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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생성의 공간속에서, 새로운 인생을 잉태하는데까지

(경제도, 정치도.. 모든 것이 힘겨운 대한민국입니다.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











겨울바다





겨울바다는, 여름바다처럼 흥청거리지도 거들먹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름바다보다는 겨울바다를 더욱 갈망하고 깊이를 둔다. 먼지가 푹푹 쌓인 옷을 버리기 위해, 씻어버리기 위해... 겨울바다가 그 옷을 삼킬지 새로운 옷을 생성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겨울바다에 잔잔한 고요함과 매몰찬 파도가 존재한다는 것밖에 모른다. 절망적인 죽음의 공간일까, 희망에 찬 생성의 공간일까..? 아니다, 두 가지 존재하는 공간이다.





이처럼 겨울바다란 단어는 이중적이고 모순되면서 합리화되었다고 생각한다. 김남조 시인의‘겨울바다’란 시에서 보면‘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미지(未知)의 새,/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로 시작한다. 어두운 이미지를 자아내는 이 부분은 겨울바다를 희망을 잃어버린 죽음의 공간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는 ‘겨울바다에 가보았지./인고(忍苦)의 물이/수심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로 끝을 맺는다. 죽음의 공간이던 겨울바다가 새로운 시작, 신념화된 의지를 만들어주는 생성의 공간이 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는 것이다.





이 시를 통해서 김남조 시인이 무엇을 얘기하고자 했는지 나는 모른다. 상징처리를 어떻게 했고 어디서 무엇을 끌어왔는지 나는 모른다. 그렇다면, 내가 아는 것은 무엇일까.





겨울바다는 이중적인 이미지를 내포한 시어이다. 죽음과 생성, 절망과 희망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라 일컬을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버리기 위해 또는 줍기 위해서 그 무엇도 아니라면, ‘무(無)’를 위해 겨울바다로 간다. 현실에서 상실돼 찾을 수 없는 그 무엇이 겨울바다에는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





어디선가 읽은 글귀를 빌리자면... 겨울은, ‘4계의 끝으로 만물이 무로 돌아가는 때’라 일컫는다고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만물이 재생하는 봄을 잉태하는 때’라고도 한다. 우리가 살아 온 한해의 아쉬움과 미련에 안타까움이 앞을 가릴 수 있는 계절, 겨울. 한해를 반성하고 후회하면서, 그 발판으로 봄을 만들어 가는 계절이 아닐까.





희망의 부재로 삶이 고되고 지쳐있는 사람이 있다면, 겨울바다를 찾아 떠라라고... 가서,파도에 밀려오는 조개 하나를 주워 오라고, 그리하여 다시 살아가라고... 그러면 새로운 인생을 잉태할 수 있지 않을까














겨울바다 -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싶던 새들도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혼령(魂靈)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