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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현실, 그러나 희망을...

- 최악의 폭설현장에서 -

저는 농협보은군지부 지도과장 송재철입니다.
오늘(3월 7일) 오후 4시부터 폭설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그 동안 제설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피해 현장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해
발만 동동구르다가 이틀이 지난 오늘에야 관내 피해 농가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막상 눈으로 보니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더욱이 오늘 피해현장을 돌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보은지역의 심각한 피해 상황이
제대로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방송사에서 차량진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성의가 없어서인지
피해에 비해 언론에 자세히 보도되지 않아 답답하고, 은근히 화도 났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분들께 알리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수한면 교암리 박기열 조합원께서 몇년동안 정성껏 가꿔 오신 시설하우스 복숭아가
수확을 얼마 남겨 놓지 않고, 갑작스런 폭설로 인해 하우스가 내려 앉고,
가지가 부러지는 등 그 동안의 피땀어린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열하는 사모님의 모습이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참으로 하늘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무너진 시설하우스와 부러진 복숭아나무 가지가 참담함을 더했습니다.



수확을 앞둔 외속리면 구인리 이우직 조합원님의 시설하우스 방울토마토가 동사한 모습입니다.
이우직 조합원님의 방울토마토는 일본에 수출할 만큼 최고의품질을 자랑해 왔습니다.
몇년동안 피땀으로 이뤄 놓은 소중한 꿈 마져 날아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몇년동안 피땀으로 이뤄 놓은 소중한 꿈 마져 날아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마로농협의 조합원이자, 영농조합법인 마로낙우회의 TMR 사료공장이 폭설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무너진 천장을 보고 모두들 할말을 잃었습니다.



마로면 관기리 최광언 조합원님의 200여평 한우 축사가 붕괴되었습니다.
현장을 방문해 보니 아직도 놀란 소들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습니다.



마로면 관기리 조무영 조합원님의 양계장(600평)이 무너져 내려 닭 35,000마리가 폐사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장비와 인력 부족으로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아직도 닭들이 파이프 밑에 깔려 있고, 양동이 속에는 죽은 닭들이 수북이 쌓여 있어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번 피해로 첨단 사육시설이 완파 되어 버렸습니다.



35,000마리가 폐사하고 이번 참사에서 살아 남은 닭들이
공포와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입니다.



참담한 현실에 모두들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탄부농협 권규식 조합장님께서 허창억 조합원님의 시설하우스 피해 현장을 설명하고 계십니다.
허창억 조합원님은 새농민수상자 보은군연합 회장직을 맡고 계시며,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을 만큼 농업분야에서는 유명한 선도농업인입니다.



수확을 보름 앞둔 상황에서 갑작스런 폭설 피해를 입은 허창억 회장님께서는
물적피해 뿐만 아니라 정신적 충격으로 너무도 힘겨워 하셨습니다.



보은축협의 조합원이신 보은읍 지산리 최경기 조합원님의 젖소 축사 120여평이
이번 폭설로 인해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완파 되어 버렸습니다.



보은축협 직원분들께서 저녁 늦게까지 피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리셨습니다.

- 참담한 현실, 그러나 희망을... -

오늘 폭설피해 현장을 다니며 느낀 참담함과 서글픔을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농가의 이웃주민들께서 피해 농가를 찾아 위로하시는 모습과
각 지역농협임직원분들께서 피해 현장에서 땀흘리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그나마 큰 위안과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자연의 재앙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뼈에 사무치도록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왜? 하필이면 가득이나 어려운 농업, 농촌에 이런 재앙을 내려 주시는 것인지
참으로 하늘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하지만 그분들께서 결코 희망을 잃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농협가족을 비롯해 모든 국민들이 따뜻한 관심과 인정을 베풀어 주신다면
아마도 실의와 절망감에 힘겨워 하시는 농업인들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모두의 따뜻한 가슴과 인정을 호소해 봅니다.

끝으로 이번 폭설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힘겨워 하시는
농업인조합원 여러분들께서 하루빨리 용기를 되찾으시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 드립니다.

2004년 3월 7일 23:40

- 정의를 사랑하고 아름다운 현실을 꿈꾸는 송재철 올림 -
http://www.dragonheart.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