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충훈고 배정받은 학생입니다.
오늘 뉴스투데이에서 학교 배정에 관한 문제가 보도되었듯이,,
이 글로써 충훈고 배정에 반발이 이는것은 결코 단순한 이유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한번 밝히고 싶습니다.
고교배정 결과발표날 원치않던 학교에 배정된 설움으로 우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저는 그저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이때까지 석수동이- 어느정도 떨어진 곳인지. 어떻게 가야하는 곳인지 잘 몰랐습니다.
첫번째 충격은 상상초월의 거리와, 쉽지않은 등교, 하교길이 내 앞에 닥쳤다는걸 실감했을 때였습니다..
그래도 /// 전 근거리 원거리 따지지 않아요. 멀어도 갑니다.
왜냐면 충훈고는 신설학교인 만큼 새 건물이고 무엇보다 최신시설을 갖출거라 했으니까요.
안양고에 예비소집간날 ...
교육청관계자 님의 언변력에 전 별 심각성을 전혀 못 느꼈습니다.
아마 여러 학생분들도 그러셨을거예요. 단지 몇몇 학부모님들의 우려섞인 질문에 신설학교의 부족함을 새삼 느끼긴 했지만 저는 오히려 기대감을 갖기 시작했었죠.
그러나 /// 이때 부터 차츰 뭔가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두번째 충격, 비극적으로 신설학교에 들어간다는 것은 간단한것이 아니더군요.
아직 공사중인 학교와 입학후에도 급식시설 교실완공 이 보장되지 않는다는것...
이것부터 좀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 가봤죠. 제가 배정된 학교이고 '우리 학교'가 될 학교이니까요.
가관이였습니다.
저는 공사중인 정신없는 학교 모습에 실망한것이아니라 공사를 하고있는 사실 그 자체에 화가났습니다.
공사중인 아저씨, 당시 와 계셨던 교육청관계자님 두분 모두 입학전까진 정리가 되어있을것이며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셨지요.
우리 부모님,, 걱정 정말 많이하셨습니다. 이 학교가 과연 완공이나 될지 말이죠...
이때까지 저는요. 좀 화가나긴했어도 공사일정을 믿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시설좋은 충훈고에 입학할수 있으니까요... 좀 한심하게 느껴지시나요?
어쩔수 없이 밝히건데, 학교부지의 환경이 문제가 된다면 충훈고에 바퀴라도 달아우리집앞으로 끌고오고 싶은것이 며칠전까지의 제 솔직한 심정이였습니다.
그런데요///
학교를 한번, 두번, 세번 가보면서..
저의 마음 한구석에나마 남아있던 충훈고에 대한 애착감이 싹 가시더군요.
이젠 공사중인 학교에 대해 화가나는 것이아니라.
교육청의 태도도 저를 화나게 하는 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지금은 충훈고등학교라는 건물이 자리잡고 있기때문에 어쩌면 들춰말하는 것이 의미없을 지도 모르지만 고등학교 부지, 정말 잘 못 선택된겁니다. 페인트공장, 버스정류장, 고속터널...무슨 공장도 아닌 학교가 이러한 지역에 배치된다는 사실이 납득되세요?
페인트공장.. 이건 일차적으로 별 해가 없다고 해볼게요..
버스정류장.. 버스가 주차하고 나가면서 내뿜는 매연들.. 생각해보세요. 버스들은 들락거림이 잦기때문에 시동을 계속 켜놓는 경우가 많거든요.
고속터널.. 앞으로 지어집니다. 자동차가 말그대로 고속으로 지나다니죠. 지금 하천 건너로 있는 도로의 소음도 시끄러운데 충훈고 바로 옆이라는건. 무시할수 없는 소음이 될테죠.
충격 한가지 더 //
페인트공장 바로 옆, 건물이 하나 더 있다는걸 알게되었는데요.
지도상으로는 '환경사업소' 라는 명칭을 가진 또하나의 공장이였습니다.
환경사업소.. 잘 아실지 모르겠지만 빌라같은경우 흔히 말하는 '정화조' 청소할때 전화하는곳이 바로 '환경사업소'입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하는일이 '분뇨처리'이구요. 즉 '분뇨처리장'이 충훈고 옆에 있었던 거였죠.
밤에 가보니 분뇨처리장에서 나오는 증기와 함께 '덩' 냄새,, 악취가 풍겨왔습니다.
저를 비롯한 여러 학생님들!!
우리는요 아침부터 적어도 밤 9시 10시까지는 야간 자율학습을 하며 14시간을 학교에 있어야 합니다.
악취? 창문닫으면 된다.
범죄우발지역? 말도 안되는 소리다.
이런 간단한 단답형으로 끝날 만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이 되요.
우리야 말로 직접 학교를 다닐 학생으로서 앞날까지 고려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저도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완성되지도 않은 학교의 시설에 혹하여 충훈고에 애착감을 가진적이 있으나.
충훈고의 진실을 알아가면서 갈수록 더해가는 실망감엔 어쩔 도리가 없어집니다.
그와 함께 교육청에대한 반감아닌 반감도 더욱 커지고 있구요.
너무 극단적인 판단일지는 모르지만,
충훈고가 현재의 상황에서 입학생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모순적인 일이 될것 같습니다.
공부는 내 의지대로 하는 것- 자기 하기나름이라고 생각했지만,
거의 완성되어가는 건물이기에 아깝다는 마음이 절실하기도 하지만,
도저히 이런 상황에서 학생의 도리를 다한다는건 어려울것이라는 슬픈 확신이 섭니다.
혹, 제가 말한 이 사실들이 믿기 어려우시다면
직접 가보셨으면 해요.
저도 가보기 전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며, 사실 전 이런 사실들을 납득하기 싫을때가 많습니다.
우리들이 모두 웃을수 있는 학교를 다닐수 있길 절실히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