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설] '백제없는 백제 마을' 되나 대해서
(홍재희) ====== 방상훈의 세습족벌사주체제인 조선일보 사설은
" 국비와 지방비 등 무려 4500여억원을 들여 충남 부여에 짓고 있는 백제역사 재현단지가 고증 부족과 부실 시공 등으로 ‘백제 없는 백제 마을’이 될 것같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1998년 외환위기를 맞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신라문화권 개발에 비해 낙후돼 있는 백제문화를 복원시키고 관광수익을 늘린다는 취지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강행한 사업이 알맹이인 ‘백제’가 실종된 채 진행되고 있어 당초 목적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는 이야기다. 2005년 개장 계획이라면서 공정은 50%에도 못미친다고 한다. "
(홍재희) ====== 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구려. 백제. 신라를 통칭하는 삼국시대의 '문화권 개발' 이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 됐다고 본다. 어떠한 형태의 문화 이건간에 공동체의 지나간 역사적 의미가 담긴 문화는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후손들이 해야할 곧 최상의 의무이고 책임이라고 본다. 그래도 굳이 '문화권 개발' 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면 지금까지 발굴된 백제문화를 길이 보존하는 것이 곧 개발이고 묻혀진 역사를 밝혀내는 것이 곧 개발이라고 본다.
(홍재희) ===== 한가지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조선시대의 고궁인 경복궁 내에 현대식 건축물로 국립박물관을 건립해 유서깊은 고궁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을 ' 문화권 개발' 로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것은 개발의 외피를 걸친 문화적인 파괴행위일 뿐이다. 조선사설은 그러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나 문화의 복원은 개발 이라는 의미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개발이라는 의미로 접근한다면 그것은 문화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 됐다고 본다.
(홍재희) ======= 조선사설은
" 역사의 관광자원화는 돈만 들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지나간 역사의 유적들을 실물 자료를 통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려는 고증적 연구와 함께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혼을 깃들게 하려는 예술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후세인들의 감동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수 있는 법이다. 문헌상·고고학상 아무런 근거자료도 없이 이건 백제인의 집이고 이건 백제인의 옷이라고 얼렁뚱땅 만들어 놓는다면 누가 그걸 백제문화의 ‘재현’이라고 믿고 감동을 느끼겠는가. "
(홍재희) ======= 라고 주장하고 있다. 원형복원과 고증적 연구 그리고 문헌이나 고고학상 근거자료 없이 백제시대의 건축물을 졸속으로 재현 한다고 조선사설은 비판하고 있다. 한반도에 뿌리를 내린 한민족에 있어서 고구려. 백제 . 신라의 3국시대와 한반도 남부의 가야국 등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일제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는 일제에 의해 왜곡된 역사를 체험했고 또 분단체제 속에서 비정상적이고 기형적인 한국적 민주주의? 체제속에서 정치적 의도에 의해 3국시대의 역사에 대한 연구도 부실하게 진행돼 왔던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홍재희) ====== 신라시대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고구려와 백제사연구에 대한 남한사회의 3국시대 와 가야국가 문화 연구에 대한 편식현상을 오늘자 조선사설의 ' 백제문화권개발' 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서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실증적 자료의 발굴은 없고 현실적인 보존의 의욕만 앞서는 정치적 결정이 부실한 백제문화의 복원에 일정정도 기여? 한 측면은 배제할 수 없으나 이러한 백제시대의 연구와 문화보존의 부실한 현실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는 점을 놓고 봤을 때 조선사설의 주장대로 부정적으로만 접근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홍재희) ======= 조선사설은
" 백제사의 부활과 관광자원화는 부여는 물론 모든 백제문화권 주민들의 바람이었지만 여기에는 몇가지 전제가 필요했다. 고구려나 신라에 비해 백제는 관련 자료가 태부족이어서 애초 ‘복원’이니 ‘재현’이니를 얘기하려면 더 오랜 연구와 축적이 필요한 것인데 이를 정치적 목적으로 서둘렀던 게 단추를 잘못 낀 것이었다. "
(홍재희) ======= 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나간 역사와 문화에 대한 복원이나 재현은 완벽할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오랜 역사가 지난 후세에 복원하고 재현시킨다는 것은 지나간 역사 시대의 인물들이 아닌 후세들이 고증과 제한된 실증적 문화연구 자료에 근거해서 지나간 역사와 문화에 접근할 수밖에 없는 시 . 공간의 간극이 실존하기 때문에 완벽한 재현이나 복원은 일종의 신기루에 불과하고 어느 정도 그 당시 역사적 체취를 체감할 수 있게 할수 있느냐 라는 의미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홍재희) ===== 그렇기 때문에 지나간 역사나 문화의 완벽한 재현과 복원은 불가능하고 미완의 단계에서 새로운 유물발굴과 고증을 통한 부단한 연구 그리고 후대의 노력에 의해서 미래지향적으로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역설 자체가 역사와 문화에 대한 올바른 접근태도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접근해 본다면 고구려나 신라에 비해 자료가 태부족이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완의 상태에서 더욱더 새로운 역사적 사실 발견을 전제로 한 '백제연사연구단지' 사업은 더욱더 강한 추진력을 보여 줘야한다.
