(개헌선)로 스톱을 해야 할까요.. 바로 그 고민이었습니다. 에이스트리플이면, 트리플 이하는 다 먹습니다.
열린우리당이야 잘해야 투페어 정도인 것 같은데, 그 정도만 하여도 앞서서 달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또 사실이었습니다. 만약 트리플 상태에서 스톱하고 패를 깠다면, 과반수 전후에서 접전을 벌여 그래도 야당이 조금 앞서는 것으로 결론을 지을 수도 있었을 터입니다. 비록 변수가 작용하여 다소 밀린다 하여도 과반수에 육박하는 상태로 마무리 짓고 한숨 돌리고 체제를 정비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패를 쥔 사람의 입장이었습니다. 앞으로 이 포커판에서 계속 게임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정답인 줄 모를 리 없었을 터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게임이 자기 인생의 마지막 게임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마지막 게임에서 내 손에 든 에이스 두장에 우방군이 넘겨주는 에이스 한장을 합하여 에이스 석장을 한방에 확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그 바닥에서 오랫동안 패를 돌린 고수가 모를 리 없습니다.
그리고 적군이 나머지 에이스 한장을 쥐고 있는지 없는지는 모를 일이나 만약 바닥에 묻혀 있다면, 우리가 가져올 확률 또한 ‘삼분의 이’에 해당하므로 ‘에이스포커’에 대한 유혹을 버리기란 절대로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지막 게임에서.. 포커판의 고수 최병렬 대표는 그 마지막 게임에서 트리플로 스톱하여 자신의 판돈과 조금 딴 돈 모두를 후배에게 넘겨주고 뒷마당에 나가 풀이나 뜯으면서 소일할 정도로 여유로운 마음이 아니었지요.
한나라당 단독으로 과반수를 넘는 상태도 ‘역사적’인 기회이지만, ‘개헌가능선’까지 확보가능하다는 것은 정치를 한 사람 입장에서 보면 ‘로또복권 1등당첨의 기회’와 다를 바 없었을 터입니다. YS, DJ, JP, 昌, 寬.. 당대 무림 고수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부추기는 것 또한 무리는 아니었습니다. 먹어본 사람만이 맛을 안다고 그들의 입맛은 같았던 것입니다. 더불어 한 술 같이 나누길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있는 판돈 모두 긁어 모아 베팅을 하는 모습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곧 대표자리를 내어 놓기로 약속한 마당에 엄청난 카리스마와 파워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만약 탄핵발의에 찬성을 하지 않는다면 '축당'도 불사하겠다는 무시무시한 말앞에서 전재희, 권오을, 원희룡, 남경필의원등 젊은 개혁파의원들이 깨갱~하고 날개 쭉지 속으로 파고드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손에 든 카드가 무엇인지 감을 잡았기 때문이지요..
3. 추구하였던 목표가 무엇이었을까요.
궁극적인 목표는 ‘개헌’입니다. 그것을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하는 과정에 다름 아닙니다. 열대 스무대 쨉을 맞을 것을 각오하면서 ‘한방’의 펀치를 날리기 위하여 가드를 내린 채, 무모한 인파이팅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예상보다는 좀 더 맞는 것 같고 스텝이 꼬이고, 주춤거릴 뿐이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쨉 맞다가 골병드는 겪이지요. 그러나.. 한나라당은 아직 ‘한방’을 접지 않았습니다. 두고 보십시오..
막상 대통령을 탄핵으로 묶어 놓으면, 고건 대행체제와 관료체제로 전환될 것이고 그 점이 상대하기가 수월할 것이라고 본 것은 당연한 수순이며 전략이었을 터입니다. 그래서 고건총리에게 적극 협조하겠다 하고, 국회시정연설을 하자고 제안하는 등 떠보기도 하였지만, 기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은 그것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쉽게 호락호락 열리리라고 생각지도 않았고 그럴 상황도 아니지요.
다만, 일단 ‘궁’을 묶어두면 어떤 작전도 펼치기가 수월하다고 본 것입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모든 계획을 진행할 참이었습니다. 그들이 결집할 세력은, 우리 눈에 띄는 세력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 코어(Core)처럼 깊숙이 묻혀있는 세력입니다. 좀처럼 스스로를 잘 나타내질 않습니다. 그들은 너무나 위력적이며, 건재하며, 그 존재자체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고, 우리의 허를 찌르는 세력입니다. 그들의 결집을 기대하였고 사실 현재도 진행중입니다.
