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우여곡절 끝에 송두율 교수가 수감됐다.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라고 한다. 그동안 발표된
송교수의 행적을 놓고 볼때 그같은 법적용이
무리는 아니겠지만, 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잣대가 실정법, 그것도 존폐의 기로에 서있는
국가보안법이란 낡은 기준이라는 사실이 답답
하다.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 그의 행적에 대한 다양
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친북지향적인 그가
비록 자신의 지난 행적을 접고 한국에 정착하
려는 것자체가 기만적인 행위라고 비난할 수도
있을테고, '확실한 전향의사'를 보이지 않은
그의 뻣뻣함이 무엇보다 불쾌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에 대한 우리 사회의 판단과 처벌이
'전향'의사가 얼마나 분명한지 아닌지 반성문
글귀 한줄, 말한마디에 얽매어 구분하고, 이를
실정법의 경직된 테두리안에서 해결해내려는
것은 그리 적절치 않다고 본다.
그의 지난 행적에 대해 법적으로 처벌하고
감옥에 가두는 일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이미
낡아빠진 이념적 순결성이란 잣대로 그를 재단
하는 협소함에서 벗어나 우리 시대 한 비극적
인 지식인의 표상으로서 그를 인식하고 포용하
는 '열린'태도를 이번 기회에 보여주는 것이
보다 성숙한 해결방식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