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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삼화태금공동투쟁19일째

공동투쟁 19일째(7월 4일)


광양제철소와 협력업체인 삼화산업, 태금산업의 불법을 동원한 노동자탄압에 맞서 가열찬 투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부인, 어린애들까지 투쟁의 대오에 합류하여 가족 전체의 생존권이 달린 투쟁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가장이 길거리를 헤매야 하는 현실앞에, 애들은 학교도 포기해야만 하는 절실한 투쟁이 되고 있습니다. 몇 년전 현대자동차의 투쟁을 아름다운 투쟁이라 이름 붙였지만 지금 우리의 투쟁은 처절한 투쟁이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눈물겨운 투쟁을 보면서도 거대자본 포스코와 협력업체인 삼화산업, 태금산업은 이익과 오만섞인 자존심만 생각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아무리 많은 노동자 가족들의 피눈물이 뿌려지더라도 눈앞의 이익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자본앞에 우리는 맞서 있는 것입니다. 힘들고 외로운 투쟁이지만 옆의 동지들 어깨를 곁고 나아갈 것입니다. 달리 물러설 공간조차 없는 현실이기에 얼마나 더 싸워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계속 전진할 것입니다.





18일째에는 온가족이 비를맞으며 오전 6시반부터 가두투쟁을 진행했습니다. 4살짜리 꼬마에게 비를맞으며 6킬로미터가 넘는 길은 무리였지만 3시간 동안 걸으며 가장이 탄압받아 암울하고도 억울한 현실을 알렸습니다. 광양제철소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또다시 2킬로미터를 걸어 제철소 본부앞에서 항의면담을 가지며 오후 3시반까지 함께하는 일정을 진행했습니다.


종일 비를 맞으며 걷고, �D춰서는 집회, 또다시 걸으며 우리가 원한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우리의 현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하며, 같은 처지에 놓여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깨어나 암울한 이 현실을 바꾸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수많은 시민들이 협력업체와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광양시 전체가 제철소와 연관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또는 자신 주위의 일이건만 힘든 투쟁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앞설 것입니다. 하지만 외면한다고 현실이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바꾸려는 수많은 노력이 쌓여도 힘든 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어떠한 형태로든 동참하는 것 이외에 답은 없습니다.





지금 일터에서 길거리로 나온 지 한 달이 다되어가지만 삼화산업은 교섭도 거부하고 있으며, 태금산업은 노조조차 인정하지 않으며 버티고 있습니다. 배후에 광양제철소의 온갖 조종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대자본 앞에 미약하지만 단결된 모습으로 하루하루의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이 현실을 바꾸는 그날까지 제철소 주변에 우리 투쟁대오는 존재할 것입니다.


-삼화 태금 공동투쟁본부-





광양제철소는 삼화산업과 태금산업의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라!





발신 : 삼화산업, 태금산업 가족대책위


수신 : 광양제철소장





이 지역에 광양제철소가 들어선 지 이미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우리의 남편과 아빠가 제철소에서 명절까지도 일해가면서 청춘을 바친 세월 또한 비슷하게 흘렀습니다.


큰 보람이나 자부심까지는 가지지 않았더라도 무난하게 직장을 지키고 가족들의 생계를 안정적으로 담당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공통적인 바램이었습니다. 이웃에 사는 포스코 직원들의 임금은 남편의 월급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몇배나 많았고 걸핏하면 쉬는 날이었지만 남편은 단 3일만을 쉬며 명절까지도 출근해야 했습니다. 먹고 살기엔 턱없이 부족한 월급이었기에 일이 있어도 년월차 휴가도 쓰지 못하고 돈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몸이 아파도 돈 때문에 출근해야 하는 남편의 뒷모습을 지켜보아야 하는 것이 우리에겐 큰 고통이었습니다. 남편이 그렇게 피땀흘리며 바친 청춘과 고통스런 직장세월을 거름삼아 언론에서 포스코는 1조 몇천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느니 떠들어대고 포스코 직원들은 성과급이라며 엄청난 돈을 받아오며 기뻐했지만 정작 우리에겐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좁은 소견이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똑같이 제철소에서 일하는 데도 포스코 직원들과 협력업체 직원인 남편과의 대우는 너무도 달랐기에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지만 그저 남편이 별탈없이 직장에 다녔으면 하는 생각에 월급이 적다고 불평한마디 못하며 지냈습니다. 그저 내가 몇푼이라도 벌어 보태야 생계가 가능했기에 일자리를 찾아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나가며 힘들어하는 내모습을 보고 안쓰러웠는 지, 남편이 임금이 너무 적어 못살겠다며 노동조합에 가입했다고 말했을 때 걱정도 많이 됐지만 말릴 수 없었습니다.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남편이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며 길거리로 나서는 횟수가 늘어지자 여기저기에서 협박전화가 걸려오고 남편 때문에 직장이 없어질 거라며 추천인인 포스코 직원과 회사 사람이라며 늙으신 부모님에게까지 욕설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노조활동 때문에 직장이 없어진다는 것이 내가 가진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혹시라도 잘못될까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노조가 경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고 해서 포스코에 창고 하나를 반납했고 수십명을 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해고를 당한 집은 옆에서 보기에도 안쓰러웠고 날마다 싸우는 모습의 연속이었습니다. 이혼한 가정이 여러집 생겼고 정말 끔찍했지만 해고로 싸우다 자살한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회사는 임금을 적게 주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해 직원들을 감시하고 포스코는 뒤에서 많은 지원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계약해지 한다고 공문도 여러차례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회사가 대화나 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직장폐쇄나 해고를 통해 조합원들을 탄압하는 것이 포스코가 뒤에서 조종하기 때문이라고 들었고 주위에서 부인네들이 수군거리는 것도 이와 같았습니다.





남편이자 애들 아빠가 비를 맞아가며 새벽부터 도시락싸들고 길거리로 나선 지도 벌써 20일이 넘었습니다. 집안의 가장이 직장에서 일하지 못하고 길거리를 헤매는 것을 보다못해 애들 학교까지 보내지 못하고 같이 나섰습니다. 협력작업일반약관과 포스코가 보낸 공문 내용이 언론과 여러 단체에서 문제있다고 성명서를 낸 것을 들고 이렇게 광양제철소로 오게 되었습니다.


광양제철소는 아니라고 하지만 우리도 듣는 귀가 있으며 생각하는 머리가 있습니다. 그동안 십여년이 넘게 지켜봤을 때 포스코가 항상 노조활동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노사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관여하고 있어서 문제가 장기화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가족들은 광양제철소에 요구합니다. 먹고 살기에 턱없이 부족한 돈을 주면서 돈이 적다고 말도 못하게 만드는 감시와 협박을 즉시 중단해 주십시오.





또한 협력업체는 포스코측이 입김만 불어도 놀라는 업체인데 이렇게 장기간 직장폐쇄를 하면서도 노조를 없앨 궁리만 한다는 것은 광양제철소의 묵시적인 동의가 있기 때문일 것이므로 이를 즉각 중단해 주십시오.





광양제철소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렇게 장기간 동안 길거리를 헤매는 것을 원청사로서 간과하지 말고 즉각 사태해결에 나서십시오.





포스코 직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임금과 휴일, 거의 존재하지도 않는 복지 혜택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막대한 이익에 대해 협력직원들도 분배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여 주십시오.





2003년 7월 4일 삼화, 태금 가족 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