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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학벌 사회를 해소해야한다는 주장을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방송 통신 대 졸업 식에서 한국 사회의 학벌 주의에 대해서 말을 몇 마디 했군요.



"학벌 사회가 교육 문제의 주 원인이다."

"학벌이 아니라 실력으로 평가 받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자."

"대학에 순위를 매겨 한 줄로 세우기 때문에 중등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않는다."

"학벌 사회는 그 자체가 정의롭지 못한 만큼 반드시 해소돼야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방송 통신 대 졸업 식에서 이런 말을 했다는데요. 이 발언들 중에는 옳은 말도 있습니다.



"학벌이 아니라 실력으로 평가 받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자."

"학벌 사회는 그 자체가 정의롭지 못한 만큼 반드시 해소돼야한다."



이 두 발언은 아주 적절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두 문장은 그다지 적절했다고 보기가 힘들군요.



능력도 없는데 서울 대, 연세 대, 고려 대, 이화 여대, 과기 대, 포항 공대 등 소위 한국의 명문 대학 출신들이라고해서 무조건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나은 대우를 받는 일은 없어져야 마땅합니다. 문제는 학벌 주의가 한국의 이른바 명문 대학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학벌 주의의 원인이 대학에 순위를 매기는데 있는 것 같이 말을 했는데요. 옳은 주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학벌 주의의 근본 적인 원인은 초중고 교육에서 편법을 쓰기 때문이고, 꽤 많은 대학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공부를 게을리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초중고 과정 동안 어떻게 해서든지 명문 대학에 입학만 하고보자라는 생각 때문인 것입니다. 자연히 교과 내용 암기에 (편법에) 치중하게됩니다. 대학에 순위를 매기는 것은 어쩌면 경쟁 사회에서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입학 성적에만 순위를 매기는 것은 (암기 능력 평가) 안됩니다. 전체 적인 학문 적인 명성과 연구 성과, 졸업 생들의 수준 등 종합 적인 대학 평가 제도가 필요한데 아직 한국은 그 제도가 정착되어있지않습니다.



학벌 주의를 옳게 해소하는 길은 한국의 명문 대에서 실질 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내는 것입니다. 서울 대에서는 한국 내에서의 서울 대의 명성에 걸맞는 인재를 양성해야하고, 과기 대에서는 과기 대의 명성에 걸맞는 이공 계 인력을 길러내야하고, 포항 공대 졸업 생들은 기업에서, 연구 소에서 일을 하면서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말입니다.



"역시 포항 공대 출신답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학에 순위를 매기는 것에 부정 적인 입장인데요. 한국의 문제는 대학에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순위가 변하지않고 항상 똑같다는데 있습니다. 전체 평가에서, 분야 별 평가에서 순위가 큰 변동은 없더라도 매년 조금 씩은 바뀌어야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과거 몇 년간 종합 평가에서 하바드 대가 1위를 차지하다가 최근 2~3년 동안은 프린스턴 대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외의 순위도 매년 조금 씩 바뀝니다. 매년 학생들의 수준이 조금 씩 달라지고, 교수들의 연구 실적에서 차이가 나고, 교수 대 학생 비율이 달라지고, 졸업 생들의 수준과 초봉이 달라집니다. 그에 따라서 대학의 순위가 매년 바뀝니다. 이공 계 분야도 대략의 순위는 일정합니다만 (10위 권 안에 들어가는 학교들은 비교 적 안정 적으로 순위를 유지합니다.) 그 외의 학교들은 매년 순위가 바뀝니다. 10 위권 안에서도 매년 조금 씩 변동이 있습니다. 그만큼 미국의 대학들은 매년 우수한 교수와 학생 유치에 노력을 많이 기울입니다. 그만큼 미국의 대학 교수와 학생들은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합니다. 연구하고 공부하는데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입니다.



지금 서울 대 등 한국의 명문 대학교 중에 전 세계에서 여러 분야의 학문 적인 권위를 골고루 인정 받는 학교가 몇 군대나 있습니까? 현재 한국에서는 이공 계 기피 현상이 심하죠. 현재 한국의 명문 대학 중에서 이공 계 학과의 전반 적인 수준이 전 세계 50위 권 안에 들어가는 학교가 몇 군데나 있습니까?



