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때마다 늘 반복되는 구호지만, 이번 총선만
큼은 새 인물에 대한 국민들의 갈증이 더욱 큰
듯 싶다. 정치부패에 대한 환멸로 인해 기존
정치인들에게 더이상 투표하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정당마다 새 인물 찾기에 부산한
모양이다.
그렇다고 도덕성과 참신성, 개혁성을 가진 인물들이
하늘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 땅에서
이 땅의 물을 마시고 살아온 사람들 가운데 그런
이들이 어디 그렇게 많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정당마다 방송인들을 영입하려는 움
직임이 조용히 일고 있다. 이미 한선교씨가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출마할 모양인지 오랫동안 진행해온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시사프로그램을 맡아온
박찬숙씨도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내민다고 한다.
손석희씨야 오래전부터 정치를 안하겠다고 거절의사
를 분명히 밝혔지만, 그건 두고봐야 알 일이고,
그동안 번번히 고사해온 엄기영앵커도 이번 총선출마설
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그동안 방송인들, 특히 앵커나 기자를 중심으로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를 적잖게 봐왔지만, 그들의
활동은 대체로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았다.
대변인으로 얼굴 마담 노릇을 하면서 매스컴의 주목을
잠시 받다가 사라지거나 빈약한 전문성으로 눈에 띠는
의정활동을 하지 못하는 한계에 부닥치기도 했다.
물론, 정동영 의원은 예외가 되겠지만...
정치에 입문하려고 기자를 하거나, 또는 기자나
앵커를 하다보니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불리는 정치판
에 몸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총선에 출마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그들이 내적으로 얼마나 축적된
사람인지, 전문성을 겸비한 인물인지 냉정하게 따져보지
않고 그저 인기도만으로 영입 순위에 올리는 정당
들의 태도는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