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인의 식탁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이번 광우병 파동의 근원지인 미국이 29일 농무부 고위관료들로 구성된 방문단을 일본에 파견했다고 한다.
방문목적은 현재 취해진 자국의 쇠고기 수입금지조치를 유연한 형태로 해제해달라는 부탁 때문이라고 알려진다.
또한 30일에는 우리나라에도 방문한다는 얘기다. 물론 목적은 두말할 필요 없이 일본에서와 같다는 분석이 확실한 것 같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최정점에 속해 있는 국가라고 한다. 따라서 이 두 나라의 수입금지 조치는 당연히 미국 축산업계에 막대한 손실을 끼칠 일임은 쉽게 예상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와 같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자연재해에 의한 손실조차도 미국은 그대로 인정하기가 싫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개인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마저도 체면이나 이성 따위는 잃는 모양이다.
그 무엇에 앞서 자국 이익보호를 최우선의 미덕으로 여기는 게 현재 국제정서의 일반화라고는 하지만 일정한 경계선을 넘어선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악행이 되고 만다.
불과 몇 해전, 유럽에서 광우병 파동이 일어났을 때 미국이 취한 까다롭기가 그지없었던 엄격한 기준의 금수조치를 생각해보면 이번 그들의 요구사항이 얼마나 몰염치하고 몰상식한 일인가는 쉽게 국제사회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자신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유달리 거부감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아마 초강자로서의 잠재된 우월감이나 권위의식이 발현되는 것이라고 해석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미주의나 감정은 미국 스스로가 자초한 일련의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정책들 때문임을 이제는 인정하고 자성해야 할 때가 왔다고 충고해 본다.
분명 미국의 국력이 세계질서를 재편할 수 있을 정도의 막강할 것이란 추상적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결코 다른 나라의 국민들의 건강이나 목숨마저 담보로 해서 실험에 들게 할만큼 절대권력은 아니라는 사실을 속히 깨닫길 갈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