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사설] 정동영 당의장의 시대적·세대적 사명 에 대해서
(홍재희) ======= 먼저 열린 우리당의 당의장에 선출된 정동영 의원에게 축하의 인사말을 전한다. 방상훈의 세습족벌사주체제인 조선일보 사설은 정동영 당의장에게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한국사회는 근대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수십년동안 장기집권하면서 구조화된 구체제의 모순 해체와 함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세력으로 '판' 갈이를 하고 있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있다.
(홍재희) ======= 그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파열음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커다란 충격파를 한국사회에 안겨주고 있다. 또한 경천동지 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변화 못지 않게 한반도 주변의 국제정치도 격렬한 지격 변동을 통해 한국사회의 늦 대응을 온유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적인 격동의 시기에 정신적 여당으로 인식되고 있는 소수정당 열린 우리당이 총선을 앞두고 하의상달식의 선출과정을 거처 당의 상층 지도부를 결성한 것은 변화와 개혁을 지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의미를 전달해 주고 있다.
(홍재희) ====== 정동영 체제의 열린 우리당은 민주당과의 분당을 통해 새로운 정당체제를 출범시키는 명분으로 개혁을 내세웠다. 그러나 열린 우리당이 내세운 개혁의 실체를 우리 국민들은 아직까지 체감할 수 없었다.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이나 정당자금사용의 개정 선거구제도의 변화는 개혁을 위해 필요한 수단이나 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일 수 없고 목적 자체일수는 없다.
(홍재희) ====== 더욱이 의원수의 충분한 확보가 집권여당의 각종법안의 통과에 필요조건은 될 수 있으나 그것이 곧 질적인 개혁을 담보할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의미에서 접근해 볼 때 정동영 당의장의 경우도 지금까지 신선한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선보인 것은 있으나 피부로 와 닿는 정치적 리더십을 통해 난국을 슬기롭게 돌파해 나가는 정책수행능력을 보여준 것은 아직까지 아무것도 없다. 그러한 측면은 앞으로 총선을 앞두고 정동영 당의장이 풀어 나가야할 할 긴급 숙제라고 본다.
(홍재희) ======= 정동영 당의장과 열린 우리당이 표방하고 있는 정치개혁 중에 중요한 것이 지역구도의 청산과 부패한 구시대 정치의 해소이다. 망국적인 지역분할 정치와 극복 돼야할 냉전수구 정치적 낙후성의 뿌리에는 국제 정치적으로 미국의 한반도 분할정책에서 비롯된 남북의 분단체제가 그 똬리를 틀고 있고 그러한 틀 속에 국내 정치적으로 하나의 이데올로기만이 강요된 가운데 정치적 이념이나 사상 그리고 계층의 관점에서 대변해 줄수 있는 정치적 선택이 자연스럽지 못했고 다양한 정치적 수요를 원천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개성없는 극우보수 정치만의 강요된 '판'속에 차별성 없는 정치인들을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투표장에서의 표심은 대안없는 지역적인 선택이었다.
(홍재희) ===== 이러한 지역갈등의 투표행태를 통해서 일그러진 한국민주주의의 퇴행적 인 고비용 저효율 정치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극복하고 정치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탈냉전시대인 이 시점의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아직도 냉전시대의 한미관계와 같은 시대착오적인 냉전적 질서로 만족해 하는 인식의 틀을 먼저 바꿔야 한다. 그래서 수평적 한미관계의 틀을 새롭게 짜나가야 한다. 그래야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남북의 변화된 협력관계를 고스란히 이어받아 안고 출범한 현정권의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서도 대북정책적 지렛대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홍재희) ====== 지금까지는 현정권의 대북정책이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남북관계는 김대중 정권때 보다 더 진일보된 방향으로 변화를 촉진 시켜야 그 열매로 한반도 냉전해체의 심화를 통한 북한과 남한사회의 이념과 사상의 정치적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한 계층의 정치적 욕구가 분화하면서 그동안 지역갈등구조가 독차지하고 있는 정치적 선택의 토양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게될 것이다. 그러한 역할을 근대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만족할 정도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미간의 냉전적 질서온존과 남북관계의 교착상태를 통해 남한사회 내부의 지역 분열적인 정치에 족쇄가 채워지고 발목이 잡혀있는 실정이다.
