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마이클 무어를 아시나요.
그는 수상식장에서 이렇게 외쳤죠.
"미스터 부시, 부끄러운 줄 아시오!"라고...
그는 유엔 코피 아난 사무총장에게 부시대통령을
권자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유엔군 파병을 요청하는
공개편지를 보내는 등 다소 엉뚱하고 거침없는
행동을 해온 감독입니다. 그동안, 대기업의
전횡을 고발하거나 미국의 총기폭력 문화를 고발한
작품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반골 인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백인이면서 미국의 백인사회를 향해 조롱과 풍자
가 담긴 <멍청한 백인들>이란 책을 썼던 그가
이번엔 <이봐, 나의 조국은 어디 있는거지>란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서 그는 부시 대통령에게 공개질의 형태로
7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빈 라덴 가문과 부시 가문과의 25년 간에 걸친
사업 관계의 진실은 무엇인지,
부시 가문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독재왕조가
맺고 있는 특수한 관계가 무엇인지,
9.11 사태가 일어난 다음날 왜 사우디의
민간항공기가 FBI의 조사없이 미국에 사는
빈 라덴 가문 사람들을 태우고 미국 밖으로
나가도록 허락했는지, 텍사스 주지사 시절
탈레반 정권의 사람들이 그가 운영하던
석유회사 임원들과 만나기 위해 텍사스로
온 사실을 알았는지 등등에 관한 것입니다.
이러한 질문들이 나름대로의 구체적인 근거와 논리들을
갖추고 있는데, 예를 들어, 빈 라덴 가문과 부시 가문과의
사업관계 문제만 보면, 오사마 빈 라덴의 형인
살렘 빈 라덴이 부시가 살던 텍사스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이 1973년부터라고 합니다. 그 때부터
빈 라덴 가문은 부동산을 사들이고 미국 전역으로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아버지 부시가 고문으로 있던 미국 군수업체
칼라일 그룹의 투자자들 중 빈 라덴 형제들이 있었고,
또한 부시 현 대통령이 1994년까지 운영하던
케이터에어 라는 항공사가 바로 칼라일 그룹의
소유였다는 것이죠. 그런데 9.11 직후,
워싱턴 포스트와 월스트리트 저널이 이러한 관계를
밝히는 기사를 게재하자 처음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나중에는 빈 라덴 가문과 오사마 빈 라덴과는
별개라고 발뺌했는데,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에 있는
빈 라덴 가문의 재산으로 알 카에다를 운영했다는
사실은 CIA에게는 비밀도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부시가 여기에 대해 어떤 대답도 내놓지 않겠지만,
부시와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의혹을 다큐멘터리감독이
이렇게 밝혀낸 것 만으로도 미국에서는 큰 화제가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독재정권 타도와 자유 수호'라는
명분의 허위성을 벗겨내려는 미국 자유주의자의 노력
이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는 건 당연한 일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