그것은 ‘기득권 세력의 결집’입니다. 절대로 멀리 있는 세력이 아닙니다. 지탄을 받는 세력도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많은 성공을 이루었고, 성공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사회를 지도하고 이끌어나가는 중추세력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침 저녁 만나는 사람이기도 하며, 나의 가장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며, 나의 친구이기도 하고, 우리 가족 중에 한사람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분명 또 다른 설득력일 수 밖에 없습니다.
4. 한나라당의 예기치 못한 걸림돌
모든 것이 순조로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계획의 중간에 예기치 못한 소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국민의 저항.. 그것을 예상치 못한 바 아니므로 신경 쓸 것도 아니지요. 피를 보지 않고 전쟁을 치를 수 없는 노릇, 감수할 준비를 하였었지요.. 그러나 정작 걸림돌은 국민도 아니요, 여당도 아니오, 바로 아군 중에 바보같이 순진한 덜 떨어진 얼룩말들이었습니다. 김문수, 추미애, 설훈..
한나라당에서 어차피 ‘탄핵정국’으로 몰아갈 때는 어느 정도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분명 하였습니다. 탄핵을 던진 것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었고, 이왕 던져버린 이상 절대로 거두어 들일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카드인 것입니다. 탄핵카드를 걷어 들이는 순간 ‘비참한 패배’ 외엔 남는 게 아무 것도 없기에 그렇습니다.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절대로 사과할 수 없는’ 상황과 완벽하게 동일합니다.
그러나, 무르익기도 전에 안상수의원으로 부터 ‘탄핵철회론’의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던 것입니다. 그것은 치명타였습니다. 사전 준비가 미흡하였던 것입니다. 사전에 작전명령이 충분하게 전달되지 않은 탓입니다. 고수의 생각을 하수들이 읽지 못한 탓입니다. 온탕에 뛰어 들었는데 생각보다 물이 뜨거워 참지 못하고 금방 튀어나오는 애들 때문에 대사를 그르친 격입니다. 결과적으로 최대표의 장악력 약화가 요인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안상수의원은 지도부의 힘으로 누를 수 있었으나, 김문수의원은 원래부터 민주화운동 출신입니다. ‘민주화운동=개혁’ 이라는 등식은 절대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보수=반민주’ 그 등식도 틀린 것입니다. 전혀 상관없습니다. 저는 누누히 주장을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개혁을 지향하나 스스로 진보정당은 아닙니다. 여전히 보수정당입니다. ‘개혁지향 보수’인 셈이지요. 김문수의원이 주장하는 논리도 그래서 설명이 됩니다. 민주적인 개혁을 지향하는 보수론자인 셈이지요.
김문수의원은 한나라의 개혁공천에 애를 많이 썼습니다. 비교적 공정하고 사리분별이 밝다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지도부의 심중을 읽는데 실패하였고 그 저변에는 김문수의원 개인적인 욕심이 스며 들었습니다. 한나라당을 개혁의 방향으로 유도하여 최고위로 오르고 싶은 욕망이었지요. 자신만이 그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 점이 한나라당이 예상치 못한 지뢰밭이었습니다.
탄핵발의가 통과되고 이틀에 걸쳐 승용차가 국회 담벼락으로 돌진한 사태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흔치 않았던 일이지만 한나라당 지도부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김문수의원은 달랐습니다. 민주화운동을 해 본 사람은 민중의 움직임에 민감합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민중의 심리적 상태가 어떤지 직감적으로 읽을 줄 압니다. 촛불의 의미를 느낍니다. 비폭력에 잠재된 폭발성을 꿰뚫어 볼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김문수의원이 두손을 먼저 든 것입니다. 결국 개인적 욕심과 명분 때문이지요. 한나라당이 탄핵발의를 주도한 근본적인 목적의 최종 목표에 도달할 의지가 강하였다면, 사전에 가장 먼저 제거했어야 할 사람이 김문수의원이었습니다. 개혁의 이미지를 심기위하여 공천위원장에 위촉하고 홍보를 하겠다는 목적 때문에 큰 일을 망쳐버린 결과인 셈이지요. 한나라당의 지지율 폭락은 그것과 괘를 같이 합니다.
다소 낙폭이 크긴 하였지만, 지지율하락은 어느 싯점에서 멈추게 되어 있었습니다. 굳이 박근혜대표가 선출되지 않았더라도, 누가 되었더라도 반등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끝없는 추락은 없습니다. 주식해 본 사람은 더 잘 알 것입니다. 더구나 절대지지층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면 바닥찍고 오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홍사덕의원이 일주일이면 만회된다고 큰 소리 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다만 일주일이 열흘까지 간 것이 당황스러웠지요..
