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은 미국 드라마 '엘리의 사랑만들기'
가운데 이런 스토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외로움에 지친 엘리가 인터넷 대화방을 통해 어떤 남자와
성적인 채팅을 한 뒤 결국 만나기로 약속해 카페에 나갔더니
그는 미성년자였고, 결국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유혹했다는 오해를
받고 법정에까지 서게 되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버 공간에서 스스로를 위장하고 상대방과
노골적인 성적 대화를 즐기는 세태가 미국에서도 꽤 큰 문제거리인
모양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미국 못지 않게 심각한 지경이란 걸
굳이 덧붙일 필요가 없겠지요.
그래서 그런 모양인지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최근 인터넷 대화방(채팅룸)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죠.
메신저 서비스의 선두주자인 MSN을 운영하고 있는 MS 사가 불법 스팸메일과 포르노 확산 등을 막기 위해 아예 자사 사이트의 대화방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다음달 14일부터 한국등 전세계 34개국에서 대화방이 모두 폐쇄되어 모르는 사람과 채팅하는 게 불가능해질 전망이랍니다.
MS 사의 관계자는 “온라인 채팅 서비스의 폐해가 우려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일부 어른들이 대화방에서 청소년인 양
행세한 뒤 아이들을 상대로 성매매 제안 등의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스팸 메일 전파자들이 불량 웹사이트 주소와 메시지를 뿌리는
등 인터넷 환경을 파괴하고 있어 고객을 보호하고 기업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 채팅의 절반 이상이 성과 관련된 내용이었으며,
대화방 이용자의 25%가 직접 만나자는 요청을 받았다는
영국의 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도 있었고, 미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 지는 미국의 인터넷 데이트
시장이 2001년 7,200만 달러에서 2002년 3억 200만 달러로
급속히 팽창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상의 대화 공간을 통해 자유로운 의사 소통을 즐겨온
상당수 건전한 네티즌들에겐 정말 불쾌한 소식임에 분명합니다.
더욱이, 인터넷을 통한 전자민주주의의 청사진을 꿈꾸던
사람들에게도 실망스러운 뉴스일 겁니다.
인터넷에 문제가 있다고 무조건 사이트를 폐쇄하는 무식한
결정을 내린 마이크로 소프트사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매스컴에서
비난하는 목소리가 큰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