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 가야할 곳.
상명하복의 명령구조가 엄존하는 폐쇄공간.
군대에서 성폭력 사건이 끊임없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경악합니다.
누구도 깊게 들여다보지 않았던 군내부의
도덕적 카오스는, 이미 밝혀진 것보다
그 정도가 훨씬 심각할 거란 생각에
절망합니다.
많은 젊은 남성들이, 더럽고 유치한
공기에 하릴없이 물들어 변질될 수 있는
공간이 군대라는 사실에 가슴 아픕니다.
가장 견고할 것으로 믿었던, '군대'라는
억압적 틀에 자신의 자녀를 보낼 수밖에
없는, 그리고 매일 노심초사할 부모님들의
안타까운 심정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물론, 극소수일 것으로 믿습니다.
기형적인 몇몇 사례가 돌출하듯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군대에서
성폭력이 가능할 정도로 무너져내린,
혼돈의 세상과 마주할 때 다시금
스스로를 가다듬어야겠습니다.
사랑에 없는 도구적인 성에 휘둘리거나
오염되지 않을 것을, 예방주사를 맞듯
스스로를 단련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