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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는 사회란

무려 6개월 동안 죽은 어머니의 시신과 함께 생활을 해왔다는 15살 중학생의 사연이 소개돼 적잖은 사회적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가끔 해외토픽에서나 볼 수 있었던 희귀한 일이라 보도기자는 이를 두고 끔찍한 사건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어떤 의미로 끔찍했다는 말인지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지만 단지 표면상 드러난 정황을 말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같은 표현을 쓰고자 한다. 다만 주위에 아무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심하게 부패해갔을 흉측한 제 어머니의 시신을 곁에 두고도 무던히 지낼 수 있었던 소년의 무지나 무신경이 아니라, 무려 6개월이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얄팍한 관심을 보였던 공동체의 무관심이 참으로 끔찍한 것이라 넌더리를 쳐본다.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기가 난처하고 두려워서 그냥 조용히 덮고 지내왔다는 아직 어리기만 한 아이의 처진 목소리에는 이미 생기와 빛을 잃고 있는 듯 했다.





나 아닌 타인에 대한 관심이나 배려를 남겨둘 여지를 앗은 채, 오직 자신만을 위하고 지켜야만 한다는 강박감을 강요하는 사회. 그 곳에서 처참히 서로의 인간성을 짓밟으며 사그라져 가는 영혼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조금 잠잠하다 싶으면 한번씩 일어나곤 하는 이러한 엽기적인 사건들에 대해서도 이제는 많은 이들이 내성을 갖게 되었는지 잠시 놀랐다가는 이내 잊어버리고 만다. 그것이 곧 우리사회가 중병을 앓고 있다는 증거인 것만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눈앞에는 맹추위의 기세를 떨칠 동장군이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 지금은 각박하고 조금은 어렵지만 한번쯤 서로의 주위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여유를 가져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