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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교육의 피해자... 기러기 아빠...

정말 공감이 갑니다. 매일경제 테마진단에 있던 글입니다.





기러기 아빠 ‘짬뽕제도’ 희생자





전 성 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미국으로의 조기 유학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자식을 지옥에서 탈출시켜주는 것이다. 한국이라는 ‘교육지옥’에서 넓고 자유로운 세상으로 탈출시켜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식에게 경쟁력을 구축시켜주는 것이다. 영어 하나 제대로 하면 한국 사회에서 그럭저럭 밥은 굶지 않는다는 경험칙이 부모로 하여금 무슨 고생을 하더라도 자식을 미국으로 내몰게 하는 것이다.


어느 부모치고 자식을 지옥에서 구출하면서 동시에 평생 호구지책을 주는 길을 택하지 않겠는가. 기러기 아빠를 탓해서는 안된다. 그는 그의 가치관에 따라 나름대로 지옥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어떤 비상한 방식을 택한 것일 뿐이다. 처자식과 떨어져 외로움에 눈물짓는 그에게 사회까지 손가락질 함으로써 그의 고통을 더해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미국이 천국은 아니다. 그 곳이 천국이 아님을 알려주는 것은 필요하다. 조기 유학은 도전이고 모험이다. 무리주의와 의리에 익숙한 어린 학생이 개인주의와 합리주의에 부닥칠 때 엄청난 가치관의 혼란을 느낄 수 있다. 더듬거리는 영어는 한국의 교실에서 인기를 누리던 학생을 왕따로 만들 가능서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 곳을 향해 도전하는 것은 그 어떤 것도 한국의 ‘교육지옥’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교육지옥’은 한마디로 전세계에서 최악이다. 얼마나 지옥이냐하면 한국은 입시 지옥으로 소문난 일본보다도 사교육비가 2~3배가 더 드는 나라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유독 한국의 교육만이 요모양 요꼴이 되었을까. 한마디로 잘못된 빰뽕‘제도 때문이다.





세계최악 ‘교육지옥’국가





한국의 교육제도는 세계 유일한, 단 하나밖에 없는 기형적인 제도다.


교육제도는 크게 유럽식과 미국식으로 나뉜다. 유럽에서는 교육을 치안이나 소방서비스같이 국가가 관리하고 공급해야 하는 공공서비스로 본다. 그래서 교육의 모든 부분을 정부가 관리한다. 자연히 거의 모든 학교는 우열이 없다. 한마디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두가 실질적으로 평준화되어 있으며 사실상 모든 학교에 뺑뺑이로 들어간다. 그러니 국민에게 특별한 불평이 있을 수 없다.


반면 미국에서는 교육을 법률, 의료, 이발서비스 같이 누구나 자격 있는 사람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로 본다. 그러니 사립학교도 있으며,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사실상 사립과 국립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경쟁이 치열하니 교육의 질이 높아진다. 전세계 유학생들이 미국으로 몰리는 이유는 바로 높은 교육의 질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제도는 어떤가. 어중간하게 고등학교까지는 국가가 관리하는 유럽식으로 하고, 대학은 미국식으로 해두었다. 대학간에 우열이 있다는 것이 바로 미국식이다. 그러니 온 나라가 부글부글 끓을 수밖에 없다. 대학에는 분명히 우열이 있는데 고등학교까지 학생들에게서 선택의 자유를 빼앗고 획일화시키니 사람들이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제도는 마치 빨리 뛰어가는 사람은 에쿠스를, 늦게 가는 사람은 티코를 타게되어 있는데 공식적으로 하루에 연습은 학교에서 2시간씩밖에 못하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 사람이 다 에쿠스를 탈 욕심이 있기 때문에 밤에 다 혼자서 연습하는 것이다. 그것도 가졍교사를 데려다 연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학교․학생 제한 풀어야





학교에서 충분히 연습할 수 있으면 집에 와서 쉴 텐데 그러지 못하니 밤낮이 모두 피곤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이것이 지옥을 만드는 주범이다.


해결책은 두 가지 중 하나다. 하나는 에쿠스와 티코를 다 없애고 모두 쏘나타로 두는 것이다. 그러면 2시간만 연습하라고 해도 아무도 불평이 없을 것이고, 또 그렇게들 할 것이다. 이것이 유럽식이다.


다른 하나의 해결책은 연습시간에 대한 제한을 푸는 것이다. 바로 학교와 학생에 대한 제한을 푸는 것이다. 그러면 다양한 연습방법을 제공하는 다양한 학교가 생기고, 자연히 학생들은 그 중 자기에게 가장 맞는 학교를 택하게 될 것이다. 학교들이 경쟁하면서 충분히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가 많이 생기면서 자연히 사교육이 필요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식이다.


우리 교육의 비극은 바로 ‘잘못된 짬뽕’에 있다. ‘기러기 아빠’들은 한마디로 이 ‘잘못된 짬뽕’ 제도의 가장 직접적인 희생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