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탄핵은 헌법에 의한 정당한 심판, 발비나 황(미 헤리티지 재단)
[해외칼럼]
발비나 황 Balbina Y. Hwang
美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
The Impeachment of President Roh: What`s Next for South Korea?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안이 지난 12일 찬성 193표, 반대 2표로 국회에서 가결됐다. 이로써 노 대통령은 국가수반으로서의 권한은 정지됐으며 현재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헌법재판소(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180일 이내에 탄핵심판을 내리게 되어있다. 따라서 앞으로 있을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한국의 민주주의 성숙도를 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 결정을 부결할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원상 복귀된다. 현재까지는 전 서울시장이자 온건성향의 고건 총리가 대통령으로서의 고유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발비나 황
국회의 노 대통령 탄핵사유
노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대통령 경선당시 불법 선거 자금 모금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노 대통령은 이와 같은 비리를 인정했으나 야당인 한나라 당이 불법선거자금을 사용한 것에 비하면 10분이 1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 최근 한국 검찰은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 당이 일부 재벌로부터 1천억 원대에 이르는 선거자금을 받은 사실을 밝혔다.
탄핵의 두 번째 사유로 4.15 총선을 앞두고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수반으로서 중립을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정치적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선거법을 위반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두루뭉술한 사과발언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 의하면 현재 한국 사람들의 70%는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되어서는 안 된다고 여기고 있다.
정당한 절차에 의해 이뤄진 탄핵
지금 당장의 한국 정치의 미래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의 탄핵 정국이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불투명한 경제 상황, 북한 핵 문제 그리고 한미동맹의 약화등 산적해 있는 현안과 함께 한국 정치가 혼돈의 소용돌이로 빠지게 될 것이며 국민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한국의 헌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며 한국의 헌정체제는 그 토대가 매우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탄핵 절차를 보면서 한국의 민주적 헌정체제가 얼마만큼 발전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실제로 과거 몇몇 한국의 대통령들은 쿠데타로 무능한 대통령들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함으로써 민주적 정권이양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은 것과 비교해 볼 때 더욱 그렇다.
물론 이번 한국의 탄핵 정국이 수주일내, 혹은 수 개월 내에 한국정치에 미칠 파장이 어떨것이가를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이 법에 따라 투명하고, 평화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대통령 탄핵과정을 포함한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보면 장기적으로 한국 민주정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美 헤리티지 재단 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