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자유무역협정(FTA) 반대하는 농민들의 함성이
하늘을 찌른다. 그들은 왜 그렇게 분노하고 있는가.
오늘 여의도는 이앙기가 불타고, 농민들의 참담한 마음도
불탔다. 전경들 버스 사이로 불에 타 철골만 남은 앙상한
이앙기만이 그들의 아픔을 대신하고 있다.
‘한-칠레자유무역협정(FTA)'의 정체는 뭔가. 대개의 사람들이
칠레에 공산품을 수출하는 쿼터만큼 농산물을 수입하는 정도로
알고 있지만, 이 협정으로 인해 우리나라 과수 농업은 뿌리채
흔들릴 지경에 처할지도 모른다.
기업형 농업의 기반을 갖춘 칠레의 농업에 비해 우리나라
는 그 토대가 너무 취약하다. 공업 위주의 편중된 투자로 인해
우리 농민들은 해마다 빚만 늘어가는 위태로운 상황이 처해 있다.
칠레에선 벌써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사과 종자인 '부사'를
시험재배하는 등 우리 시장 침투에 만전을 기하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맞는 과일을 생산하려는 시스템만
봐도, 우리 농민들의 위기감이 정말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정부와 언론도 이 문제를 통상의 관점에서 안일하게 넘어가려
고만 하지 말고, 진지하게 다시 숙고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