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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부 네티즌들의 음악 문화 수준

한국의 네티즌이라는 사람들의 연령이 보통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군요. 연령대는 적어도 10대에서 50대까지 있는 것 같던데요. 한국의 네티즌들은 과연 음악 문화 생활의 수준이 어느 정도되는지 궁금합니다. 가요 뿐만 아니라 클래식도 다양하게 접하는지가 궁금하군요. 제가 판단하기에는 꽤 많은 한국의 네티즌들이 좀더 수준 높은 음악 문화인 클래식 쪽에는 관심을 두지않는 것 같군요. 클래식도 다양합니다. 저는 테너 가수이기 때문에 주로 성악 곡을 많이 듣습니다. 저도 물론 성악 이외에 기악도 접하려고 시도는 합니다만, 그런 시간 여유를 내기는 쉽지가 않군요.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등의 음반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음악을 직업으로 하고있지않은 상태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기악까지 관심을 두기는 쉽지가않군요.





20세 이전의 저는 음악에 거의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했던 저 조차도 어린 시절에 한국의 가요들을 제법 알고있었습니다. 저야 음악에 관심이 거의 없었지만 제 동생이 음악을 아주 좋아했었거든요. 덕분에 1980년대 후반에 활동하던 한국의 대중 가수들의 이름을 몇 알고있었습니다. 가끔 듣기도했구요. 그러다가 미국에 와서 아주 우연한 기회에 클래식에 심취하게됐고, 또 어쩌다보니 성악 발성 법까지 터득해서 지금은 테너 가수가 되어있습니다. 제가 성악 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전에는 대중 가수들이 특정 가수를 칭하며 가창 력이 있다는 말을 할때, 그냥 그러려니 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제가 듣기에도 가수에 따라서 목소리가 조금 씩 차이가 나는 것같았으니까요.





제가 20세때 미국으로 이민을 오고나서 얼마 후에 저는 우연히 TV에서 파바로티, 도밍고, 카레라스 세분이 로마에서 함께 공연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녹화 방송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요. 그전까지 제가 알고있던 대중 음악의 세계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더군요. 당연한 것이겠지만 대중 가수의 목소리와 성악 가의 목소리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클래식 음악에 심취했고, 더 다양한 성악 곡을 접했습니다. 성악을 공부하신 분께 '노래는 호흡이다'라는 한마디를 듣고 연습을 하다가 발성 법을 익혀서 테너 가수가 되었구요.





잠깐 대중 음악에 관한 얘기를 다시 해보죠. 1980년대의 한국에는 댄스 가수들의 활동이 그다지 활발하지못했습니다. 몇몇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기는 했지만 예술 성이 보이는 정도의 춤은 아니었죠. 하지만 제가 다시 한국의 대중 음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약 2년 반 쯤 전에는 상황이 달라져있었습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지금은 해체된 SES의 뮤직 비디오 데모 버젼을 볼 수가 있었는데요. 노래가 세련된 것은 물론이고, 목소리도 나무랄데가 없었고 (물론 성악가의 목소리와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특히 춤이 예술이더군요. 저는 그 뮤직 비디오의 데모 버젼을 보고 당장 한국에서 뮤직 비디오 몇 가지를 주문했습니다. 핑클, SES, 베이비 복스 등의 뮤직 비디오를 주문했죠. 해외 배송이 까다로와서 전화로 해결하느라 전화 요금이 많이 나오기는했지만 뮤직 비디오를 받아서보고난 후에는 택배료, 전화 요금 등 뮤직 비디오를 구입하기 위해서 지출한 돈이 전혀 아깝지가않았습니다. 그 뮤직 비디오에 담긴 노래도 노래지만 특히 춤이 예술이더군요. 물론 제가 구입했던 댄스 그룹 멤버들의 목소리도 나무랄데가 없었습니다. 성악가의 목소리와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제가 듣기에는 훌륭한 목소리들이었습니다. 그 이외의 큼직한(?) 수확이 한가지 있었는데요. 그 뮤직 비디오들을 감상하다가 우연히 핑클의 리더인 이효리 양이 제 눈에 띈 것입니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 자체를 아주 즐기고있더군요. 춤을 추는데 그 큰 눈이 안보일 정도로 활짝 웃으면서 춤을 추는 모습이 아주 인상 적이었습니다. 노래가 좋아서 노래를 하고있었고, 춤 추는 것이 좋아서 춤을 추고있었으며,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이 좋아서 공연을 하고있었습니다. 아마 그 때가 제가 처음 이효리 양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였던 것 같습니다. 이효리 양에 관한 제 개인 적인 관심에 대한 얘기는 이만하겠습니다.