김문수의원의 ‘탄핵철회론’은 한나라당 지지율 하락을 오히려 더욱 가속화 시켰습니다. 줏대없는 인간, 줏대없는 정당으로 비치게 한 것이지요. 이왕 탄핵으로 몰아간 것, 명분은 하나였습니다. "그래 잘못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야당은 반대하는 속성이다." 그리고 한 술 더떠 "야당이 대통령탄핵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쉬운 것인가. 사과않는 대통령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역사상 마지막 기회라서 그 악역을 우리가 한다." 그 쯤이면 할말 없습니다.
그러나 김문수의원의 반발과 소장파 의원들의 동조는 결과적으로 ‘거사’를 망치게 하고, 결국은 만회해 봤자 고만고만한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정도로 게임을 끝내게 될 공산이 커져 버렸습니다. 최병렬 대표와 막후에서 성원을 보냈던 무림 고수들은 대통령이나 여당보다도 자당 의원들의 자충수에 더 열불이 터지고 홧병에 잠못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탁'하면 '억'이요, 안 봐도 비디오 아닌가 싶습니다.
5. 일정 간격으로 터지는 민주당의 부비트랩
민주당 추미애의원 역시 같은 역할입니다. 처음부터 오락가락하였던 성격은 9회말 마지막 타선까지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추미애의원은 애당초 열린우리당을 따라서 갔었어야 할 사람이지만, 개인적인 원망과 개인적인 욕심, 두가지가 작용하여 민주당에 잔류한 것이 오판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원망은 노대통령의 인사정책에 대한 원망이요, 개인적 욕심은 DJ와의 관계와 호남에서의 대표권확보라는 희망이었습니다.
제가 중앙일보 디지털국회 행정마당에 맨 처음 올린 글이 ‘추미애의원께 드리는 글’이었습니다. 좋은 느낌을 갖고 있었던 추미애의원의 무리한 선택이 보기에 안타까워 적었던 글입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선택이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습니다. 민주당 분당 전 ‘개혁을 위한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하던 개혁성을 접고 민주당에 잔류한 것은 스스로 ‘민주당의 모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잔류를 하고서도 '개혁'을 외치며 뿌리를 흔드는 것은 모순이었습니다. 그리고 당무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떠나서 몇일간 시위를 하였고, 조순형대표와 회동을 가진 후 다시 복귀를 한 것은, 그 합의 내용이 무엇이든 다시 복귀하기 전에 해결을 끝내었어야 하는 것이나, 그것을 유야무야 슬그머니 접어 버렸습니다. 그 또한 ‘민주당의 모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의 재확인 절차로 보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민주당이 탄핵을 발의키로 하였으나 그에 서명을 하지 않고 버텼던 것은 어쩌면 추미애의원의 정치생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깃점이 될 수 있었습니다. 탈당을 한다면 그때가 마지막 기회였던 셈입니다. 그러나 서명은 않고 상황을 지켜보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에 분개한 김경재의원이 토론회 대담중 "추의원이 서명은 않았으나 탄핵안 문귀를 손보고 있다"는 말을 슬쩍 흘림으로써 치명적인 물귀신 작전을 구사합니다.
추미애의원은 거기에서 반대의 명분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결국은 탄핵발의에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합류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또다시 탄핵정국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 사퇴하라, 개혁공천을 하라는 명분으로 조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당직을 사퇴해 버렸습니다. 지도부란 누구를 지칭하는 것입니까.. 민주당 2인자는 지도부가 아니고 졸개란 말입니까.. 뜨거운 불구덩이에서 발을 뺀다고 자신의 발은 온전한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 또다시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민주당에 그렇게도 인물이 없음을 온 세상에 홍보하는 것으로 그 이상의 효과가 없습니다. 국민들의 수준을 아주 우습게 보지 않는 한 그런 모습을 보이진 않습니다. 결국 끝까지 사퇴를 거부하고 버티고 있는 조순형대표가 이긴 것입니다. 그가 옳습니다. 비록 탄핵이 옳았던 것은 아닐지라도 밀어붙이고 처신하는 수순은 그게 정답입니다.
