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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열풍과 이공계 기피, 그 해법을 찾는다면

강남공화국의 물좋은 중학교에서 내내 수석을


놓치지 않았고, 뛰어난 성적으로 과학고에 진학한 뒤


어린시절부터 좋아했던 '물리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S대에 진학했던 사촌동생이


최근 진로를 바꾸기로 결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


습니다.





고교시절 컴퓨터 프로그로밍에도 재능을 보였던


그애가 갑자기 의대 진학을 하겠다며 이번 학기에


휴학을 했고, 그 부모도 아들의 진로 수정이


내심 다행스러워하는 듯 보였습니다.





'물리학'으로 세계적인 학자가 되는 막연한 꿈


보다는 '의사자격증'으로 안정된 삶을 누리겠다는


그애의 생각이 아쉽고 불편하긴 했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실용적이고 안전한 선택이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습니다.





요즘 서울대를 비롯해 명문대학 이공계 학생들의


자퇴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하죠. 대개 의대나


한의대 진학에 성공한 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정부의 이런저런 이공계 우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안정성과 경제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과학자나


엔지니어의 삶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


가는 요즘 세태가 적잖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의사'라는 직업에 드리워진 지나친 후광도 이공계


학생들의 진로 수정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듯


싶습니다. 물론, 샐러리맨보다 여러모로 훨씬 윤택한


삶을 보장하는 자격증이긴 하지만, 요즘 의사라고


다 잘사는 것도 아닌데, 의대만 가면 팔자가 펼


거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분야든 노력과 열정으로 젊은 날들을 바치면


'성공'의 달콤한 열매가 주어질 거라는 '거룩한' 믿음


이 회복되지 않는 한, 머리좋은 학생들의 의대


진학 열풍은 그리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겁니다.





단순히 이공계 학생들에게 장학금 한푼 더주고,


정부에 자리 몇개 더내주는 방법만으로는 해결이


어렵겠지요. 의사자격증에 붙은 프리미엄을 털어내는


투명한 과세, 이공계 인력의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체계 등이 사회적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변화가 시도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