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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와 오마이뉴스에 대한 생각<시대소리 김동민교수글 펌>

이하는 '시대소리' 대문글모음에서 '김동민'교수의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2003-06-16 17:57:27, Hit : 1022, Vote : 5)





*저자의 동의없이 가져온 점 죄송합니다.교수님..공언하셨던 SBS 개혁 지켜보겠습니다.^^








SBS와 오마이뉴스에 대한 생각 - 공영방송사 이사회 구성에 즈음하여


-김동민 교수-





시대소리를 내가 글을 쓰는 주 무대로 작정한 이상 해명을 하고 넘어가야겠다. SBS 사외이사를 맡음으로써 나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지 않게 된 배경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소수겠지만, 이로 인해 내가 성심으로 쓴 글이 마음에 와닿지 않는 이들이 있다면 그것은 나의 불찰이다. 시대소리를 위해서도 걸림돌은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SBS 사외이사에 대한 내 생각이다. 사실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와도 같이 되어서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잊지 않고 끊임없이 신경을 건드리는 이들이 있어 불가피하게 생각을 밝히기로 한 것이다.





마침 오늘(16일) 방송위원회는 KBS와 MBC 방문진, EBS 등 공영방송사 이사진 구성을 발표했다. 자, 이 공영방송사 이사들과 SBS 사외이사의 차이는 무엇일까? SBS는 소위 족벌사주 소유의 사영 상업방송이라는 차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사외이사라는 사실이다. 공영방송사 이사들은 모두 사외이사다. 그러면 나의 진정성을 의심한다는 이에게 묻는다. 공영방송사 이사들은 문제가 없는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진정성을 의심할만한 대목이 있을까?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만약 내가 공영방송사 이사가 되었다면 아무도 문제를 삼지 않았을 것이다. 무슨 차이 때문일까? 상업방송 사외이사는 무조건 비난의 대상인가? SBS에 대한 이미지를 나에게 거르지 않고 바로 투영시킨 것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공영방송이나 상업방송이나 사외이사의 역할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공영방송사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장을 선임하는 일이고, 나머지는 정관에 규정된 판에 박힌 역할이 전부다. 사장 선임 이후에는 사장이 거의 모든 전권을 행사한다. 이사회가 끼어들 역할이 별로 없다. 여기에 꼭 맞는 표현이 있지만 참겠다. 예를 들어 KBS 이사회에서 K2의 저질 프로그램을 개선하라며 사장에게 요구할 수는 있지만 그게 그렇게 말로만 되는 일이 아니다. 정연주 사장이라고 그런 프로그램을 편성하도록 내버려두고 싶었겠는가? 어제 저녁 K2의 <쇼!파워비디오>를 보면서는 구역질이 날뻔 했다.





그러면 나는 왜 SBS 사외이사를 하는가? 내 경우는 다르다. 긴 말 하지 않겠다. 1년 후 혹은 2년 후 평가해주기 바란다. SBS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 때 가서 논하도록 하자. 하나만 얘기하자면, 이번 봄 개편에서 SBS는 공영성을 강화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물론 성에 차지는 않는다. 그러나 첫술에 배 부를 수는 없다. 그나마 공영성을 강화해놓으니 시청률이 떨어져 경영진이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역할을 하겠다. 만약 이 작은 변화에 흔들려 성급하게 공영성 강화 의지를 포기한다면 나는 그만둘 것이다.





다음으로 오마이뉴스 기고를 중단한 까닭이다. 어떤 정신 나간 자는 오마이뉴스가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한 것에 불만을 품고 그만둔 것이라고 소설을 쓰더라. 택도 없는 소리다. 한겨레신문이 민노당을 홀대한다며 기고를 중단하고 신문을 끊는 경박한 자들과 나를 비교하면 섭섭하다.





정운현 국장과 나는 안티조선운동에 대해 서로 생각이 다르다. 정 국장은 안티조중동을 주장한다. 이를테면 안티조선을 하는 사람은 중앙 동아에도 기고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이다. 이것은 안티조선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발상에서 나온 태도다. 안티조선의 깃발을 내리라는 주장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이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이 잠재되어 있다. 물론 나는 정 국장의 견해를 존중하며, 이견을 감정의 차원으로 연결시키지 않는다. 정 국장은 어떤지 모르겠다.





오마이뉴스는 3월 초 양문석 박사의 <제사보다 젯밥에 눈먼 언론학자> 라는 글을 제2톱으로 배치한 바 있다. 나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정 국장에게 항의했더니 반론을 쓰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나를 망가뜨리고자 작정을 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문제의 글은 양 박사가 정식으로 기사로 올린 게 아니라 미디어오늘에 기고하면서 평소 하던대로 자신이 관리하는 200여명의 메일링 리스트(정 국장 포함)에 원고를 보낸 것이었다고 한다. 정 국장은 이것을 본인의 동의도 받지 않고 기사로 올린 것이었다. 그것도 톱으로.


이 점에 대해 양 박사는 내게 사과를 했다. 정 국장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하려고 했으나 주위의 만류로 참았다. 이로 인한 갈등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기고 중단을 통보했던 것이다. 며칠 전 오연호 대표가 전화를 해서 이제 적당한 이슈를 명분으로 삼아 복귀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했다. 어떻게 할지 생각중이다.





나는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예의 그 정신 나간 자는 내가 안티조선을 출세의 수단으로 삼았다고 시샘했지만, 나는 그것을 출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는 출세도 있나? 그리고 안티조선운동도 변함없이 계속 책임을 진다. 올 들어 좀 뜸했지만, 조만간 새로운 컨셉과 방향을 제시하며 다시 활기차게 운동을 재개할 것이다. 이렇게 SBS 개혁을 포함한 언론개혁운동과 안티조선운동은 변함없는 나의 과업이다. 이것으로 의심의 안개가 걷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