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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커뮤니티  ‘스브스프리미엄’

사교육 열풍 속 아이들에게 어떻게 살아가라고 해야하나

초등학교 6학생인 딸아이 반에 벌써 2학기에만


5명이 전학을 갔다. 중학교 입학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이어서 친구문제며, 학원 문제로 여간해선


이사가는 걸 자제하는 편이라 전학을 감행한


엄마들의 결심이 일견 대단해 보였다.





물론, 5명 모두 전학간 곳은 강남이다.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엄마들의(?) 학구열이 만만치 않은


곳인데, 이곳 수준만으로는 양에 차지 않는 지


무리를 해서 강남 입성을 서두른 듯 했다.





이른바 '엄마 커뮤니티' 없이 강남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한 엄마는 입맛 대로 골라서


사교육을 시킬 수 있는 것만으로 다행 아니냐며


동의를 구했고, 난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조만간 강남열풍은 해외 사립학교 입학 열풍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해보이고, 상류층뿐 아니라


중산층 조차 티쪼가리에 손가락 빨고 살아도 자기


자식만큼은 보장된 미래를 열어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사립학교 입학 대열에 끼워넣고자 줄을


설 것이 불을 보듯 훤하다.





더욱이, 요즘 일간지마다 사교육 특집이니, 세계


유명사립학교 탐방이니 하며 가뜩이나 과잉된 교육열


에 불을 지피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한 기획이라고는 하나,


되레 그런 기사들은 우리 아이만 평범하게 키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자극하게 만든다.





갈수록 쪼그라들거나 아니면 정체될 위기에 처한


우리 사회의 파이를 조금 더 차지하기 위한 싸움의


전초전이 바로 이 과잉 교육 열풍이다. 교육이


과잉된 만큼 아이들의 지적,정서적 용량도 늘어


나야할 텐데, 별로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일찌감치 공부를 접는


아이들이 늘고 그들은 허술한 공교육의 울타리 안


에서 방치될 뿐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될수록


우리 사회의 균열은 가속화되고, 그 징후는 공동체


문화가 살아있어야할 학교와 이웃의 장 속에서


표면화되어가고 있다.





치열한 경쟁의 룰에 일찍부터 익숙해질 것을


강요해야할 것인지, 아니면 경쟁 이전에 사람사는


도리와 연대하는 기쁨을 먼저 가르쳐야할 것인지


요즘 아이들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이런 딜렘마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 싶다.





노무현정부의 공약 가운데 그런 게 있었다.


요즘 아이 더 낳기 공익광고에 자주 인용되는


문구.."노무현이 키워드리겠습니다" 요즘 세상에


참 허무한 말장난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