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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




어리석은 지라 모르겠다.


우리의 젊은이들을 저 죽음의 땅 이라크로 보내지 아니하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신용평가기관인 S&P나 무디스 따위의 집단이 하루아침에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을 끌어내려 경제파탄을 가져오게 할지, 미국이 6자회담에 제동을 걸고 나서서 대북초강경책을 들고 나와 한반도에 전쟁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게 될는지......





다른 모두가 불의라고 생각하여 "No"라고 외쳐도 우리만은 절대로 그럴 수 없고, 그래서도 아니 되는 비극을 숙명으로 알고 살 수 밖에 없는 처량한 신세의 제한적 주권국가임을 다시금 통렬하게 인정하여만 하는 것일까?





불과 일년 전 서울시청 앞에서 "내가 한국인임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부둥켜안고서 "대한민국!"을 연호 하던 젊은 모습들이 아직 눈에 선하다.


그 당시엔 아마 현 대통령도 그 무리 중에 함께 했던 걸로 기억된다.


이제 그가 그 자랑스러워하던 대한민국의 최고통치자가 되어 그 날의 함성이 그저 한 여름밤의 꿈이었노라고 고하려는 듯이 보인다. 그리고 나서는 자신을 좌파적 반미주의자라고 지독하게 헐뜯던 이들에게 근원적 시각의 착오였음을 자랑스럽게 내세울지도 모르겠다.





그저 슬프고 허망할 뿐이다.


어쩌면 낯선 공간에서 제 꽃다운 목숨을 둥글고 작은 쇳조각, 그리고 입에 발린 몇 마디 치사와 서로 맞바꾸게 될지도 모를 가련한 우리의 젊은이들......


어찌하여 너희들은 병역면제도 받지 못했고, 미국시민권도 얻질 못했으며, 어릴 적에 이민이라도 떠나질 아니 하였나?


어차피 그럴 수밖에 없는 천형(天刑)을 지고 난 불행한 민족의 후손이라 한다면 부디 그들의 목숨만이라도 부지할 수 있도록 이 무능한 선배들은 그저 하늘의 선처를 바랄 도리 외엔 없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