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조가(黃鳥歌)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예고했다.
翩翩黃鳥 (편편황조) 펄펄 나는 꾀꼬리는
雌雄相依 (자웅상의) 암수가 서로 정다운데
念我之獨 (염아지독) 외로운 이내 몸은
誰其與歸 (수기여귀) 뉘와 함께 돌아갈꼬
편편황조 - 국회안에서 펄펄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모습
자웅상의 - 양당이 대통령 탄핵안에 서로 뜻이 맞아떨어진 모습.
염아지독 - 개혁과 투명성을 추구하다 탄핵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 우리당
수기여귀 - 아 나는 언제 다시 대통령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노무현 대통령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그 어느 역대 대통령보다 깨끗하고 서민적인 대통령이라는 것은 모두가 인정한다. 그러나 대통령직은 깨끗함만이 우선이 아닌가 보다, 무릇 대통령직이란 일본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하여 수십만명이 한 순간에 목숨을 잃게 하는 등 자신의 깨끗함은 물론 생명존중 이념까지도 헌신짝처럼 내던질수 있는 그러한 사람을 요구한다. 개혁과 투명성만이 능사는 아니다.
국가 전체적인 측면에서 봐야 소모적인 당쟁과 오늘과 같은 탄핵정국을 막을수 있는 것이다.
예전에 황조가를 지은 유리왕이 그랬다. 그의 이름처럼 유리와 같은 맑고 투명한 삶만 추구하다보니 편편황조하는 적들이 이곳 저곳에 생겨나고 자웅상의하면서 왕따를 시켜 세력이 없고 홀로 외로워졌던 것이다. 그래서 황조가를 불렀던 것이다.
근래에 개봉되었던 안성기 최지우 주연의 피아노 치는 대통령에서 고등학교 여교사인 최지우가 대통령인 안성기에게 말썽꾸러기 딸을 대신하여 황조가를 한자로 백번을 쓰라고 시켰는데 이때 노무현 대통령도 황조가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따라 썼더라면 오늘날의 탄핵까지는 가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명심보감> 성심(省心)編에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수 없고 사람이 너무 살피면 친구가 없다고 했고, <채근담>에는 '산이 높고 험준한 곳에는 나무가 없지만 골짜기로 감도는 곳에는 초목이 무성하다. 물살이 세고 급한 곳에는 물고기가 없지만 연못이 깊이 고이면 물고기와 자라가 모여든다. 이처럼 지나치게 고상한 행동과 비좁고 급격한 마음은 군자로서 깊이 경계할 일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이념적으로 맑고 투명함을 추구하지만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속에서는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
노무현 대통령님!
친인척비리, 대선자금 분야등 너무 혼자만 깨끗해지려고 하셨던 것 아닙니까?
바다와 같이 크고 넓은 세상속에서 타인의 다양함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과 자신의 당만의 깨끗함만을 추구하신 것 아닙니까?
유리왕처럼 맑고 투명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최대의 약점은 외로움이고 세력이 클수가 없으며 그러한 외로움으로 인하여 유리처럼 언제 깨질지 모르는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가 탄핵이었던 것 같습니다.
맑고 투명한 상류는 좁고, 혼탁한 하류는 바다와 같이 넓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듯이 나와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고 원만하게 더불어 살아가는 처세술과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힘내시고 최지우가 안성기 대통령에게 시켰던 황조가를 한자로 193번 쓰시고 6개월 뒤 헌법 재판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더불어 사는 상생의 정치, 화합의 정치를 펼쳐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