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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억류중인 석재현씨

[인터뷰] 中서 구금 석재현 씨 부인





“중국에서 탈북자를 도운 일본 NGO단체 회원들은 20일 만에 풀려났는데, 남편은 9개월째 아직 구금돼 있어요. 이젠 희망을 접으란 얘기죠.”





지난 1월 중국 옌타이에서 탈북자들을 취재하다 공안에 의해 체포돼 구금된 석재현(33·사진작가)씨의 부인 강혜원(38)씨. 지난 25일 오전 주한 중국대사관 부근에서 있었던 ‘주중 탈북난민지원 한국인 석방 촉구대회’를 마치고 돌아서는 그녀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이틀 전 강씨는 중국에서 수감 중인 남편을 9개월 만에 면회했다. 20분간의 만남은 차라리 이루어지지 않으니만 못했다. 남편의 모습은 꼭 나병환자 같았다.





수감자 200여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면도기를 사용해서인지 바이러스에 감염돼 얼굴에 진물이 흐르고 피부가 벗겨져 있었다. 그동안 링거만 10병을 맞았다고 했다. 그렇게 남편이 ‘죽다 살아나는’ 동안 강씨는 중국당국이나 한국 외교부로부터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남편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았는지도 알 길이 없다.





“상하이에서 탈북자들의 주중(駐中) 일본인 학교로 진입을 도운 혐의로 체포된 일본인 야마다 후미아키(山田文明·54·오사카 경제대 조교수)씨와 김기주(45)씨 등 한국인 3명은 이미 지난달 석방됐다는 소식을 남편에게 전했어요.





남편은 ‘그분들은 잘됐네’라고 하더군요. 그게 다였어요. 남편은 텅빈 시선으로 ‘이제 희망을 주는 얘기는 하지 말라, 듣고 나면 하루하루가 지옥이다’면서 눈물을 흘리더군요.”





강씨 옆에 있던 김기주씨가 입을 열었다. “중국에 20여일 구금돼 있는 동안 한국과 일본정부의 자국민을 대하는 성의와 태도에 엄청난 차이를 느꼈어요.”





8월 12일 상하이 구치소에서 김씨와 야마다씨는 양국 영사들과 첫 면담을 했다. “야마다씨에게는 3명의 일본 영사가 찾아와 구금당시의 상황과 건강상태를 1시간 동안 확인하더군요. 우리요? 담당 영사는 휴가 중이었고 영사 2명이 10분간 대충 질문을 하더니 돌아갔습니다.”





자국 영사로부터 받은 ‘위로의 말’도 수준이 달랐다고 김씨는 말한다. “야마다씨는 일본영사로부터 ‘일본정부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 안에서 건강히 지내라’는 말을 들었죠.





우리 영사는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아마 오래 갈 거다. 이 사건이 중국법을 위반한 것인지 알고 있었냐. 벌을 달게 받을 용의가 돼 있느냐’고 하더군요.”





김씨는 “석재현씨의 혐의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단 우리는 운이 좋게도 일본인들과 함께 구금됐다는 것 그 차이였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측은 지난 8월 28일 야마다씨와 김씨 등을 석방하면서 “중·일 우호 관계의 대국적 견지에서 취한 조치”라고 밝혔었다.


/ 金南仁기자 artemi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