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스터대 교수진, 송교수 관련 주한 대사에 서한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독일 뮌스터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들은 8일 미카엘 가이어 주한 독일 대사에게 송두율 교수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필요할 경우 서울에 가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마티아스 그룬트만 학과장 등 사회학과 교수 13명은 `독일 국적 송두율 교수의 한국 방문과 관련한 상황'이란 제목의 e-mail 서한에서 `사회학과 교수진과 운영진' 명의로 "한국에서 조사를 받는 송 교수에 대한 대사의 배려와 지원"을 요청했다.
이들은 "송 교수가 독일의 재통일 경험에서 남북한 관계를 위한 교훈을 배우는데 노력을 집중해왔으며, 독일의 기나긴 통합 과정이 얼마나 자신의 사고에 영향을 줬는지를 동료 교수들에게 늘 분명하게 밝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가 단독 입수한 이 서한에서 교수진은 "송 교수가 이런 동기에서 북한의 각 분야 학자 및 정치인들과의 접촉을 확대 발전시켜왔으며, 개방적이고 성실하게 활동하면서 깊은 인상을 주는 학문적 참여를 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서한에 서명한 교수들도 대부분 동서독 분단 당시 같은 활동을 해 독일 통일에 일정하게 기여했다면서 "지금 송교수가 출신국의 재통일을 원하는 학자로서 바로 그런 활동 때문에 한국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교수진은 "한국 당국이 송교수를 쉼없이 취조하고 실질적인 가택연금과 `경찰 보호' 하에 뒀으며, 그를 기소하려 한다"면서 이 서한에서 "송 교수에 대해 제기된 비난들을 일일이 따지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변호사의 입회 없이 심문이 이뤄진 점을 비난한다"면서 "더욱이 송 교수에 대한 처우는 그 같은 경우에 적용해야 할 기준들에 결코 부합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실질적으로 우리는 송 교수가 한국에서 공표한 해명과 우리에게 보내온 설명 자료들을 충분히 신뢰한다"면서 "서명자 가운데 일부는 송 교수와 오랫 동안 학문적으로 협력해 일해왔으며, 이 경험을 통해 발언의 신뢰성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수진은 주한 대사가 이 일과 관련해 이미 한국 당국들과 접촉하며 활동해오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대사를 어떤 형태로든 지원해주고 경우에 따라 대사관 직원들을 지원해주기 위해 우리 동료들을 서울로 보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매우 실질적인 차원의 일이지만 송교수가 이번 겨울 신학기에 이미 하기로 예정된 강의들을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그의 동료들 뿐아니라 학생들도 그를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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