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사설] 평준화는 '사이비 종교'다 에 대해서
(홍재희) ====== 조선일보는 강북 뉴타운에 자립형사립고를 세워야 한다는 서울시와 재정경제부의 주장에 대해서 적극적인 동조의 논조를 펼치고 있다.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결여된 방상훈씨의 세습족벌사주체제의 조선일보 사설은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강북 뉴타운에 자립형사립고를 설립 한다는 계획이 교육적 필요에 의해서 교육전문가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몸담고 있는 중앙정부의 교육기관이나 서울시 교육감 이 몸담고 있는 지방의 교육자치기관 차원에서 전문적으로 논의되고 정책협의를 통해 입안되고 계획이 수립 됐다면 조선일보 사설이 주장하는 이른바 평준화에 대한 문제제기가 교육적 측면에서 접근해 볼 때 설득력있는 논의의 대상이 될수 있겠으나 교육에 대한 전문성 면에서 문외한 들 이라고 볼수 있는 서울시와 재정경제부가 강북 뉴타운에 자립형사립고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오늘자 조선사설이 편승하고 동조하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본다.
얼마전에도 전문부서인 교육인적자원부와 구체적인 정책협의도 없이 산업자원부등 비전문 부처에서 판교에 들어서는 신도시에 학원단지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백지화가 됐던 적이 있었는데 교육문제의 중요성을 감안 한다면 이렇듯이 비교육적인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을 수단이나 도구로 삼는것은 교육의 본래적 의미인 가치있는 인간을 육성하는 목적으로 접근하지않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개발년대에 양적성장의 노동력확보를 위한 인력수급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교육정책을 추진해 왔던 한국정부의 기능주의적인 교육정책에 대한 관행이 주요예산을 집행하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정부부처에 아직도 똬리를 틀고 위세를 부리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정부정책의 현실속에서는 평준화의 순수성과 본래 추구하고자했던 의미는 되색될수 밖에 없고 또 본래 평준화가 추구하고자했던 방향에서 벗어날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렇듯이 평준화 라는 제도 자체보다 평준화를 운영하는 관행과 지엽적인 실천과정의 문제점이 평준화 자체를 무력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조선사설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근거는 교육에 대해서 전문성을 지닌 기관이 아닌 서울시와 재정경제부가 교육인적자원부장관과 관료들이나 서울시 교육감 과 교육관료들과의 사전협의 없이 부동산투기등 집값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강북 뉴타운에 자립형사립고를 세워야 한다는 지극히 비교육적인 발상을 살행에 옮기려 했다는 점이다. 그러한 자립형사립고 설립 계획에 대해서 조선사설이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논점 이탈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재정경제부가 교육에 대한 전문기관인 교육인적자원부와 서울시 교육위원회 관계자들과 백년대계라는 교육의 문제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의견교환 없이 서울시의 균형개발과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추진하는 도구로 접근해 교육문제를 접근하는 몰상식에 방씨 족벌의 조선사설이 경솔하게 부화뇌동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교육문제를 접근하는 조선일보의 인식에 대한 언론소비자들의 신뢰상실을 부추길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접근해 볼 때 오늘자 조선사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평준화문제와 다른 논점에서 강북 뉴타운에 자립형사립고를 세워야 한다는 서울시와 재정경제부의 계획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요청된다 하겠다. 그러한 측면에서 접근해 볼 때 교육에 대한 전문성도 없는 서울시와 재정경제부가 심각한 고민없이 비교육적 관점에서 강북 뉴타운에 자립형사립고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에 평준화 옹호론을 내세우며 편승하고 있는 방상훈씨의 조선일보야 말로 교육문제를 '사이비종교' 식으로 접근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사설이 적극 반대하고 있는 평준화 문제도 인성교육의 관점에서 접근해 보면 그 취지와 실천의 측면으로 접근해 봤을 때 대단히 절실하게 요청되는 제도라고 본다. 다만 평준화를 구체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파생되고 있는 방법과 관행상의 지엽적인 문제점 때문에 평준화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조선사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접근해 볼 때 평준화 정책에 대한 문제점은 평준화 라는 제도자체의 문제점 이라기 보다는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잘못된 관행의 문제라고 본다. 부연한다면평준화 라는 제도자체 보다는 운영과정상에 나타나는 지엽적인 문제점들이 보완되지 않고 누적돼 불신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충분히 보완해서 계속 추진해 나간다면 평준화가 지향하는 교육의 긍정적인 면을 추구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조선일보 사설은 " 교육의 출발은 ‘가려 뽑는 데’ 있고, 그것을 통해 학생들은 저마다의 능력과 노력을 다하는 학습의 본질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의 " 교육의 출발은 ‘가려 뽑는 데’있는 것이 아니고 교육을 받고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간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성 내지 덕성 그리고 기능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일단 골고루 제공해주는 것으로부터 교육의 출발이 돼야 한다고 본다. 가려뽑는 것은 그다음의 문제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접근해 볼 때 " ...학력경쟁을 ‘일부만 건지고 나머지는 버리는’ 비(非)인간적 제도로 매도하는 ‘교육사회주의적’ 발상이..." 이라는 조선일보 사설의 마녀사냥식 주장은 교육의 기능적인 일면만을 바라보는 문제를 노정 시키고 있다.
[사설] 평준화는 '사이비 종교'다(조선일보 10월25일자)
강북 뉴타운에 자립형사립고를 세워야 한다는 서울시와 재정경제부의 주장에 유인종(劉仁鍾) 서울시교육감이 “(성적이 우수한) 일부만 건지고 나머지는 버리겠다는 것인가”라고 맞받아쳤다고 한다. 유 교육감이 했다는 그 발언을 들으면서 그가 과연 지금의 교육문제를 정면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고교 평준화는 시험지옥을 없앤다는 목적에서 30년 전 도입됐지만 지금 누구도 우리의 아이들이 시험지옥에서 빠져나왔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사교육 극성은 대학입시를 ‘부자가 이기는 게임’으로 만들어놓았다. 유 교육감은 어려운 살림형편을 극복하고 명문대에 수석입학했다는 형설지공(螢雪之功)의 얘기를 지난 10년 사이 들은 기억이 있는가. 가난한 집 아이라는 말이 공부 못하는 아이와 같은 뜻이 돼버린 게 평준화 30년의 역사이다.
더욱 큰 문제는 상위권 학생층 실력이 형편없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서울대에선 신입생을 상대로 수학 등 기초학력을 보충하는 합숙훈련을 시키겠다고 하는 지경이다.
평준화 교육은 영재(英才)를 둔재(鈍才)로 만들고, 학습의욕을 잃은 뒤처진 아이들을 거리의 부랑자로 내몰아 버리고 말았다.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너무나 분명한 이런 부작용이 서울시교육감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평준화가 ‘사이비 종교’처럼 그의 눈을 가려버렸기 때문이다.
교육의 출발은 ‘가려 뽑는 데’ 있고, 그것을 통해 학생들은 저마다의 능력과 노력을 다하는 학습의 본질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학력경쟁을 ‘일부만 건지고 나머지는 버리는’ 비(非)인간적 제도로 매도하는 ‘교육사회주의적’ 발상이 교육행정 책임자들 사이에 버티고 있는 한 교육의 장래도 없고 나라의 내일도 기하기 어렵다. 입력 : 2003.10.24 17:59 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