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항변(抗辯), 『왜 나만 잡아요?』
노무현(盧武鉉)은 지난 대선(大選)에서 기업돈은 받지 않았고 거의 돼지저금통 모금(募金)으로 선거(選擧)를 치렀다는 자신의 거듭된 자랑이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난 이후, 두 가지 조치(措置)를 취했다.
정치자금법(政治資金法)이 현실(現實)에 맞지 않아 범법자(犯法者)를 많이 만들어내니 고치자는 제안(提案)이고, 야당(野黨)에 대해 지난 대선 자금을 함께 공개(公開)하여 국민의 심판(審判)을 받자는 것이다.
정치자금법이 현실에 맞지 않은 점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그러나 수억원 내지 수십억원을 받지 않으면 선거도 정치도 안 될 만큼 현실과 어긋나는 법인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不法) 정치자금의 규모(規模)는 억대 이상이다. 수천만원, 수백만원이 아니다. 자신이 문제가 되니까 그 문제의 원천(源泉)을 없애겠다는 말로 들린다.
왜 그런 문제를 이제 와서 느끼게 되었는가. 노무현은 지금까지 자신이 대한민국(大韓民國)에서 정치자금 부분에선 가장 깨끗한 사람이라고 선전(宣傳)해오지 않았나. 나도 보통 정치인과 비슷한 모금활동(募金活動)을 했다고 고백(告白)한 다음 그런 이야기를 해야 설득력(說得力)이 있는 게 아닌가.
지금 총선(總選)을 치를 때 최소 10억원의 자금이 든다고 한다. 그런 수준으로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은 현실과의 괴리(乖離)를 좁히는 것이 될 수는 있을지라도 뇌물(賂物) 선거를 보장(保障)하는 것이 된다. 정치인들이 좀 어렵더라도 엄격(嚴格)한 룰(rule)을 유지(維持)해가면서 깨끗한 선거를 이룩해야 한다. 자금 모집력(募集力)이 약한 사람은 돈이 안 드는 선거 방도(方途)를 개발(開發)해야 할 책임이 있다.
야당을 향해 함께 과거를 고백하자고 하는 것은 교통순경한테 잡힌 음주운전자(飮酒運轉者)가 지나가는 행인(行人)들을 향해서 『왜 저 사람은 조사(調査)하지 않고 나만 잡느냐』고 대드는 모습을 연상(聯想)시킨다. 보통 사람들에겐 「물귀신 작전(作戰)」처럼 느껴진다.
노무현의 대선 자금 문제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흥분(興奮)하는 것은 노무현이 유별(有別)나게 자신을 결백(潔白)한 정치인으로 선전해오면서 상대방을 부패분자(腐敗分子) 反개혁분자로 몰아간 그 위선(僞善)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盧대통령] “與野 대선자금 밝히자”
한나라 “물귀신 작전… 민주부터 공개하라”
조선일보 2003년 7월15일 18:24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5일 ‘굿모닝시티 게이트’에서 비롯된 민주당의 대선자금 논란과 관련, “이번 기회에 여야 모두가 대선자금의 모금과 집행 내역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고 여야가 합의하는 방식으로 철저히 검증받자”고 제의했다.
노 대통령은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을 통해 “작금의 논란에 관해 이제는 본인을 포함해 정치권 모두가 국민과 역사 앞에 진솔한 고해성사가 필요하다. 대선자금을 포함한 정치자금 논란이 정파간의 소모적 정쟁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정치개혁의 소중한 계기로 승화·발전돼야 한다. 이는 시대의 요청이고 국민의 요구사항”이라면서 이같이 제의했다.
문 실장은 공개 및 검증 대상이 되는 자금 범위와 관련, ▲대통령선거 운동기간은 물론 선거 준비 기간의 모금, 지출자금 ▲대선 후보 경선자금 등 대선과 관련된 자금 일체가 돼야 한다고 밝히고, “여야 합의로 특별법을 만들어 (후원 기업 등에 대한) 면책(免責) 규정을 둘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실장은 그러나 “개인적 비리는 면책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해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의 자금 수수와 대선자금 공개문제가 이번에 거론하는 면책에는 해당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측은 검증기구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를 전제로 특별검사든 검찰이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든 상관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거부의 뜻을 밝히고 민주당이 먼저 대선자금 내역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박진(朴振) 대변인은 “후안무치하게도 여야가 함께 대선자금 내역을 밝히자고 하는 얘기는 속보이는 호도책이자 물귀신작전”이라면서 “우리 당은 추악한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정치적, 정략적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가려는 어떠한 기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 신정록 기자 jrshin@chosun.com )
[轉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