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명품족'은 아니지만, 명품을 좋아한다.
아니, 명품에 깃든 세련되고 품위있는 이미지에
매료되는 편이다. 그중 좋아하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가 '구찌'. 한국은 물론, 일본여성들에게도
가장 인기있는 명품 브랜드라고 한다.
그런데, 이 '구찌'란 브랜드가 노동착취의 결실
이라는 사실을 최근 접하게 되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프랑스의 다국적 기업인 PPR의 자회사인 구찌.
이 PPR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소매,
도매 회사를 가지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인데,
이 공장에서 노동착취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
다고 한다.
PPR 하청기업들의 노동착취 상황을 살펴보면,
필리핀의 경우 300여 명의 노동자들 대다수가
임시직 노동자들인데다가 법적 최저 임금의
65%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내수공업으로
일하고 있는데 노동시간에 따라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바느질을 얼마나 했느냐에 따라
돈을 받고 있으며, 때론 옷 한벌 당 1센트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일한다고 한다.
더욱이,태국 방콕에서는 이제 16살 먹은 소녀들이
하루 17시간씩 일해서 하루에 겨우 4달러를
받는 데 그치는 등 아시아 일대에서 자행되는
노동착취가 심각한 지경이다.
지난 해 이런 조사결과가 널리 알려진 뒤
세계 주요 나라에서는 구찌 반대 캠페인이 활발
하게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선 구찌에
매료당한 여성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늘고 있을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게 현실이다.
명품의 세련되고 귀족적인 이미지 속에
이처럼 저임금과 아동노동 착취의 슬픈 그림자가
깃들어 있는 가슴아픈 현실을 무신경하게 지나칠
일만은 아닌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