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사설] 후세인 체포 이후의 이라크 에 대해서
(홍재희) ======= 방상훈의 조선일보 사설은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생포로 인해 장기적으로 미군이 이라크 상황을 안정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그러한 주장은 이라크인들과 중동지역 의 여론 그리고 전세계 무슬림들에 대한 짧은 생각에서 비롯 됐다고 본다. 이라크인들은 지난 5월1일 부시미국대통령이 종전을 선언 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 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해서 미국이 기대했던 해방군 이 아닌 점령군으로 인식하고 있다. 물론 이라크인들이 미군을 점령군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후세인을 생포하지 못했거나 사살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홍재희) ====== 이라크인들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 명분으로 내세운 후세인 제거 에 대한 미국의 역할에 비중을 두기보다 후세인 제거와 그리고 대량살상무기 억제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략했지만 궁극적으로 석유를 노리고 중동지역의 친미적 패권을 유지하려는 야심을 지닌 채 이라크에 불법으로 들어온 점령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홍재희) ====== 그렇기 때문에 미군이 후세인을 생포했지만 그것이 곧 미군을 점령군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라크인들의 인식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후세인을 전범재판에 넘길 경우 후세인이 1980년대에 이란 이라크 전쟁때 생화학무기를 사용해 쿠르드족들을 살상할 당시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후세인 정권을 유지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후세인 정권의 막강한 후견인이었던 미국의 부도덕한 역할에 대해서도 국제사회는 그 책임을 자연스럽게 묻게 돼 앞으로 후세인을 처벌할 때 미국이 국제정치적 . 도덕적으로 입게될 상처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홍재희) ======== 조선일보 사설은 현재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군을 비롯한 외국군대에 대한 저항세력들의 공격주체를 주로 후세인 지지세력들로 파악하고 있는데 그래서 후세인이 생포됐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라크 정세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본다. 그런 식으로 접근 한다면 이스라엘과 맞서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경우도 아라파트만 무력화 시키면 팔레스타인 인 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무력화 시킬수 있을것 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팔레스타인은 그동안 실권자였던 아라파트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서 현실정치적으로 무력화 됐음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저항이 약화됐다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
(홍재희) ====== 이라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미국에 저항하는 세력들은 후세인 지지세력들도 있겠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이슬람으로 정신적 무장을 하고 있는 이른바 대미 대 서방 성전을 치르는 이슬람 전사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후세인의 생포로 이들의 저항이 무력화 된다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이들 이라크의 저항세력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미국이 베트남에서 전 베트남인들의 저항을 받아 결국은 베트남 정글에서 미국이 패배하고 물러났을 때 보다도 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홍재희) ===== 베트남의 경우는 미국에 대항하는 저항의 주체가 베트남 민족에 국한됐었지만 이라크의 경우는 현재 미국의 점령정책에 대해서 대부분의 이라크 인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이것은 저항세력들에게 활동할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제공해주고 또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전세계 12억의 이슬람인 들이 미국의 이라크 점령정책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반대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이라크의 친미정권에 대한 저항세력의 조직적이고 장기적인 도전의 역량을 극대화 시킬수 있는 거대한 수원지 (水原地 )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 본다면 조선사설의 주장과 같이 후세인이 생포됨으로 해서 저항세력들의 공세가 약화될 것으로 분석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고 본다.
(홍재희) ======== 가장 바람직한 이라크 전후의 평화유지 방법은 후세인 생포 이후에 미국이 이라크에 더 이상 존재해야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에 미국이 유엔에 이라크를 맡기고 철수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후세인도 생포된 이후에 미국이 이라크에 남아있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가운데 이라크를 계속 미국주도의 점령상태로 유지할 경우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홍재희) ===== 그렇기 때문에 한국군은 추가파병하면 안 된다. 이제 후세인이 생포됐기 때문에 미국이 이라크에 존재 해야할 이유가 사라졌는데 거기에다 옥상옥으로 한국군 까지 전투병으로 참여 한다면 이라크인들의 격렬한 저항을 오히려 촉발시키게 된다. 앞으로 이라크인들에 의한 정부구성이 구체화 되면 시아파와 수니파 그리고 쿠르드족등 세 개의 종파와 종족간의 패권싸움이 치열해 질 것인데 미국은 현실적으로 세 종파. 종족 모두를 만족 시켜줄수 없고 그렇게 됐을 때 어느 한편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홍재희) ======= 그렇게 됐을 때 후세인과 같이 독재를 통해 통제하지 못한다면 기득권으로부터 소외된 정파 쪽의 강력한 유혈저항이 예고돼 있다. 그러한 곳에 노무현 대통령이 복합적인 고려 없이 한국군을 파병하려 한다는 것은 화약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미군이 빠르게 발을 빼려고 하는 이유도 그러한 유혈참극이 이미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익을 챙겨주기 위해 한국과 12억 이슬람인들이 적이 돼서 갈등을 표출하며 한국군을 희생 시킬 수밖에 없는 한국군 추가파병을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국익과 명분 실리 등 모든 면에서 백해무익한 이라크 추가파병결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그것이 이라크인들을 진심으로 돕는 것이 된다고 본다.또한 대한민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사설] 후세인 체포 이후의 이라크(조선일보 12월15일자)
미국 정부가 어제 사담 후세인 전(前) 이라크 대통령을 생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미국이 이라크전쟁을 시작하면서 내걸었던 가장 중요한 목표가 후세인 정권의 제거였다.
그러나 미국은 개전 한 달이 채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이라크를 점령해놓고도 정작 후세인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간 수시로 공개되는, 미국에 저항할 것을 독려하는 후세인의 메세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라크 정정(政情)불안의 가장 큰 이유였다.
따라서 미국이 개전 9개월여만에 후세인을 체포함으로써, 이라크재건과 복구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후세인 체포는 이라크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지난 몇 달 동안 조직적인 테러로까지 발전했던 후세인 지지세력의 저항이 일시적으로 격화될 수도 있겠지만 미국이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 이라크인들의 마음을 얻어가는 방향으로 재건사업을 전개한다면 이라크 안정화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이라크 재건과정에 더 많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고, 동시에 중동지역의 근본적 불안요인을 제거해 나갈 장기적인 전망과 청사진을 내놓는 일이다. 후세인을 체포했다고 해도,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가 다시 세력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반발이 그대로 남아있는 만큼 이들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더 이상 일방주의적 입장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조만간 3000여명의 젊은 장병을 추가 파병할 한국정부 역시 후세인 체포 이후의 이라크 정정과, 한국군 파병에 따른 현지상황의 변화가능성을 보다 면밀히 관찰하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입력 : 2003.12.15 00:21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