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병원마다 독감 주사 열풍이다. 문마다
독감 접종한다는 표시가 없는 곳이 없고,
계절 바뀌면서 그냥 지나치지 않은 질문 가운데
하나가 '독감 예방접종했냐"는 얘기다. 물론,
아이들 키우는 아줌마들 대화긴 하지만.
나역시 몇년간 호되게 독감을 앓고난 뒤
'그까짓 감기쯤이야'하는 소리가 쏙 들어갔다.
가을 찬 바람이 불면 독감 주사부터 온 식구가
맞아야지 하며 매일 적당한 날짜를 어림하곤
한다. 작년엔 온 식구가 출동해 독감주사를
맞았는데도 백신과는 다른 바이러스가 돌았는지
독감에 걸려 한달쯤 근육통으로 고생했다.
독감 주사를 맞았는 데도 걸리는 통에
의심스러운 마음 거둘 길이 없었지만, 예고없이
찾아오는 바이러스에 속수무책 당하기 보다는
그래도 백신으로 미리 방어하는 편이 낫다
싶어 올해도 맞을 예정이긴 하다.
그런데, 전문가들 얘기에 따르면 독감 주사를
맞는 편이 낫긴 하지만, 건강한 성인도 반드시
접종받아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 듯 싶어
독감 주사의 효용성에 약간의 궁금증이 생긴다.
반드시 접종받아야할 사람 리스트엔
△10세 미만의 아동 △55세 이상의 성인
△고혈압, 심장질환, 동맥경화증, 중풍 등
순환기계의 장애가 있는 사람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계의 장애가 있는 사람
△당뇨, 간경화 등 만성적인 지병을 앓고 있는 사람
△암,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력 결핍이 우려되는 사람
△3개월 이상의 임산부들이 있다.
물론, 1만원 안팎하는 독감 주사료로 안달하는
건 아니지만, 동네 병원들마다 겨울철 핵심체크
리스트 마냥 독감 주사를 강권하는 풍조가
웬지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건강한 성인들이 꼭
독감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뭔가 설명을 듣고 싶지만(주사 기피증 때문에라도)
맞지 않으면 거의 '원시인' 취급하는 통에
그저 어깨를 잠시 들이대주고 나올 뿐이다.
건강한 성인도 독감주사를 꼭 맞아야하는지,
독감 주사를 맞으면 독감이 완벽하게 예방되는지,
누가 좀 속시원히 얘기해줬으면 좋겠다.