저는 다른 나라는 잘 모르구요. 제가 살고있는 미국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공 계 중에서 분야 중에서 물리 학의 예를 들면요. 하바드, MIT, 스탠포드, CalTech, 버클리, 프린스턴 대 등이 세계 최고 임을 자부합니다. 다른 공과 대학 분야에서는요. MIT, 스탠포드, 버클리가 세계 최고임을 자부합니다. 그 외에 이공 계 분야에서도 미국의 10위권 까지의 사립 명문 대와 5위권 까지의 주립 대들이 세계 최고임을 자부합니다. 이런 세계 최고 수준 임을 자부하는 대학에서 수많은 교수와 학생들이 잠자는 시간을 잊어가면서 연구에 몰두합니다. 이런 기초 과학과 공학 분야의 연구 개발 노력이 미국의 기술 경쟁 력을 뒷받침하는 기반입니다. 물론 미국의 명문 대학들도 다른 세계의 명문 대학 보다 (미국 내 타 명문 대 포함) 앞서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입니다. 결과는 매년 순위 변동으로 나타납니다.



현재 한국은 이런 연구 활동의 기반이 절대 적으로 약합니다. 그러다보니 대학의 순위가 항상 정해져있습니다. 학벌 주의 문제가 거론될때마다 서울 대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서울 대가 종합 평가에서 1위를 독차지했기 때문에 서울 대가 학벌 주의의 원인으로 비난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만약 종합 평가에서 (졸업 생들의 초봉 수준 등 포함) 서울 대가 1위를 독차지하지않고 한국 내 다른 대학들이 1위를 차지할 때도 있다면 한국 사회가 학벌 사회라고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서울 대가 1위를 차지할때도 있고, 과기 대가 1위를 차지할 때도 있고, 포항 공대가 1위를 차지할때도 있고, 또 기타 연대, 고대, 서강 대, 부산 대, 경북 대, 전남 대, 전북 대, 충남 대, 충북 대, 강원 대가 종합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할 때도 있다면 한국 사회는 더 이상 학벌 사회가 아닌 것입니다. 세부 박사 과정 순위가 분야 별로 전부 다른 대학이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학벌 사회 해소가 아니겠습니까?



현재의 한국 사회가 학벌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것은 대학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연구와 공부를 게을리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까지 대학에 입학하기위해서 편법을 쓰면서 입시를 준비하고, 정작 대학에 입학해서는 공부를 안하니까 한국 사회가 학벌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대학 교수들이 연구 활동에 큰 관심이 없으니까 한국 사회가 학벌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언젠가 방송에서 한국 내 대학 중 수십 군데의 대학이 최근 몇 년 동안 논문 발행 건수가 단 한편도 없었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바로 그런 점이 한국을 학벌 사회로 만듭니다. 대학에 순위를 매기기 때문이 아닙니다.



한국의 명문 대 학생들이 공부를 안하면서 아무 문제없이 졸업하고, 능력도, 실력도 없이 한국 사회에서 대우를 받는다면 한국 사회는 학벌 사회이고 명문 대가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꽤 많은 대학의 교수들이, 학생들이 공부를 안합니다. 연구 활동에 관심이 없다면, 학생들을 더 열심히 가르치는데 관심이 없다면 뭐하러 대학 교수가 됩니까? 대학 공부를 하기싫다면 뭐하러 대학에 입학합니까? 대학 교수들이 연구 활동에 열성을 보이지않고, 고등학교 과정까지 편법으로 입시 준비하고, 대학에서는 공부에 전념하지않는 한국의 학생들의 면학 태도가 한국 사회의 학벌 주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방송 통신 대 졸업 생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한 것 같은데요. 노무현 대통령은 더 중요한 것을 잊은 것 같군요. 노무현 대통령은 한국 전체의 대통령입니다. 방송 통신 대 졸업 생들만을 위해서 일하고, 방송 통신 대 졸업 생들만을 격려하는, 방송 통신 대 만의 대통령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방송 통신 대 졸업 생들을 격려하려했다면 이런 격려의 말 정도가 적당하지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방송 통신 대 교수들도 열심히 연구 활동을 하고, 방송 통신 대 학생들도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 대 등 명문 대 학생들에 못지않은 실력을 길러주십시오. 그래서 방송 통신 대 졸업 생들도 사회에 진출해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주시고, 서울 대 졸업 생에 못지않게 한국 사회 발전에 공헌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