(홍재희) ====== 조선사설은
" 개관이 늦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이제부터는 그동안의 학계 연구성과라도 최대한 반영하고 현상황에서 가능한 최선의 고증을 통해 역사에 남을 ‘백제역사 재현단지’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한번 지어놓으면 쉽게 부술 수도 없다. 근거 불명의 건축물과 천박한 복제품 투성이의 백제촌이라면 백제사에 대한 모욕이자, 지역주민을 얕잡아보는 행위로 그치고 말 것이다. "
(홍재희) ======= 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차피 역사의 연구는 완벽할 수 없고 항상 새로운 유물의 발굴과 새로운 학설 그리고 다양한 고증을 통해 과거에 대한 실체적 접근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미완의 여백을 남긴 채 시작해도 흉이 될 것은 없다고 본다. 가시적인 성과에 치중하기 보다 잃어버린 역사 묻혀버린 역사를 복원하고 재현한다는 의미로 접근해 ‘백제역사 재현단지’의 이벤트성 행사 위주의 예산투입액수의 상당 부분을 ‘백제역사 재현단지’의 이론적인 구성을 탄탄하게 하는 학술연구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해 잃어버린 역사를 묻혀버린 역사를 되찾는 접근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 그렇게 한다면 조선사설이 주장하고 있는 '백제없는 백제 마을' 이아니라 백제인의 고색찬란한 숨결이 살아 숨쉬는 백제 마을이 21세기인 이시대에 형성될수 있을 것이다.
[사설] '백제없는 백제 마을' 되나(조선일보 2004년 1월11일자)
국비와 지방비 등 무려 4500여억원을 들여 충남 부여에 짓고 있는 백제역사 재현단지가 고증 부족과 부실 시공 등으로 ‘백제 없는 백제 마을’이 될 것같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1998년 외환위기를 맞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신라문화권 개발에 비해 낙후돼 있는 백제문화를 복원시키고 관광수익을 늘린다는 취지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강행한 사업이 알맹이인 ‘백제’가 실종된 채 진행되고 있어 당초 목적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는 이야기다. 2005년 개장 계획이라면서 공정은 50%에도 못미친다고 한다.
역사의 관광자원화는 돈만 들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지나간 역사의 유적들을 실물 자료를 통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려는 고증적 연구와 함께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혼을 깃들게 하려는 예술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후세인들의 감동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수 있는 법이다. 문헌상·고고학상 아무런 근거자료도 없이 이건 백제인의 집이고 이건 백제인의 옷이라고 얼렁뚱땅 만들어 놓는다면 누가 그걸 백제문화의 ‘재현’이라고 믿고 감동을 느끼겠는가.
백제사의 부활과 관광자원화는 부여는 물론 모든 백제문화권 주민들의 바람이었지만 여기에는 몇가지 전제가 필요했다. 고구려나 신라에 비해 백제는 관련 자료가 태부족이어서 애초 ‘복원’이니 ‘재현’이니를 얘기하려면 더 오랜 연구와 축적이 필요한 것인데 이를 정치적 목적으로 서둘렀던 게 단추를 잘못 낀 것이었다.
개관이 늦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이제부터는 그동안의 학계 연구성과라도 최대한 반영하고 현상황에서 가능한 최선의 고증을 통해 역사에 남을 ‘백제역사 재현단지’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한번 지어놓으면 쉽게 부술 수도 없다. 근거 불명의 건축물과 천박한 복제품 투성이의 백제촌이라면 백제사에 대한 모욕이자, 지역주민을 얕잡아보는 행위로 그치고 말 것이다.
입력 : 2004.01.10 18:12 53' / 수정 : 2004.01.10 18:45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