저는 올해 캘리포니아로 이사할 계획을 세우고있습니다. 제 삶의 기반이 샌프란시스코 근교가 되지않을까싶은데요. 샌프란시스코 근교에 정착한 후에 가급 적이면 빠른 시일안에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오디션에도 응시해보고싶습니다. 제가 비록 전문 적인 음악 교육은 받은 적이 없지만 성악 코치에게 렛슨을 받으면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오디션에 도전해보고싶군요. 제가 이미 만 32세이기 때문에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교회의 성가대 테너 섹션 리더를 맡고계신 분이 저에게 이런 말씀으로 용기를 주시더군요. 당신께서도 32세에 성악 훈련을 받고 시카고 리릭 오페라의 정규 단원이 되셨고, 오페라 무대에서 30년 동안 활약하셨다구요.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시는 동안 파바로티, 도밍고 등 세계 최고 가수들과도 함께 공연을 하셨구요.





제가 남은 일생을 물리 학 연구와 컴퓨터 소프트웨어 비지니스에 투자할 결정을 하고도 이렇게 음악 활동을 따로 계획하고있는 것은 음악과 문화 사업이라는 분야가 그냥 모른 척 덮어두기에는 너무 매력 적인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물리 학 연구와 소프트웨어 비지니스만으로 제 삶의 이력서를 채우기에는 뭔가가 허전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특히 오페라와 영화는 정말 매력 적인 분야이거든요.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말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얘기는 일단 접어두고요.





이 점은 참 아이러니인데요. 저는 아직도 (시카고에 살면서) 그 유명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시카고 리릭 오페라 공연을 한번도 관람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음반으로만 듣다가 불과 얼마 전에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실황 녹화 DVD를 구입해서 처음으로 제대로 오페라라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역시 귀로만 듣는 것과는 다르더군요. 아무래도 오페라 가수들의 연기가 곁들여져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역시 저를 감탄하게 만드는 것은 성악 가들의 폭발 적인 목소리였습니다. 사실은 그 마력 때문에 제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오디션에 도전을 할 생각을 하는 것이니까요. 오디오 음반으로 들으나 DVD로 영상과 같이 보거나 세계 최고의 성악 가들의 목소리는 듣는 사람들을 감탄하게 만들고, 감동의 도가니로 몰고갑니다. 그 때문에 성악 가들의 목소리로는 같은 노래를 아무리 자주 들어도 들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이겠죠.





제가 이렇게 성악 가들의 목소리에 익숙하다보니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다보니) 아무래도 한국이나 미국의 대중 음악을 듣는데도 그 영향이 미치게됩니다. 제가 20세 이전에 한국의 대중 가수들의 목소리를 들었을때는 대중 음악인들이 말하는 가창 력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일리있는 말로 들렸습니다. 하지만 성악의 세계를 알고보니, 또 저 스스로 테너 가수가 되고보니까 대중 가수들의 목소리라는 것이 약간 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성악에 익숙한 사람들의 귀에는 별반 다르게 들리지가않는군요. 대중 음악 인들이 말하는 가창 력의 차이라는 것이 성악의 세계를 아는 제가 듣기에는 도토리 키 재기로 보인다는 것이죠.





