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처럼 요즘도 은행은 참 들어가기 어려운 직장이고,
직업 안정성도 높은 편이다.급여도 웬만한 데다, 복지혜택도 대기업
못지 않다고 들었다.
조흥은행 노조가 벌이는 일련의 파업 사태를 놓고
먹고 살만한 귀족 노동자가 무슨 파업이냐고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요즘 우리 사회에 가득하다.
더욱이, 그들의 요구사항이나 정부에 대한 반대 주장에
대한 여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근무조건도 좋은 은행원들이 고용안정성이 저하됐다는 이유로
정부에 반기를 들고 파업을 하다니...비정규직 노동자나
3D업종에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에겐 괘씸하게 비칠 수도
있겠다. 더욱이, 매스컴에선 조흥노조의 파업을 그런
잣대에 맞춰 계속 비판해대고 있으니, 그런 비난에
마음을 보태는 일이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상황이 돼버렸다.
하지만, 귀족노동자라고 해서 파업도 못하나. 파업은
노동자들의 권리며, '단체행동권'은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다. 그들의 생존-고용불안은 생존의 문제다-에
위험을 느껴질 경우, 파업으로, 쟁의로 그들의 목소리를
널리 알리고, 뜻을 관철하는 행위까지 왜 부도덕한
단죄의 대상이되어야 하나.
노동운동권의 분열이 가속화되는 요즘, 특히 노동계의
계급적 분화와 적대의식이 커져가고 있는 요즘.
자본의 논리로 그 위상이 점차 추락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연대가 진정 아쉬운 상황이다.
갈수록, 어떤 직업도 안전하지 않다. 언제든지 떠밀려
사회 주변부로 나가떨어질 수 있다. 노동자의 불안한
미래를 남의 일처럼 백안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이 귀족 노동자든, 3D노동자든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