문제는, 국회 바닥에 바른말 쓴소리를 날리며, 당신 스스로 청렴 결백하게 의원생활을 하시면서 후배 의원들로 존경 받는 원로의원님으로만 계셨어야 할 분이 현실 정치 아수라장의 당 대표자리를 맡으신 것이 비극이라면 비극이었습니다. 전혀 맞지 않는 옷이요, 담지 못할 그릇이었는데 스스로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지팡이 휘두르며 가시에 긁히고 발목이 부러져도 힘차게 걷는 모습이 안스러워 마음 아픕니다.
조순형 대표 스스로의 욕심과 야망이 한나라당의 야심과 합쳐질 수 있는 부분이었는지 시간이 흘러서 역사가 밝혀낼 수 있을지는 모르나, 너무나 많은 유혹과 꼬득임(조선 조갑제의 사탕)을 사심없이 물리치기엔 아군의 카드패가 너무나도 좋았던 것이 문제였고, 그것은 평생을 가치를 찾고 명분을 부여하며 살았을 선인의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고 새로운 가능성으로 심성을 혼잡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하였던 듯 싶습니다.
6. 건전 보수를 지향하는 분들께
저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에 '진보정당'은 이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 역시 진보정당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개혁을 추구하는 보수정당'으로 규정하고 싶습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한나라당은 좀더 오른쪽으로 치우친 보수정당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만, 부분적으로 '극우'에 가까운 모습을 보게 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건전한 보수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길 앙망하고 있습니다.
이제 제목에 걸맞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앞에 말씀 드린 글의 내용과 자신의 생각이 다르다고 느끼시는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합니다. 그렇다면, 그냥 여러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 다양성의 하나라고 생각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다만, 스스로 극우보수적이고, 극우보수정당의 취지에 공감하며 그 정책을 지지하고 방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하고 계신 분이시라면,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국민의 대부분은 건전한 보수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극단적인 보수(극우보수) 사고를 갖고 계신 분들 역시 적지 않게 만날 수가 있습니다. 사실 주변의 지인, 친구 그리고 일가 친척들 중에서도 많이 만납니다. 그러면서 제가 느끼는 사람의 성격은 둘로 나뉘게 됩니다. 하나는, 정말 극우보수정당을 지지하고 정책을 좋아할 자격이 있는 분과, 그럴 자격도 없으면서 아무 대책 없으신 분,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게 됨을 느낍니다.
극우보수정당을 제대로 지지하고 정책을 좋아할 분들이라면 명확한 성격과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소위 우리 사회의 지도층 인사여야 합니다. 지도층인사가 반드시 극보수정당을 지지할 이유는 없지만, 지도층인사도 아니면서 극보수정당의 지지자인 것은 격에 맞지 않아 그렇습니다. 재력이 튼튼해야 합니다. 안정된 지위와 충분한 수입이 보장된 분이어야 합니다. 가진 것이 많아야 합니다.
그 분들은 변화를 싫어합니다. 간섭을 싫어합니다. 똑 같은 대우를 싫어합니다. 평등함을 거부합니다. 내가 거두어 온 것을 온전하게 지키기를 희망합니다. 수익이 눈덩이 굴러가듯 복리로 늘어나기를 희망합니다. 내가 번 것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이 너무나도 억울합니다. 천한 것들과 상종하기를 경멸합니다. 그들만이 가는 곳은 달라야 합니다. 가는 길도 달라야 합니다. 가는 방법도 달라야 합니다. 달려온 길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남한테 빚을 지고 사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합니다. 없는 사람은 열심히 하지 않아 돈을 벌지 못한 것이니 경멸을 받아서 마땅합니다. 비록 IMF가 와서 나라 경제가 엉망이고 기업이 도산하고 서민들이 죽어나지만, 나의 금융자산은 변동이 없고, 고금리로 더 크게 불어나니 정말 살맛이 나서 ‘이대로가 좋다’는 말이 절로 납니다. 그 혼란이 지나면 또다시 큰 재산을 만들 기회가 찾아오는데.. 그것을 누군가 흐트려 놓을까봐 정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예, 그분들만이 극우보수정당을 지지할 자격이 충분한 분들인 것입니다. 그분들을 탓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 그것은 헌법에서 보장한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자 함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정치적 이념이나 취향은 그 다음의 문제입니다. 어떤 것도 자신의 권익보다 우선할 것은 없습니다. 가치관, 양심 등 역시 본인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역량과 조건이 그 자격기준에 달하지 않으면서 그러한 극우보수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을 보면 측은한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뭘 모르고 앗싸 가오리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누가 자신의 권익을 지켜줄 것이며, 누가 자신의 권익을 앗아 가는지에 대한 개념이 희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고, 정의로운 사회가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최소한의 고민이 없어 보여 그렇습니다.
