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직업에 전문가적인 소양과 그 분야에 최고봉을 이룬 사람을 우리는 匠人이라 부른다. 이들의 기술은 대부분 자신의 세대에서 사장되지 아니한다. 주로 자식 중에 누군가가 이러한 직업을 가업으로 물려받아 그 명성과 기술력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匠人들에게 보여 지는 몇 가지 공통점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 “代를 잇는 家業”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匠人은 자기의 직업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고난에 찬 여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자식에게 그 비법을 전수하게 되는데 이로써 “代를 잇는 家業”이 되는 것이다.
政治에서도 匠人時代가 열릴 전망이다.
서울 중구에서 2대째 국회의원을 해온 정대철의원의 아들이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이유로 3대째 국회의원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능력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이쯤 되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자기를 3대째 굽는 匠人이라면 모를까, 정치인이 3대째(어쩌면 4代나 5代까지) 할 수 있다는 그 오만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명예회복은 재판정에서 할 일이지 政治가 어찌하여 명예회복의 전당이 되어야 하는지 개탄스럽다.
일부언론에서는 이 출마자가 28년 전의 정의원과 똑 같은 상황이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어찌 똑같은 상황인지 묻고 싶다. “3.1구국선언”과 어렵게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하고자 했던 다수의 국민들 가슴에 비수를 꽂은 “굿모닝시티 뇌물수뢰”가 어찌 똑 같은 상황으로 인식되는지 기자의 자질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 아버지 때문에 자식이 불이익을 당하는 연좌제는 싫으나 아버지의 지역구(조직)을 물려받아 정치를 세습하는 것은 더욱 싫다. 만약 정치가 匠人情神이 필요할 만큼 고난의 길이라면 자식에게 지역구를 물려줄 정치인이 있을까?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들의 정체성을 엿보게 한다. 확실한 입장을 밝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