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트마 간디가 막 출발한 기차에 오르다가
슬리퍼 한 짝을 떨어뜨렸습니다. 간디는 망설이
지 않고 나머지 한 짝을 벗어 슬리퍼가
떨어진 그곳을 항해 던집니다. 쓰레기가
되어버릴 지도 모를 한 짝의 슬리퍼 옆에
단호하고 재빠르게 남은 한 짝을 가져다놓는데
불과 3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런 결단이 늦었다면, 그 슬리퍼들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쓰레기인 채로 존재할 뿐이었겠지요.
이 세상에 살아가면서 우린 이처럼 사소하든
묵직하든 수많은 결단의 순간을 지나치며 살아갑니다.
특히, 빠르고 단호하게 결정하지 않아 결국 쓰레기
로 남게되는 일들을 뒤치닥거리하며 살아가느라
허덕이곤 하지요. 이런 시행착오가 비단 개인의 일
뿐이겠습니까.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 조차
갖가지 이해관계에 얽히느라 적절한 판단 시점을
놓친 채 우왕좌왕, 시간낭비와 힘의 소모만을
겪는 수가 많지요.
부안문제도 바로 그런 결단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짓으로 부안사람들을 기만
했다면, 정부는 남아있는 슬리퍼를 벗어던지는
용기로, 철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즉각적으로 보여줬어야
했을 겁니다. 시간을 끌면 흐지부지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렇게까지 문제를 키워오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고통받게 하는 건 정말
무책임한 짓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