2003년도 각 방송 사의 가요 대상에서 이효리 양이 많은 상을 받을 것을 가지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은데요. 모 스포츠 신문에 네티즌의 글을 선정해서 올려놓았더군요. 제목이 아마 '이효리, 이제는 노래 실력으로..'였던것 같은데요. 문제는 글의 내용이었습니다. 엉덩이만 흔들면 춤이 되느냐는 내용이더군요. 거의 이효리 양에 대한 인신 공격 수준이었습니다. 제가 그 글을 쓰신 네티즌 여러 분께 이렇게 여쭈어보고싶습니다. 춤을 추는데 신체의 일정 부분을 움직이지않고 춤을 출 수가 있는지를 여쭈어보고싶습니다. 뮤지컬에서 배우들이 춤을 추는데 엉덩이를 움직이지않고 춤을 추는 것이 가능한지를 그 네티즌께 여쭈어보고싶군요. 또 그 스포츠 신문의 웹 편집 인께서는 도대체 생각이 있는 것인가요? 이효리 양 개인에 대한 인신 공격 성의 글을 버젓이 좋은 글로 선정해서 게시를 해놔도되는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분명히 게시판 관리 지침에 인신 공격 성의 글은 경고 없이 삭제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던데요. 물론 제가 생각하기에도 2003년의 가요 대상에서 이효리 양이 한 군데 방송 사를 제외하고 전부 대상을 받은 것이 적절한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반기에 불과 3~4 개월 활동을 한 것으로는 대상을 받기에는 활동 기간이 너무 짧지않았나 생각합니다. 2003년도에는 이효리 양이 교양, 오락 프로그램 진행자로 인정을 받은 한 해였지, 가수로서 활발하게 활동을 한 1년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네티즌들이 이효리 양의 가창력을 트집잡는 것은 테너 가수인 제가 듣기에는 이해할 수가 없는 주장입니다. 성악에 익숙한 사람이 듣기에는 사실 상 대중 가수들의 목소리에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거든요. 만약에 한국의 네티즌들이 가창 력있는 가수의 노래를 감상하기를 원한다면 오페라 가수이면서 기교를 섞어부르는 팝페라 가수의 노래를 들어야겠죠. 팝페라 가수들의 목소리에는 가창 력이라는 말을 쓸 수가 있으니까요.





대중 가수들의 목소리에서 가창 력을 원하시는 한국의 네티즌 여러분들께 충고의 한 말씀을 드립니다. 가창 력 있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싶으시면 오페라 가수들이 부르는 팝페라를 택하십시오. 안드레아 보첼리같은 팝페라 가수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신 후에는 이런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가창 력이라는 말은 안드레아 보첼리같이 오페라 가수이면서 동시에 팝페라 가수인 사람에게나 쓸 수 있는 것이구나.'





대중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가창 력이 있다, 없다'라는 말을 하는 것은 '우물 안 개구리'같은 생각과 말입니다. 대중 가수들의 목소리를 가지고 '가창 력이 있다, 없다'라는 얘기를 하는 것은 대중 음악의 세계 밖에는 모르는 사람들이나 할 수있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부디 한국의 네티즌 여러분들의 귀를 대중 음악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두어 두지마십시오. 대중 음악의 울타리를 넘어서 클래식과 팝페라라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중 음악에는 없는 고품격과, 차원이 다른 수준의 깊은 정서와 삶에 담긴 희노애락 그 자체를 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대중 음악에서 댄스 가수들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를 말씀드리고 글을 마칩니다. 일단 오페라에서는 가수들이 춤을 추지않습니다. 물론 발레를 비롯한 현대 무용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한국의 일부 정상 급 댄스 가수들이 보여주는 춤에는 무용 가들이 가지고있지않는 그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무용 가들에게서 찾아 볼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댄스 가수를 꼽자면 저는 보아와 이효리, 그리고 비 정도를 꼽겠는데요. 물론 몇 명이 더 있습니다만 제가 확인 댄스 가수는 이 정도입니다. 저는 보아, 이효리, 비 등의 춤에서 대중 적이면서 동시에 분명히 대중 적인 면을 초월하는 예술 적인 아름다움과 완성도를 보았습니다. 때문에 저는 그 가수들의 팬입니다.





이 글이 일부 대중 가수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대중 음악 인들도 인정할 것은 인정을 해야겠죠. 대중 음악 인들의 목소리에 가창 력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적당하지않다는 것을 깨달아야할 것입니다. 가창 력이라는 말은 오페라 가수이면서 팝페라도 부르는 성악 가들에게나 쓸 수 있는 말임을 한국의 대중 음악 인들과 네티즌 여러 분께서 깨달으셨으면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