당장,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모두가 자신의 수익을 정확하게 노출하고 정당하게 세금을 내어 우리 사회를 지탱해 나간다고 하는 ‘조세 형평의 원칙’에 대한 고민을 손톱끝 만큼만 하더라도 내가 지지해야 할 정책이 무엇인가 라고 하는 근본적인 고민에 봉착하게 되는데, 그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어 보여 안타깝습니다. 적은 돈에 시달려서 큰 돈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 사라지는지 감각이 없어 모르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벌어서 다 뜯겨 나가도, 그것이 누구를 위해 사용되었고, 누구의 배를 채웠으며, 누구 때문에 내가 더 부담했어야 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어 보여 안스럽습니다. 직장을 놓아 일자리가 없으면, 누가 그 직장을 만들어 주어야 하고, 누가 나를 고용하여야 하는 것인지 그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알기 쉽게 정부탓, 대통령탓으로 돌리며 맘 편해 하는 모습이 측은해 보입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짓을 반복하다가 IMF를 두들겨 맞고,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받으며 그 대가로 국내시장보호라는 온실 속에 키워준 대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이란 강펀지를 맞고 비틀거려, 온 국민들이 금을 팔고 은을 팔고 공적자금 보태주어 겨우 겨우 살렸는데, 국민들 고마운 줄 모르고 저 잘나서 건전한 기업된 양 머리 쳐들고 뻣대고 있는 대기업들이 ‘일자리 창출’미루고, ‘내수진작’으로 흥정하고, ‘과감한 투자’는 뒷전에 여유자금 선물시장 투기나 해대는 것을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안타깝습니다.
거덜날 때까지 퍼먹고, 쪽박찰 때까지 나눠갖고, 뾰록날 때까지 현찰을 긁으면서 흥청망청 이권을 남발하고 펑펑 써대면서.. 그것이 나라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초등학생 등을 쳐먹듯이 거짓말을 해대다가, 밑빠진 독이 터져버릴 땐, 국제경제 탓이요, 유동성 위기 탓이요, 경제환경탓이라고 오도하는 것이 먹혀들어갔던 현실을 온 몸으로 겪고, 피부로 느끼며, 그들이 빠져나간 뒷감당을 스스로 아직까지 치르고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보지 못하고 누굴 원망해야 하는 지 조차 모르니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렇게 만든 자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주 가까이 있지만 잘 보이지 않습니다. 얼마나 그 기득권 세력이 뿌리가 깊고, 튼튼하게 엮어져 있는지, 그들 얼굴을 쳐다보며 나무라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엔, TV화면에 비췬 분들의 모습이 너무 연로하고, 우리 동네 경로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들 뿐이어서 맥이 풀립니다. 진정 기득권을 가진 고급스러운 그들은 극보수지지자들이 모여서 그들의 권익을 주장하는 자리엔 절대로 모습을 나타내질 않습니다. 점잖은 사회 지도층 인사가 고급차를 타고 올 자리가 아니기에 그렇습니다..
그 마저도 우리는 허상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한번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권익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이 무엇인지 판단하십시오. 그리고 그 결정이 옳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을 실천에 옮기셔야 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바꾸어야 합니다. '건전한 보수 정당'으로 새롭고 건강하게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것만이 발전된 정치문화 속에서 우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가장 슬픈 모습은, 대양을 헤엄쳐 바다를 건너고 거친 강을 거슬러 오르고 폭포마저 뚫고 산란지에 닿았는데, 즐기러 온 미식가들의 그물에 걸려 자신의 몸을 뜯기우고 알도 품지 못하고, 산란도 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슬픈 연어들의 모습입니다. 어차피 죽긴 마찬가지이나 짝을 만나고 알을 낳고 새끼의 먹이가 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몸이 물속에서 풀어헤쳐져 더욱 큰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 연어의 소박한 바램이기에 그렇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더욱 가치롭게 만들 수 있는 길은 언제나 우리 곁에 열려 있습니다. 나의 머리보다는 나의 마음이 이끄는 그 길을 걸으면 무척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답니다. 비록 몸은 지쳐서 힘이들고, 가야 할 길은 멀고, 해는 져서 어둡지만.. 내일 다시 일어나 나아갈 곳을 바라보면서 또 힘차게 걸어가야 하는 것이지요..
마치.. 거치른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저 연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