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다섯 명째이며, 최근 열흘만에
벌써 세명째입니다. 이 숫자가 무얼 의미하는지
아시나요. 90년 한 해동안 5명의 노동자가
노태우정권의 노동탄압에 맞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13년만에 노동자들의 자살이 참혹한
숫자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13년전보다 경제가 나아졌다고들 하고,
노동자들의 삶의 질도 좋아질 법도 한데,
이처럼 노동자들이 죽음으로서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에 맞서고 있는 걸 보면, 갈수록
노동자와 정부, 노동자와 기업주와의 대립이
첨예해져가고 있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를 주창하는
참여정부에서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반복되
는 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노동자들의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그 해법을
어떻게 찾아내야할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자살을 결심하게된 직접적인 이유(손해배상과 가압류,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등)를 넘어 갈수록 존재기반
이 허물어지는 노동자들의 힘겨운 삶의 조건,
노동자들의 편일 거라고 기대했지만 냉정하게
등돌린 참여정부에 대한 배신감 등에서
그 원인을 조금이나마 짐작해봅니다.
노동자들이 더이상 죽음으로 항거하기 보다는
"기필코 살아서 함께 투쟁합시다'라는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의 외침을 기억하고, 사회적 연대의
폭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가는 작업에 힘을 기울이
는 것이 더욱 생산적인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