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모든 상업매체에서 아주 유용하게 써먹고 있는 이른바 얼짱, 몸짱 신드롬이 방송사의 뉴스진행자들에게도 예외일 수는 없나 보다. 아니 모 포털사이트에서는 네티즌들을 상대로 얼짱 아나운서를 선정하는 이벤트까지 열렸던 추세이고 보니 어쩌면 그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와 같은 현상은 매우 우려할 만한 극도의 외모지상주의라는 명제에 다수가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이에 열광하고, 닮기를 갈망하는 이중성이 지금 우리 내부에는 함께 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이중성은 종종 다른 형태로도 표출되어진다. 사회가 겉보기에 좋은 사람들만을 선호하고 인정하려 하니 그렇지 못한 이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때때로 공정성과 합리성을 잃은 분노로 분출되고 마는 것을 곧잘 발견하게 된다.
막연히 외모가 수려한 사람은 미천한 능력자라 할지라도 오로지 특출한 얼굴이나 몸매덕분에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고 있다고 비난하는 것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새롭게 단장한 주말 SBS 8시 뉴스를 진행하게된 윤현진 아나운서에 대한 비난이 게시판에 적잖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이는 몇 달 전 타방송사의 신인급 여성 아나운서가 앵커를 맡은 이후에 이를 비난하는 글들이 급격히 올라왔던 것과 흡사해 보인다. 게 중에는 나름대로 논리적이고 애정 어린 충고성 글들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지나친 인신공격성 내용이 주류를 이루었다. 아마도 그녀가 단지 빼어난 외모 덕에 능력에 맞지 않는 자리를 차지했다고 생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러한 시청자들의 어긋난 불신에는 과거 관행과도 같았던 여성앵커를 단지 뉴스의 꽃처럼 장식해온 방송사 스스로의 책임도 적지 않다.
그저 예쁜 것에만 매달리고 열광하는 것도 문제지만 예쁘기 때문에 비난받아야 하는 부당함도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결국 시청자들의 왜곡되고 미성숙한 불신풍조도 애초에 방송사의 부추김이 컸으니 그 해결의 실마리도 방송에서 풀어야 할 일이다. 인내심을 갖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