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신문에 나온 내용을 옮겼습니다. 국민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할 일인것 같아서요...
[한겨레] 피자등 주문때도 송신자 부담
지능망 이유 통화료 최고3배
통신업체.기업 "너좋고 나좋고"
기업들이 ‘전국대표번호’를 통해 상품 주문 등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통화료를 모두 소비자에게 떠넘겨, 수익자 비용 부담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통신업체들은, 전국대표번호가 지능망 서비스라는 이유로 이 번호로 걸려온 전화에 대해서는 통화료를 최고 3배 이상까지 비싸게 받고 있다.
23일 현재 전국대표번호 서비스는, 케이티가 ‘1588’과 ‘1577’, 하나로통신은 ‘1566’, 데이콤은 ‘1544’, 온세통신은 ‘1688’ 국번을 사용하고 있다.
전국대표번호란 전국 어디서나 하나의 전화번호를 사용하는 서비스로, 이 서비스에 가입한 기업의 전국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전화를 건 곳(발신지)과 가장 가까이 있는 매장으로 연결된다.
매장이 발신지와 같은 통화권에 있으면 시내 통화, 다른 곳에 있으면 시외 통화로 간주된다.
080 수신자요금부담서비스와 비교할 때, 전국 어디서나 하나의 전화번호를 쓰는 지능망 서비스라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전국대표번호는 080 서비스보다 통화료가 비쌀 뿐더러 통화료를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전국대표번호에도 수신자요금부담 기능이 있긴 하나, 통신업체에 확인한 결과 대부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통신업체들은 “전국대표번호는 기억하기 쉽고, 080 서비스와 달리 통화료 부담 없이 영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대표번호 이용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 케이티의 경우 1588국번으로는 모자라 1577국번까지 넓혔다.
실제로 2000년 1805곳이던 케이티의 전국대표번호 이용자는 지난 6월말 현재 5317곳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080 서비스 이용자는 15만4320곳에서 16만3882곳으로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통화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신자요금부담서비스를 전국대표번호로 대체하는 곳도 많고, 통신업체들이 통화료를 비싸게 받기 위해 권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신자요금부담 서비스의 통화료는 일반 시내·외 통화료와 같지만, 전국대표번호 서비스의 통화료는 일반 통화료보다 최고 3배 이상 비싸다.
케이티의 경우 전국대표번호 시내 통화료가 3분당 45원으로, 3분당 39원인 일반 시내 통화료보다 15% 비싸다.
하나로통신, 데이콤, 온세통신은 일반 시내통화료보다 3배 이상 높은 1분당 40원이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전국에 흩어져 있던 전화상담센터를 한 곳으로 모으는 추세여서, 전국대표번호 확대로 인한 소비자들의 통화료 부담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전화상담센터가 한 곳으로 통합될 경우, 다른 곳의 소비자들은 모두 시외 통화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통신업체들은 전국대표번호 통화료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전국대표번호 통화료 수입이 지난해 1100억원, 올해는 2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업체들과 기업들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전국대표번호도 080 서비스처럼 수신자가 요금을 부담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은 실정이다.
주부 남정수(41·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아이들이 텔레비전 광고에 나온 전화번호로 핏자를 자주 시켜 먹고 있다”며 “주문을 받는 용도로 쓰는 전화번호라 당연히 수신자가 요금을 부담하는 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