(홍재희) ===== 이러한 모순을 현정권과 정신적 여당인 열린 우리당이 극복해 나가야 하는데 한미관계와 대북문제에 있어서 진일보한 정책의 추진을 통해 한국의 지역갈등구조의 구체제적인 ' 판'을 극복하고 정치개혁을 추진해 나가지 않고 남한사회 내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인 구태정치와 지역갈등현상을 극복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실현가능성 없는 찻잔속의 개혁에 불과할 것이다.
(홍재희) ====== 단적인 예를 하나 든다면 냉전수구세력과 비교해서 진보적 성향의 개혁적인 노무현 정권이 집권한 초기에 송두율교수가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급격하게 우경화 되버린 한국사회의 냉전수구적인 메카시적 돌풍현상을 놓과 봤을때 그러한 작은 사건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며 이데올로기적인 포용성의 측면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인 한국사회를 보면 한미관계와 남북간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없이 남한사회내부의 현상적인 변화 의 수단을 통한 근본적인 개혁 운운하는 목소리의 이율배반적인 한계를 우리사회는 실증적으로 체험했다.
(홍재희) ===== 그러한 취약한 구조속에서 냉전적인 지역분열정치의 촉매인자들이 활발하게 성장해온 것이 한국정치의 지금까지의 실상 이라고 볼수 있다. 이렇듯이 한국사회의 개혁은 현상의 변화가 아닌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전제로 해야 성공할수 있기 때문에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정동영 체제의 열린 우리당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홍재희) ===== 정동영 당의장과 열린 우리당은 지난 1년동안 개혁세력의 분열이 조. 중 . 동과 해체 돼야할 한나라당의 죽어가는 냉전 정치적 생명을 유지시키는데 중요한 '수구적 양식' 이 됐었다는 역설적 현상 속에서 노무현 정권이 한줌도 되지 않는 수구세력들의 행태에 취약하게 노출돼 심하게 흔들렸던 경험 속에서 심오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정동영 당의장과 열린 우리당이 내세우는 정치개혁과 지역갈등해소를 위한 정치적 노력의 밑바탕에도 지역과 이념 계층간 세대간의 갈등과 분열적 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통합의 명분이 깔려 있을 것이다.
(홍재희) ====정동영 당의장과 열린 우리당은 앞으로 사분 오열된 범개혁세력의 흐트러진 민심을 하나로 모아 힘찬개혁의 동력으로 활용해 조선일보의 방씨 족벌로 상징되고 있는 언론권력을 포함한 냉전수구정치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 '정치의 판'을 갈아치우는 역동적인 정치적 액션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민주세력의 통합을 추진해야한다. 그래야 개혁의 힘찬 동력을 기대할수 있다.
[사설] 정동영 당의장의 시대적·세대적 사명(조선일보 2004년 1월12일자)
사실상의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어제 전당대회를 열고 정동영 의원을 새 당의장에 선출하는 등 체제정비를 마쳤다. 51세인 정 당의장의 당선은 3김 시대 이후의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정 당의장은 전국적으로 높은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고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달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입당이 예정된 열린우리당은 출범부터 지금까지 사실상의 여당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당으로서 무엇을 해왔는지 아는 국민은 드물며 아마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할 것이다. 오죽하면 현 정치구도를 여무야대(與無野大)라고 부르겠는가.
이는 의석수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열린우리당 출범 이후 국정현안은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이라크 파병, 한·칠레 FTA, 예산안 등 한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여당의 그 누구도 이런 문제에 몸을 던져 정책을 개발하고 야당과 국민을 설득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대통령과 거꾸로 가면서 국민을 헷갈리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이라크 파병 문제가 대표적이다.
열린우리당은 4월 총선에서 승리하면 물론이고 패배하더라도 끝까지 노 대통령과 함께 국정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국정 책임이란 제 마음에 드는 일만 하고 싫은 일은 방치하는 것이 아니다. 국익이라고 판단되면 내키지 않더라도, 비난을 받더라도 그 짐을 져야 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내세우는 개혁도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이 정말 명실상부한 집권당이고자 한다면 세계의 상황과 동북아의 형세 속에서 한국이 놓여 있는 위치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그에 따라 국가의 활로를 개척할 진정한 의미의 개혁을 다짐해야 한다.
‘코드 개혁’과 ‘파당(派黨) 개혁’이 이 나라를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지난 1년간 충분히 지켜봤을 것이다. 정 당의장의 시대적·세대적 사명은 열린우리당을 나라를 살리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데 있다. 입력 : 2004.01.11 17:3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